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악인 한국의 출산율을 보며

주성하-탈북자, 동아일보 기자
2019-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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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서울의 한 병원 신생아실.
사진은 서울의 한 병원 신생아실.
/연합뉴스

사랑하는 북녘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국이 경제도 발전되고 1인당 소득도 일본을 거의 따라갈 만큼 잘 살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큰 문제 중 하나가 애를 낳지 않는다는 겁니다. 28일 한국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98명에 그쳤습니다. 해마다 줄어들어서 이제는 가정의 출산율이 한 명도 안 되는데, 세계에서 합계출산율이 1도 안되는 나라는 유일하게 한국입니다.

인구라는 게 유지되려면 사람들이 결혼하고 애를 낳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둘이 결혼하니 2명은 낳아야 유지가 되겠죠. 거기에 이래저래 일찍 죽는 사람도 있고 하니 인구 유지에 필요한 출산율은 2.1명이라고 합니다. 즉 부부가 2명 이상 애를 낳아야 인구가 유지되는 겁니다.

하지만 한국은 2명은 고사하고 1명도 낳지 않아 0.98을 기록했습니다. 심각한 문제라고 모두가 난리를 칩니다. 이대로 가다 보면 사회에 노인만 가득하고 젊은이는 없는 나라가 됩니다. 젊은이가 없으면 생산할 사람이 없으니 노인들은 누가 벌어 먹입니까? 이게 남의 일이 아닌 게, 저도 한 20년 뒤에는 노인이 될 건데 이때 세금 낼 젊은 사람들이 없으면 저도 손가락 빨 가능성이 있습니다.

원래 출산율 0명대는 1992년 소련 해체, 1990년 독일 통일 때처럼 체제 붕괴나 급변 때나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별다른 외부충격이 없는 상태서 0명대로 추락했다는 점에서 더 우려하게 됩니다.

한국은 0.96명인데, 세계 평균은 얼마인지 보니, 통계조차 내지 못하는 가난한 나라들이 하도 많아 집계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OECD라는 기구에 소속된 부자 나라 36개국의 평균을 보니 1.65명입니다. 한국보다 훨씬 높습니다. 부자 나라들이 보통 애를 낳지 않으니 세계 평균은 그보다는 훨씬 높을 겁니다. 통상 출산율이 1.3명 미만이면 초저출산 국가로 분류하는데 한국의 출산율은 2002년부터 17년 동안 줄곧 1.3명 미만에 머물고 있습니다.

통계청 예측에 따르면 올해는 0.94명, 내년에는 0.9명, 2021년에는 0.86명, 2022년엔 0.76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마저도 속도를 감안한 전망인데 실제로는 통계청 추산은 늘 틀려서, 매번 더 빠른 속도로 출산율이 떨어져왔습니다. 아마 2030년쯤에는 마을에 애가 하나 태어나면 온 마을의 경사가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출산율이 떨어지는 이유를 분석해보면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요즘 젊은 사람들이 결혼을 하지 않습니다. 역시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19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자료를 보면 결혼에 긍정적인 여성 즉 결혼 할 생각이 있다는 여성은 20년 전인 1998년에 68%였는데 지난해엔 44%로 떨어졌습니다. 20년 동안 무려 24%포인트 떨어졌습니다. 결혼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여성은 전체의 절반이 넘었습니다.

남자들의 경우엔 결혼을 해야 한다고 보는 남성은 지난해 53%로 여성보다 9% 포인트 정도 높긴 했습니다만, 그럼에도 결혼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남성도 거의 절반이 됩니다. 실제 올 상반기 혼인건수는 12만 121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9.3% 감소했습니다. 결혼 건수가 감소한다는 건 애를 낳을 가정이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한국은 출산율 감소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해마다 엄청난 돈을 출산율을 유지하는데 씁니다. 정부 차원에서만 출산 관련 예산으로 매년 100억 달러 넘게 씁니다. 그래도 소용이 없습니다. 각 지방도 자기 지방 세금을 출산율 유지에 쏟는데, 첫째 아이 낳으면 2000달러, 둘째는 3000달러, 셋째는 1만 달러 이런 식으로 돈을 주는 지방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도 백약이 무효입니다.

예전에는 남녀가 20대 중반을 넘어가면 당연히 결혼하고, 결혼하면 또 애를 낳고 사는 것이 가장 표준적인 삶이었고, 결혼 안하면 이상하게 여기는 문화가 있었습니다. 북한도 그렇지않습니까? 결혼 못하면 뭐가 심각한 문제가 있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요즘 한국에선 결혼 안했다고 해도 대수롭지 않게 삶의 가치관 차이로 넘깁니다. 돈 잘 벌고, 미모가 뛰어나고 아무튼 누가 봐도 인기가 있을 사람들도 결혼하지 않습니다.

저도 출산율에 대해 말하기 미안한데 아직 결혼하지 않았습니다. 결혼하지 않고 살아보니 결혼 꼭 해야 할 필요를 못 느낍니다. 요즘엔 나가면 지천에 식당이라 밥도 거기서 먹으면 되고, 빨래 같은 건 세탁기 돌리면 뚝딱 하고, 아무튼 전통적으로 여성들이 해야 했던 일들을 이젠 남자들이 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여성들도 마찬가지인데, 돈을 벌고 해외여행도 다니며 쓰면서 남자에게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 애 낳고 키우느라 보면 정신이 없는데 그냥 본인에게만 집중해 산다는 것입니다. 결혼은 안 해도 남녀가 연애는 대체로 하고 사니 가끔 만나 밥 먹고 영화 보고 그러긴 하죠.

저 같은 경우는 결혼관이 “결혼하면 괴롭고, 혼자 살면 외롭다” 이겁니다. 결혼해서 아내 눈치 보느라, 애 신경 쓰느라 여러 모로 힘들죠. 저는 통제 받는 생활을 잘 못합니다. 저처럼 밤늦게까지 술 먹고 이렇게 사는 사람은 결혼하지 않는 것이 어느 여성을 구해주는 거다 이렇게 여깁니다. 반면에 저는 10대부터 혼자 살다 보니 외로움에는 강해서 혼자 밥 먹고 지내고 이런 것에 전혀 어색하지 않고, 기자라 바쁘다 보니 외로울 새도 없습니다.

아마 남들도 이러한 이유들이 있겠죠. 그러는 와중에 한국의 출산율은 점점 0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북한도 요새는 애를 낳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거긴 또 먹고 살기 힘들다고 그러는가 본데 그래도 한국보다는 훨씬 낫겠죠. 한국은 경제는 잘 키워 놓았으니 통일이 되면 북한의 청년들이 일자리 없어 고민하는 일은 없지 않을까 이런 기대도 조심스럽게 가져봅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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