‘남북환경협력방안 보고서, 통일 한반도 환경보전 밑그림’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8-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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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정부세종청사 환경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조명래 장관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13일 정부세종청사 환경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조명래 장관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환경전문 민간 연구소인 ‘시민환경연구소’의 백명수 부소장과 함께 대외비로 분류됐던 전 한국 정부의 ‘남북환경협력방안’ 보고서를 자세히 들여다 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한국 환경부가 지난 2015년 북한에 간이 상하수도를 건설하는 것 등을 포함한 남북환경협력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최근 확인돼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얼마 전 환경부가 제출한 ‘통일대비 북한의 환경문제 진단과 환경개선을 위한 남북환경협력방안’을 공개했는데요, 보고서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환경부 요청에 따라 2015년 6월부터 9개월 동안 작업해 제출한 것으로 대외비로 분류돼 있습니다. 백명수 부소장이 보고서에서 눈여겨본 주요 내용, 들어보시죠.

(백명수) 보고서는 통일 준비 과정에서 단계적인 환경개선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는 구체적 전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낮은 곳부터 통일을 지향하며 ‘그린 데탕트’, 즉 녹색평화 협력을 주제로 남북 환경 공동체 건설을 통한 정치, 군사적 통일을 이루자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구체적 협력 방안으로는 북한에 간이 상하수도를 건설하고 오염된 광산지역과 황폐화된 산림을 개선하는 사업, 금강산, 철원, 설악산을 잇는 한반도 생태망 연결사업 구상, 백두산 화산 공동대응 시스템 구축 등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특히, 독일 통일과정에서 환경비용이 막대하게 들어간 사례를 반면 교사로 삼아 남북 환경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옛 동독 시절 적절한 조치 없이 갈탄을 난개발함에 따라 통일 독일은 사후 막대한 환경비용을 부담해야 했는데요, 조정구 한국광해관리공단 광해기술원장은 올해 초 박사학위 논문에서 이를 지적하며 북한의 광산지역 환경피해 복구비를 추정했습니다. 그 결과, 단적인 예로 무산철광산의 산림훼손 복구비로만도 4천억원, 미화로 3억 5천만 달러 가까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보고서는 박근혜 전 한국 대통령이 이른바 ‘통일대박론’을 펼치며 남북 통일의 기대효과를 강조한 맥락에서 마련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남북환경 협력방안의 로드맵, 즉 앞으로의 계획이나 전략 등이 담긴 청사진이라고 할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백 부소장의 말입니다.

(백명수) 현재 환경 분야에서 남북 협력이 가시적으로 활발한 것은 아니지만, 본 보고서는 통일을 준비하면서 북한의 환경문제를 진단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남북 환경 협력방안에 대해 여건별, 단계별 추진 로드맵을 담고 있습니다. 나아가, 통일 한반도 환경보전에 관한 기본전략, 목표, 이에 따른 핵심과제까지 언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보고서는 남북 환경분야 협력에 대한 밑그림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특히, 보고서에서 언급된 황폐화된 산림복원은 현재 남북 환경협력 사업의 첫 번째 사업으로 추진 중에 있습니다. 남과 북은 산림협력을 위한 실천대책을 합의하고, 현재 이행 중에 있습니다.

남북한은 지난달 말,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열린 산림협력회담에서 올해 안에 북한 양묘장 10개에 대한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달에는 소나무 재선충 방제에 필요한 약제를 북측에 제공하고, 내년 3월까지 공동 방제를 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이번 보고서는 북한에 간이 상하수도를 건설하는 것을 강조했는데요, 북한의 상하수도 시설은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이냐는 질문에 백 부소장은 부정적인 대답을 제시합니다.

(백명수) 북한의 식수사정은 199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다고 평가됩니다. 1994년 북한의 일인당 물 공급량은 304리터에서 1998년 289리터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수도 시설이 노후화되고 유지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안정적인 물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 6월 ‘기후변화시대에 지속 가능한 한반도를 위한 남북환경협력 방안’을 주제로 시민정책포럼이 열렸는데요, 여기서 남북 물 분야 협력방안을 주제 발표한 최동진 국토환경연구소 소장은 북한주민들은 단수가 잦아 집집마다 화장실과 부엌에 물 저장 탱크를 설치해놓고 물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무엇보다, 전력부족으로 시간대로 수돗물이 공급되고 있어 언제 물이 공급될지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인구의 절반 이상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물 공급 시스템에 접근하지 못하며 수량과 수질 또한 보증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인구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570만명 정도만이 기본적인 위생을 누리는 수준인데요, 이는 현재의 개발도상국이나 최빈국보다도 더 후퇴한 상황입니다.

또, 보고서에는 백두산 화산 공동 대응 체계 구축의 내용이 담겼는데요, 백두산은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활화산인데, 이에 대한 남북한 대비는 있을까요? 백 부소장은 앞으로 여건이 조성되면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만 말했습니다.

(백명수) 그 동안 중국 주도로 화산연구가 진행되는 가운데 북한의 자체 기반이 취약해 백두산 화산 연구에 대한 남북 협력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하지만, 남북간의 백두산 화산 협력사업이 진행되는지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다만, 지난 25일 설훈 국회의원이 기상청에서 입수한 ‘한반도 신경제 지도 구상에 따른 기상, 기후, 지진 분야 단기 및 중장기 협력 과제’를 보면, 기상청은 백두산 화산활동 가능성을 진단하기 위해 남북 공동으로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계획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항구적인 관측 기반 구축을 위해서 1단계로 지각 움직임을 관측할 수 있는 화산 관측 장비와 통신망을 구비해 공동관측소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2단계로, 공동관측소 안에서 마그마 거동에 따라 변동이 일어나는 지구 자기장 측정 장비와 화산가스 및 암석 시료 분석 시설 설치 계획도 수립했습니다. 관련 부처에서 구체적인 안까지 세웠기 때문에 남북 관계가 더 진전되면 조만간 협력사업 진행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런 가운데, 조명래 신임 환경부 장관이 13일 취임했는데요, 조 장관이 남북 환경협력에 대해 어떤 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을지 전문가로서 조언해 달라고 하자, 백 부소장은 단기적으로 가시적 효과를 내기는 쉽지 않기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백명수) 남북 환경협력은 한반도의 그린 데탕트를 위해 매우 중요한 분야입니다. 경기 연구원이 지난 8월 수도권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환경 분야 남북 협력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분야로 에너지, 산림녹지, 물의 이용과 관리 등을 꼽았습니다. 특히 남북 협력의 기본 방향으로 지속 가능한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했는데요, 1990년 통일된 독일의 경우, 서독은 1980년대부터 동독과 환경분야에서 활발하게 협력해 정치적 화해의 초석을 놓았다고 평가 받습니다. 남북 환경 협력사업은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가 아닙니다. 장기적이지만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하고 이에 따른 지속적인 협력을 위한 꾸준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새로 임명된 장관은 도시분야 전문가로 국내에서 환경 분야 전반에 대해 식견을 갖추신 분이고, 취임사에서도 이미 남북 환경협력의 중요성을 언급했습니다. 국내에서 풀어야 할 환경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남북 환경 협력의 중요성을 감안해서, 특히 근래처럼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서 남북 협력에 대한 환경의 보다 적극적인 구상과 실천적 계획이 제시되길 바랍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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