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북한 인권결의안 채택에 한국 동참, 북한 반발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8-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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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차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14년 연속 북한인권결의안이 통과됐다.
제73차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14년 연속 북한인권결의안이 통과됐다.
사진-유엔 웹사이트 캡쳐

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유엔에서 채택된 북한인권 결의안을 들여다 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이번 북한인권 결의안은 어떤 과정을 거쳐 채택됐습니까?

장명화: 네. 유엔총회 인권담당인 제3 위원회는 최근 유엔본부에서 회의를 열어 북한의 인권침해를 비판하고 즉각적인 중단과 개선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는데요, 결의안은 회원국 가운데 어느 나라도 표결을 요청하지 않아 표결 없이 ‘컨센서스,’ 즉 전원동의로 채택됐습니다. 유엔의 북한인권 결의안 채택은 지난 2005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14년째인데요, 결의안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유엔주재 유럽연합, 그리고 일본 대표부가 회원국들의 의견을 반영해 결의안 작성을 주도했습니다.

양윤정: 올해 결의안의 핵심 내용을 자세히 전해주시죠.

장명화: 네. 결의안은 북한 인권에 특별한 진전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큰 틀에서 지난해 결의안의 기조와 문구를 사실상 거의 그대로 살렸습니다. 구체적으로, 강제수용소의 즉각 폐쇄와 모든 정치범 석방, 인권침해에 책임 있는 자들에 대한 책임규명 등을 요구했습니다. 또, 2014년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보고서에서 지적한 고문과 비인도적 대우, 강간, 공개처형, 비사법적·자의적 구금·처형, 적법절차와 법치 결여, 연좌제 적용, 강제노동 등을 거론하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결의안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 인권상황의 국제형사재판소 회부, 인도에 반하는 죄에 '가장 책임 있는 자'에 대한 선별적 제재 등 위원회의 결론과 권고사항을 검토하고 책임규명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고 권고했습니다. 결의안은 위원회가 북한 지도층에 인도에 관한 죄를 막고 가해자 기소와 사법처리 보장을 촉구한 점도 상기했습니다.

양윤정: 올해 결의안은 예년에 비해 비교적 북한에 호의적인 조항도 포함됐다면서요?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진행 중인 외교적 노력을 환영한다"는 내용이 새로 들어갔습니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 등을 통해 조성된 북한과의 대화·협상 흐름을 환영한 것입니다. 또, 남북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서도 "이산가족 문제의 시급성과 중요성에 주목하고, 2018년 8월 남북 이산가족상봉 재개를 환영하며,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인도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환영한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또 결의안에는 북한의 평창 동계 패럴림픽 참가에 주목하는 내용도 새로 포함됐습니다.

양윤정: 한국은 지난 10월 외교부가 올해 북한인권 결의안에 대해 ‘기권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최종 입장은 어떻게 취했습니까?

장명화: 한국은 모두 61개 공동제안국의 일원으로 결의안 채택에 동의했습니다. 한국은 2008년부터 북한인권 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해왔습니다. 인권 전문가들은 한국이 북한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북측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고 또 북한이 인권결의안에 대해 반발하지만,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기존 기조를 유지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양윤정: 북한은 매년 자국 매체와 유엔 대사를 통해 북한인권 결의안에 대해 불만을 표출해왔는데, 올해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장명화: 올해는 예년보다 불만 표출 빈도가 높습니다. 지난 10월 한국 외교부가 올해 북한 인권결의안에 대해 “기권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뒤 북한은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을 통해 하루 간격으로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갔습니다. 이달에도 ‘우리민족끼리’ ‘려명’ ‘조선의 오늘’ ‘메아리’ ‘통일신보’ 등 북한 선전 매체들이 계속해서 같은 취지의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북한에 제주 감귤을 보낸 지난 11일에도 ‘우리민족끼리’는 “그러한 망동이 차후 어떤 파국적인 후과를 불러오겠는가 하는 데 대해 남조선 당국은 심고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는 유엔 제3위원회 회의에서 북한에서의 인권유린은 존재하지도 않으며 일부 탈북자들에 의해 조작된 거짓 주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 대사는 결의안 채택 전에 회의장을 퇴장했으며, 자신의 발언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유엔 기자실에 배포했습니다.

양윤정: 북한이 올해 유난히 발끈하는 이유가 뭡니까?

장명화: 결의안 내용 자체에 대한 불만보다는 인권 문제를 자신들의 불만을 표출하는 창구로 활용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김준형 한동대학교 교수는 한국의 일간지 중앙일보에 “북한은 선 비핵화만 요구하는 미국에 화가 나 있는 상태”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인권문제를 우선시하지 않기 때문에 강경 발언을 해도 판이 깨지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이를 총체적인 불만의 표출구로 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미국 여야 의원들이 중국에 신장자치구 위구르족 탄압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초당파적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여야 의원들은 최근 상·하원에서 각각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 탄압에 강경한 조처를 하도록 요구하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공화당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민주당의 로버트 메넨데스 상원의원, 톰 수오지 하원의원 등 여야 의원들이 초당파적으로 법안 발의에 참여했습니다. 이들은 트럼프 정부가 중국 측에 소수민족 인권 유린을 인정하고 위구르인 ‘재교육 수용소’를 폐쇄할 것을 요구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법안에는 위구르인 탄압에 대한 책임을 물어 천취안궈 신장위구르자치구 서기를 비롯한 중국 정부와 공산당 고위 관리들을 제재하라고 요구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또 의원들은 위구르인들을 감시하고 구금하는 데 미국 기술이 쓰이지 않도록 관련 제품과 기술의 대중 수출을 금지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신장위구르자치구는 형식적으로 위구르족이 주축이 돼 자치정부를 운영하지만, 실제로는 중국 공산당을 통해 강력한 통제정책이 실시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무슬림계 주민들의 항의와 소요 사태가 빈번합니다.

--세계적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가 로힝야족 학살을 방관·비호했다는 의혹을 받는 미얀마의 실권자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에 지난 2009년 수여한 ‘양심대사상’을 철회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최근 “당신이 더 이상 희망과 용기, 인권을 향한 불굴의 저항을 상징하지 않는다는 점에 깊이 실망한다”며 수상 철회를 발표했습니다. 또 “수치는 로힝야족을 향한 잔혹행위의 중대성과 규모를 부인하고 있다”며 “이는 방글라데시와 미얀마에 있는 수십만 명의 로힝야족에 절망을 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미얀마 정부와 여당은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여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 대변인은 “이번 결정으로 수치와 당원 모두의 명예가 실추됐다”며 “이는 음모의 일부”라고 반박했습니다. 로힝야족은 이슬람교를 믿는 소수민족으로, 불교국가인 미얀마에서 인권침해를 받아왔습니다. 일각에서는 수치 자문역이 1991년 받은 노벨평화상도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노벨위원회는 이를 거부했습니다. 위원회는 “노벨상은 과거에 상을 받을 만한 노력과 업적을 이룬 사람에게 주어진다”며 “수치는 1991년까지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 싸워 상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제작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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