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보고서, ‘북 인권 문제 제기, 평화 협상 걸림돌 아냐’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8-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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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AFP PHOTO/SOE THAN WIN

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유엔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이 최근 공개한 연례보고서를 들여다 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토마스 킨타나 유엔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이 얼마 전 '북한인권 상황보고서'를 유엔 인권 최고 대표사무소 홈페이지에 공개했는데요, 주요 내용은 뭡니까?

장명화: 최근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구축을 둘러싼 정세 변화 과정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가 대화 의제에 오르지 않은 점을 지적한 것입니다. 킨타나 보고관은 이번 보고서에서 "판문점 선언과 6·12 미국-북한 공동성명 어디에도 인권 관련 용어가 포함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습니다. 판문점 선언은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판문점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후 발표한 선언문인데요, 남북관계 개선, 전쟁위험 해소, 비핵화를 포함한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6·12 미국-북한 공동성명은 지난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가진 정상회담 후 나왔는데요, 완전한 비핵화, 평화체제 보장, 양국 관계 정상화 추진, 6·25 전쟁 전사자 유해송환 등 4개 항에 합의한 내용으로 이뤄졌습니다.

양윤정: 앞으로 미국과 북한 간에 다양한 회담이 열릴 텐데요, 킨타나 보고관은 북한의 인권문제가 어떻게 다뤄지길 기대하고 있습니까?

장명화: 킨타나 보고관은 "평화·안보·비핵화 의제를 구성하는 일부로서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기를 강력하게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지속 가능하고 포괄적인 평화 협상을 보장하는 길이지, 협상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확신한다"고 했습니다.

양윤정: 요즘에는 남북철도 연결과 공단 건설 사업 등이 관심사인데요, 이런 사업에 동원될 북한 주민들의 노동권이 보장될 수 있을까요?

장명화: 글쎄요, 불투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킨타나 보고관도 보고서에서 방금 언급하신 남북 간 각종 협력 사업을 거론하면서 건설 사업에 동원된 인력이 합당한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북한인권정보센터는 지난 8월 말 '2018 북한인권백서’를 발간했는데요, 노동권 침해 사건은 1,716건으로 특히 임금체불, 강제노동으로 인한 침해, 열악한 작업환경 등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은 체제 수립 시기부터 ‘노동’을 강조하며 이른바 ‘노동자의 국가’를 전면에 내세우는데요, 이런 이미지와 실제의 북한에서의 노동현실 간에는 큰 괴리가 있어 보입니다.

양윤정: ‘보권권’, 즉 보건에 관해 국가적 배려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는 어떻습니까?

장명화: 북한에도 인민보건법을 포함해 관련 현행법이 있긴 하지만, 법 따로 현실 따로일 뿐입니다. 북한은 일부 간부급 외에는 의료서비스 지원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에는 결핵, 말라리아, B형간염 등이 많은데요, 보고서는 이와 관련해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세계기금’이 지난 6월 말 북한 결핵을 위한 자금지원을 중단한 이후 상황이 더 악화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세계기금은 지난 2002년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설립된 국제기구인데요, 지난 3월 자원 배치와 지원의 효율성에 대한 보장, 위험 관리가 요구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대북 지원금을 중단한다고 전격 선언했습니다. 이에 조선중앙통신은 며칠 뒤 북한 당국자가 세계기금의 최근 대북 지원중단 조치에 항의하는 편지를 보낸 사실을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킨타나 보고관은 지난해 말 남북한이 공동 조사단을 꾸리는 등 의약품을 비롯한 인도주의적 지원 등 협력이 재개됐다면서, 이런 남북 간 인도주의 대화가 의료 전문기술 분야 교류를 강화하고 결핵 퇴치를 위한 국제적인 지원을 촉구하는 계기가 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양윤정: 보고서에서 북한 인권 상황과 관련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부분도 있습니까?

장명화: 북한 내 직접적인 인권 상황은 아니고요, 한국 정부가 지난 2016년 탈북한 북한 식당 여성 종업원 12명에게 여권을 발급한 데 대해 높게 평가했습니다. 킨타나 보고관은 자신이 "이들 여성과 그 가족의 권리를 존중하는 데 최대한의 우선순위가 부여돼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며 "여기에는 그들의 안전, 사생활에 대한 권리뿐만 아니라 출국할 권리도 포함된다"고 했습니다. 킨타나 보고관은 "필요하다면 관련된 정부, 행위자들과 함께 추가적인 권리 옹호 활동에 관여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이 사례를 계속해서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식당 종업원 1명과 지배인 허강일 씨를 제외한 종업원 11명은 그간 한국 정부로부터 여권을 발급받지 못하다가 최근 여권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이 한국 내 입국 후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도 2년여가 지나도록 여권을 발급받지 못한 것은 인권 침해라는 논란도 제기된 바 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캐나다가 최근 미얀마 군부의 로힝야족 탄압에 침묵하는 아웅산 수치의 캐나다 명예시민권을 박탈하기로 했습니다. 캐나다 하원은 9월 27일 미얀마 민주화의 영웅이자 인권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의 캐나다 명예시민권을 박탈하는 내용의 동의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습니다. 캐나다 정부는 2007년 수치가 미얀마의 인권 증진과 민주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자국 명예시민권을 수여했습니다. 캐나다 외교부 대변인은 "수치가 로힝야족 집단 학살을 규탄하는 것을 지속해서 거부했다"며 이런 이유로 캐나다 명예시민권을 박탈한다고 밝혔습니다. 대변인은 이어 "캐나다 정부는 앞으로도 인도적 지원을 통해 로힝야족을 지지하고, 미얀마 군부에 제재를 가하며, 법적 권한이 있는 국제기구에서 학살 관련자들이 책임을 지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얀마군은 지난해 8월 이슬람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의 반군을 토벌한다는 명목으로 군사작전을 펼쳤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로힝야족이 학살되거나 성폭행 당했으며, 70만 명이 이웃한 방글라데시로 피난했습니다.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지역에서 인권 탄압이 벌어지는 것과 관련해, 전통적 우방국들이 포함된 이슬람권에서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습니다. 지난 8월 세계에서 유일하게 중국과 ‘전천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은 파키스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누룰 하크 카드리 파키스탄 종교장관은 주파키스탄 중국대사를 만나 신장 지역 무슬림들의 상황에 우려를 표시했다고 현지 매체가 보도했습니다. 무슬림 인구가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방글라데시에서는 수도 다카에서 ‘무슬림 차원의 중국산 구매 거부 운동’을 경고하는 항의 시위가 진행됐습니다. 인도 뭄바이에서도 무슬림들이 ‘중국산 거부’ 구호를 외치며 시위했습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자국민과 카자흐계 중국인들이 ‘재교육’ 시설에 수용된 것과 관련해 변호사와 활동가들이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슬람권의 비판이 중국에 직접적 타격이 될지에 관심이 모아집니다. 중국이 추진하는 초대형 물류 기간 시설 건설 사업이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의 이슬람 나라들과 관련됐기 때문입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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