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산림협력기구 통한 북 산림 간접 지원 가능해’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8-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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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산림협력기구(Asian Forest Cooperation Organization, AFoCO) 창립총회' 모습.
12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산림협력기구(Asian Forest Cooperation Organization, AFoCO) 창립총회' 모습.
사진 출처-산림청

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환경전문 민간 연구소인 ‘시민환경연구소’의 백명수 부소장과 함께 최근 닻을 올린 국제기구 ‘아시아산림협력기구'를 자세히 들여다 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한국을 포함한 여러 아시아 국가들이 최근 서울에서 ‘아시아산림협력기구’를 공식 출범시켜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국제기구의 출범이 갖는 의미, 백명수 부소장으로부터 들어봅니다.

(백명수) 한국은 세계적으로 산림녹화를 성공적으로 일궈낸 경험을 가진 나라입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는2차세계대전 후 국토녹화에 성공한 유일한 국가로 한국을 꼽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산림복구에 있어 국제사회, 특히 아시아 국가의 산림이 처한 당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이 주도하는 국제기구가 마련된 것입니다. 이는 2009년 6월 제주에서 열린 한국-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한국 산림청이 제안한 이후 10년만에 공식적인 국제기구로 출범된 것입니다. 아시아산림협력기구는 기후변화의 가속화, 개발도상국의 산림파괴, 동아시아지역의 사막화, 그리고 산림황폐화로 인한 피해가 증가하는 데 대응하는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국은 아시아산림협력기구를 설립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함으로써 산림 분야에서 리더십을 확대하고 그에 따른 위상과 책임을 높일 수 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아세안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약칭으로 동남아시아의 국제기구입니다. 회원국은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 10개국입니다. 이번 ‘아시아산림협력기구’ 창립 회의에는 한국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8개국, 중앙아시아 4개국 등 13개 회원국 대표단이 참여해, 부탄의 첸초 놀부 노동부 차관을 초대 사무총장으로 선임했습니다.

백 부소장은 유엔사막화방지협약, 국제열대목재기구 등 산림과 관련한 국제기구가 이미 존재하는데다, 세계 열대림 면적 3위를 차지하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아시아는 산림이 풍부한 지역이니 굳이 새로운 기구를 만들 필요가 있냐고 질문하자, 일반적인 인식은 그렇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고 펄쩍 뜁니다.

(백명수) 아시아 지역은 흔히 동남아시아 열대림으로 인해 산림이 풍부한 지역으로 인식되지만 개간을 위한 산림훼손이나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산림과 관련된 문제들이 매우 심각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1분마다 38헥타르의 열대 원시림이 사라지고 있다는 통계가 있는데요, 이는 100m 폭을 가진 불도저가 1분마다 3.8km의 속도로 원시림을 파괴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루에 파괴되는 열대림 면적만 축구장 72,000개에 해당하는 셈입니다. 동아시아 지역 아세안 10개국의 산림면적은 2억 헥타르가 넘는데요, 전 세계 산림면적의 20%를 차지합니다. 여기에 세계 생물종의 40%가 서식합니다. 그러나 경제성장에 따른 개발압력, 기후변화, 산림재해 등 다양한 요인으로 산림 황폐화가 매우 심각해 세계적인 열대림 파괴 속도보다 더 빠르게 산림이 훼손되고 있는 것으로 우려됩니다.

실제로, 세계 열대림의 거의 절반은 이미 사라졌다고 유엔의 최신 통계는 지적합니다. 산림은 지구의 공기를 정화할 뿐 아니라 맑은 담수를 흘려 보내기에 아주 중요한데요, 맑은 물 없이 생물은 살 수 없고, 농사를 지을 수도 없게 됩니다. 20세기 초까지만 하더라도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무성했던 산림들인데요, 한반도에서 가까운 인도네시아에서는 지금도 거목을 베어 쓰러뜨리는 동력 톱의 굉음이 요란하다고 합니다. 네이멍구를 비롯한 중국 서북부지역의 사막화는 갈수록 심해져 이른 봄뿐 아니라 늦가을과 한겨울에도 황사와 먼지가 한반도로 날아갑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산림협력기구의 출범은 한줄기 빛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이번 창립회의에서 회원국들은 협력사업으로 베트남, 캄보디아, 동티모르, 부탄 등에서 앞으로 2∼5년간 220만 달러를 투입해 산림생태계 복원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북한 산림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습니다. 왜일까요? 백 부소장의 설명입니다.

(백명수) 아쉽게도 북한은 이번에 공식 출범한 아시아산림협력기구의 회원국이 아닙니다. 2009년 한국-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기구설립이 공식 제안돼 정상회의 공동성명으로 채택된 후에 한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 정부간에 산림협력에 관한 협정이 체결됐습니다. 2015년 한국과 아세안의 라오스, 미얀마 등 9개국과 카자흐스탄, 몽골, 부탄 등이 참여하는 아시아산림협력기구 설립 협정이 채택됐는데요, 그 가운데 한국, 베트남, 동티모르, 부탄, 미얀마 등 7개국이 협정에 비준한 상황입니다. 현재, 대북 협력사업 중 산림분야가 우선적으로 추진되는데요, 북한의 산림 황폐화 문제는 아시아에서 가장 심각한 상황입니다. 앞으로, 북한도 아시아산림협력기구의 회원국으로 참여해 북한의 산림 황폐화 문제에 대한 산림복원 노력이 범 아시아 차원으로 확대, 교류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북한이 회원국은 아니지만, 아시아산림협력기구를 통한 간접 협력 방식이나, 남북 긴장 완화에 따라 북한을 회원국으로 가입시키는 방안은 없을까요? 백 부소장은 이런 가능성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백명수) 아시아산림협력기구는 한국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남북의 산림협력이 대북 산림협력과 같이 양자간에 직접 협력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북제재 등 외부적인 제한요인이 작용해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산림협력기구의 역할이 주목 받고 있습니다. 북한의 산림협력이 간접적으로 지원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몽골을 비롯한 기존 회원국들과의 협력을 통해 북한도 사업파트너로 참여할 길이 열려있어 국경지역을 중심으로 협력사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기구 설립에 앞서, 이미 아세안 10개국과 산림협력 협정을 맺고 2012년부터 아시아 산림녹화를 위한 시범협력사업을 전개해왔습니다.

현재, 북한의 산림복구는 남북 정상 간의 지원 합의에도 국제 제재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김일성대학교에 산림학과를 설치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앞으로 10년 이내에 산림복구를 지시하며 총력전을 펼치는 상황인데요, 백 부소장은 북한의 산림복구를 위한 남북간 협의는 중단되지 않고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백명수) 11월 중순 아시아태평양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참석한 북한 대표단이 한국의 산림조합중앙회에 양묘장 시설 투자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산림조합중앙회도 인적 교류나 시범사업 추진 등을 제안했고, 북한 측의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경기도 역시 북한의 산림복원을 위한 농림복합사업을 추진하기로 밝혀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산림복원 교류협력도 추진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북한 지역 산림복구를 위한 남북한의 협의는 다음달 중순에 중국 산시성에서 열리는 2018년도 동북아 산림협력 국제회의에서도 논의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회의에는 남북한과 중국, 일본, 몽골 등 5개국 대표가 참석하는데요, 한국 측에서는 통일부, 산림청, 경기도 관계자가 참석하고, 북한에서는 산림총국 등 관계기관과 전문가들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산림복구를 위한 협의가 더욱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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