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 성토한 북 여성들 김정은 겨냥?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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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건물로 보이는 현관 밖에서 지인과 담배를 피우는 북한 남성.
공공건물로 보이는 현관 밖에서 지인과 담배를 피우는 북한 남성.
사진-연합뉴스 제공

- 북한 TV 40분짜리 금영 동영상 방영
- 북한 여성 3명 흡연 남성 성토
- 노동신문, 김정은 80일만에 흡연 모습 공개
- 노동당 선전부 산하 북한 TV가 김정은 비난(?)


최민석: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 주간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를 다시 한번 뒤집어보는 ‘북한언론의 겉과 속’ 시간입니다. 오늘 진행을 맡은 최민석 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 우리가 나눌 주제는 무엇입니까?

정영: 북한에서 요즘 금연운동이 상당히 거세게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북한 중앙 텔레비전이 얼마 전 40분짜리 금연 동영상을 보도했는데요, 하지만,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약 80일 정도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또다시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북한에서 불고 있는 금연운동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 지 알아보겠습니다.

최민석: 북한이 금연운동을 상당히 강하게 내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도하는 지 먼저 소개를 부탁 드리겠습니다.

정영: 최근 북한 중앙텔레비전이 이례적으로 담배를 끊으라고 성토하는 여성들의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지난 5월 20일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은 ‘생명을 위협하는 특등 기호품’이라는 제목의 40분짜리 금연 홍보영상물에서 “우리 나라에는 담배를 피우는 여성이 한 명도 없다”고 자랑하면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여성들이 담배를 피우는 남성들에게 직설적으로 쓴 소리를 했습니다. 이 동영상을 한번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북한 여성 1: 아침부터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아주 건전치 못한 사람으로 보며 주위환경에 아주 불쾌감을 주는 몰상식한 사람으로 생각합니다.

북한 여성 2: 담배 끊는 것. 이건 너무나도 당연하고 정말 응당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 요만한 담배, 요거 하나 제때에 못 끊는단 말입니까?

북한 여성 3: 온 나라 남자들이 다 담배를 안 피우면 우리 여성들이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솔직히 말해서…

최민석: 여성들이 아주 단단히 흡연자들을 성토하고 있군요. 화가 많이 났습니다. 그런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골초로 소문나지 않았습니까, 담배를 입에 물고 사는 사람인데, 이거 흡연한다고 김정은 위원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거 아닙니까,

정영: 김정은 위원장은 10대부터 담배를 즐겨 피운 골초로 알려졌습니다. 이 사실은 후지모토 겐지라고 하는 김정일 전속 요리사로 있었던 일본인이 밝힌 것인데요. 그는 현재 평양 방문 중에 있습니다. 그 일본 요리사가 쓴 책에 따르면 김정은은 10대부터 ‘이브 생로랑’이라고 하는 프랑스 담배를 즐겨 피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민석: 아, 10대 때부터요. 한국말로 쉽게 말하면 비행(非行) 청소년이었습니다.

정영: 북한 중앙텔레비전 방송이나 노동신문에도 김정은 위원장이 담배 피우는 모습이 종종 등장하지 않았습니까, 어떤 때는 임신한 부인 리설주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또 축구경기나 농구경기를 관람할 때도 60~80대 노인 간부들 앞에서 담배를 피워 화제가 되었습니다.

최민석: 김정은 위원장이 10대 때는 프랑스산 담배를 피웠는데, 지금도 그 담배를 피웁니까,

정영: 요즘에는 국산담배를 피우지 않을까 하고 추측하는 전문가들이 있는데요, 왜냐면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014년경에 “외국산 담배를 들여오지 말고 외국산 담배보다 더 월등하게 만들어보라”고 지시했기 때문입니다.

최민석: 우리방송에서도 몇 번 했었지요.

정영: 그래서 북한 주민들, 간부들은 지도자가 국산품 담배를 강조하는데, 그러면 국산 담배를 피우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사실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담배를 상당히 즐겨 피웠습니다. 하지만, 김씨 일가가 피웠던 담배는 서로 다릅니다.

최민석: 어떤 담배를 피우는가요?

정영: 김정일 위원장은 영국산 로스만을 즐겨 피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에 이런 일화가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현지지도 할 때 담배를 많이 피웠다고 합니다. 그는 지시를 하거나 측근들을 대동하고 농장벌이나 건설장이나 군부대를 시찰할 때 담배를 많이 피웠는데, 어느 한 군관이 ‘장군님(김정일)은 과연 어떤 담배를 피울까?’하고 호기심이 동했답니다.

그런데 김정일 위원장의 부관이 졸졸 뒤따라 다니면서 꽁초를 계속 주어서 주머니에 넣더랍니다.

최민석: 아, 한 두 모금 빨고 버린 그 긴 담배 꽁초를 계속 수집한 거군요.

정영: 왜냐면 최고 지도자가 피우는 담배가 어떤 담배인지 외부가 공개되면 안되기 때문에 부관이 그걸 주어서 계속 넣었는데, 이 군관이 꽁초 하나를 몰래 밟았다고 합니다. 부관이 발견하고 집을까 봐 먼저 밟았다는 거죠. 어떤 맛인지 한번 피워보려고요.

최민석: 그 담배를 자기가 피우려고 몰래 밟은 거군요. 감춘 거군요.

정영: 그렇죠. 완전 밟아서 비빈 게 아니고, 김정일 위원장이 앞으로 좀 나간 다음에 그걸 얼른 감추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김정일이 돌아간 다음에 모퉁이에 돌아가서 피웠다고 합니다. 그런데 두 모금 빨았는데, 머리가 핑 돌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 장군님 피우는 담배는 역시 다르구나’하고 감탄했다고 하는 그런 일화가 있습니다.

김일성 주석과 담배에 대한 일화도 전해지고 있는데요, 김 주석이 생존시 함경남도 함흥시에 있는 한 중학교를 방문했다고 합니다. 이때 김일성은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학교 운동장에 버리고 갔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학생들이 그 꽁초를 주어서 선생님에게 바쳤다고 합니다. 당연히 꽁초를 바친 학생은 모범 학생으로 되었고, 그 꽁초를 보관한 선생님은 ‘충성심이 높은 선생님’으로 평가 받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도 담배를 많이 피우지 않습니까, 그는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도 담배를 피우고 그리고 담배 꽁초를 전동차 바닥에 버려서 화제가 되었지요.

최민석: 가장 초보적인 사회적 질서 자체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것 같아요.

정영: 북한의 주변 간부들도 김 위원장이 어떤 담배를 피우는 지 궁금해 할겁니다. 하지만, 지금도 부관들이 따라다니면서 담배 꽁초를 줍지 않을까, 최고지도자가 어떤 담배를 피우는지 외부에 공개되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분위기입니다.

최민석: 머리털 하나라도 자기네 지도자와 관련된 게 나가면 안 되는 거죠.

정영: 김정일 위원장이 2001년 러시아를 방문할 때도 열차를 타고 갔다 왔는데, 당시 김정일 위원장의 배설물까지 전부 포장해가지고 북한으로 날라간 사례가 있습니다.

최민석: 그 부분은 좀 이해가 되는데, 배설물을 확인하면 그 사람의 건강을 확인할 수 있거든요.

정영: 북한에서는 이렇게 여성들을 내세워서 금연운동을 벌이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상한 것은 김정은이 약 80일 동안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최민석: 그러면 두달 가량 되네요.

정영: 그러다가 노동신문이 지난 4일 새로 건설한 만경대 소년단야영소를 시찰하는 김정은이 오른손에 연기 나는 담배를 들고 수행원과 이야기하는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이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지난 3월15일 '탄도로켓' 대기권 재돌입 환경 모의시험장에서인데요. 그 이후 80여 일 동안 나오지 않다가 또 흡연 장면이 등장한 것입니다.

그래서 김위원장이 담배 끊은 것 아니냐고 하는 궁금증도 있었지만 ‘역시나 끊지 못했구나’ 하고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최민석: 그런데 정영기자, 북한에서 방영된 금연 동영상, 혹시 이거 김정은 위원장 들으라고 만든 것은 아니겠지요?

정영: 그럴 수 없겠지요. 왜냐면 북한 중앙TV 를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관장하고 있습니다. 당 선전부가 프로그램 내용 하나하나 기사 원고 검열까지 하고 내보내거든요. 그런데 당 선전선동부의 핵심 실세가 바로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입니다.

그가 TV프로그램을 직접 관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설마 김여정이 오빠인 김정은의 흡연을 비난하려고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최민석: 북한의 TV를 담당한 김여정이 오빠의 흡연에 불만을 품고 의도적으로 만들지 않을 거로 보고 있습니다. 아무튼 북한 매체가 여성들의 쓴 소리를 그대로 방영한 것만 해도 북한 사회의 큰 변화로 봐야 하지 않을 까 싶습니다. 정영기자, 수고했습니다. 다음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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