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원법 시행, 남북 생물자원 공동 발굴 조사 시급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8-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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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생태계 보전을 위해 전북 무주군 구천초등학생과 주봉살리기협의회, 자원활동가, 무주국유림관리소 등이 참석한 가운데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 일대 훼손 지역에 초본류를 심고있다. 식재 대상종은 향적봉 일대에서 확보한 유전자원으로 일월비비추, 원추리 등 자생종 1천여 개체이다.
덕유산 생태계 보전을 위해 전북 무주군 구천초등학생과 주봉살리기협의회, 자원활동가, 무주국유림관리소 등이 참석한 가운데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 일대 훼손 지역에 초본류를 심고있다. 식재 대상종은 향적봉 일대에서 확보한 유전자원으로 일월비비추, 원추리 등 자생종 1천여 개체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환경전문 민간 연구소인 ‘시민환경연구소’의 백명수 부소장과 함께 오는 8월부터 시행되는 ‘유전자원법’을 자세히 들여다 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한국 환경부는 올해 8월18일부터 '유전자원의 접근·이용 및 이익 공유에 관한 법률', 약칭 ‘유전자원법’이 시행됨에 따라 최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나고야의정서' 이행을 위한 국내 준비상황을 점검했습니다.

유전자원법은 나고야의정서 한국 내 이행을 위해 제정됐는데요, 나고야의정서는 생물다양성협약의 목적 중 하나인 유전자원의 접근과 이익공유를 이행하기 위한 국제협약으로 2010년 채택됐습니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8월 발효됐지만, 유전자원 신고의무가 법 시행 후 1년간 유예돼, 올 8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됩니다. 백명수 부소장의 설명입니다.

(백명수) 유전자원을 이용할 때, 해당국가에 사전통보와 승인을 받아야 하고, 그 이익을 공유해야 합니다. 외국기업을 포함한 외국인 등이 국내 유전자원의 연구 개발을 위해 접근하려는 경우, 한국 정부의 책임기관에 신고해야 합니다. 반대로, 국내 연구기관, 기업도 해외 유전자원을 이용할 때 해당국가에 미리 그 사실을 통보하고 승인받는 절차를 준비해야 합니다. 또, 그 결과를 한국 정부에 점검 기간 중 신고해야 합니다. 현재, 환경부, 농식품부, 복지부, 해양수산부, 과학기술부가 책임기관이며, 동시에 점검기관입니다.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유전자원 관련 정보관리를 총괄하는 유전자원 관리정보센터를 지난 3월 설치, 운영 중입니다. 따라서, 유전자원을 이용하는 자는 앞으로 발생하는 이익을 제공자와 공정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합의해야 합니다.

올해 5월 기준으로 유전자원법을 마련한 국가는 중국, 일본, 네덜란드 등 모두 69개국입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프랑스는 자국의 생물자원을 이용할 경우 ‘연간 총 매출·기타 소득의 5% 이하’를 내도록 했습니다. 베트남은 ‘이익의 30% 이상’, 필리핀은 ‘매출액 2% 이상의 로열티’ 외에 선급금·탐사비용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로열티란 특정한 권리를 이용하는 이용자가 권리를 가진 사람에게 지불하는 대가를 말합니다.

사실, 나고야의정서는 생물자원 무단 채취를 막기 위해 생겼는데요, 예컨대, 한국의 토종 생물자원인 털개회나무도 의정서에 따라 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 1947년 미국으로 반출된 이 나무는 개량을 거쳐 ‘미스킴라일락’이란 이름으로 상품화됐습니다. 미국 라일락 매출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고 한국으로 역수입되기도 합니다. 한국이 받는 몫은 한 푼도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의정서 비준국이 늘어나면서 이런 불합리한 구조는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생물자원 보호의 방어막이 될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해외 로열티 부담이 늘어나는 ‘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더 많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이 지난해 한국 내 136개 제약·화장품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약 54%가 해외 생물자원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또 김·미역의 15~20%는 일본 품종이고 파프리카는 100% 네덜란드·스위스 품종입니다. 백 부소장의 설명입니다.

(백명수) 한국 내에는 주로 의약, 식품, 화학 연구개발 업종의 기업 절반이 생물 유전자원 이용과 관련이 있습니다. 연구기관의 경우, 생물유전자원 채집, 연구활동을 하는 대학, 정부 출연 연구소 등으로 바이오 의학, 바이오환경, 연구개발 서비스분야가 영향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 기업이나 연구기관은 유전자원에 대한 해외의존도가 더 심화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기업은 생물 유전자원에 대한 생산 비용, 거래비용, 대체재 개발비용, 연구개발 비용 등 다양한 형태의 비용이 상승할 것으로 보고, 따라서 매출액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현재, 산업 전체적으로 해외 생물자원 사용 대가로 내는 로열티가 매년 1조5천억원에 이릅니다. 특히 연구기관의 경우, 접근규제가 강화되면, 해당 생물자원의 채취, 연구 등이 중단될 수 있거나, 각종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유전자원 보유국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바이오산업 기반약화, 생명공학 연구개발 능력 저하, 바이오분야 지적재산권의 약화, 국민건강권 약화 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우려는 중국이 생물자원 권리보호에 적극 나서는 것입니다. 한국 내 제약사 천연물의약품의 원료가 되는 생물자원은 대부분 중국에서 도입 중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전 세계 8위 국가로 8만6500종에 이르는 방대한 생물자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미 중국은 지난 2013년부터 나고야의정서 관련 법제화에 돌입해, 지난 3월 관련 입법을 예고했습니다.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시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 기업들 초유의 관심사인 로열티의 경우, 이익의 최대 10%에 이릅니다.

이처럼 종자시장, 특히 유전자원 분야는 ‘총성 없는 전쟁터’로 진화하고 있는데요, 백 부소장은 북한이 아직 나고야의정서 당사국 자격을 획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앞으로 국가 차원에서 식물, 동물, 곤충, 미생물 등의 유전자원의 접근과 이용 현황을 파악하고 이익 공유를 요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백명수) 북한은 생물다양성 보전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오고 있습니다. 국토가 넓진 않으나 풍부한 생물종과 유전자원을 갖추고 있으며 국제기준에 따라, 북한의 동식물부는 멸종직전종, 멸종위기종, 희귀종, 그리고 토산종으로 구분, 관리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전체 158종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해 1998년 ‘생물다양성 전략 및 실행계획’을 수립해 다양한 생태계, 종 다양성, 생물자원의 보전을 위한 틀을 정립했습니다. 이에 앞서, 1992년 산림법, 1995년 어업법, 수산물법, 그리고 해양오염방지법을 제정하면서, 환경관련법의 이행과 강화규정을 마련했습니다. 또 1996년 봄과 가을에 국토관리 총동원과 같이 언론을 통해 생물다양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프로그램을 시행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생물다양성 자원목록 수집과 평가실시, 또 생물다양성 연구기관의 설립, 그리고 훼손된 생물복원의 관리, 추진 등이 주요과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각국이 보유한 생물자원, 천연물 등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남북한이 대외적으로 함께 헤쳐가고 상호 이익이 배분되는 생물분야에 대한 연구를 실현시켜야 한다고 백 부소장은 거듭 강조했습니다.

(백명수) 우선 기초 학술 차원에서 남북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생물자원 발굴조사를 공동으로 실시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조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남북 산림협력도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생물다양성 기초조사는 매우 필요한 부분입니다. 산업 이용 단계에서도 협력이 가능할 수 있는데요, 우선은 생물자원에 대한 남북협력 지침서가 작성될 필요가 있습니다. 생물자원 현황에 대한 조사와 이용기술, 즉 기능성품이나 화장품, 의약품에 대한 기술협력이 가능할 것입니다. 사람과 가축 전염병 대응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할 수 있고, 농업분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산림해충의 방제나 DMZ를 중심으로 하는 환경실태보전 등을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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