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누구 인권 대변하나?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6-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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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채희준(오른쪽), 천낙붕 변호사가 북한 식당 종업원 12명에 대한 인신보호법상 구제 청구와 관련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1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채희준(오른쪽), 천낙붕 변호사가 북한 식당 종업원 12명에 대한 인신보호법상 구제 청구와 관련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민석: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 주간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를 다시 한번 뒤집어보는 ‘북한언론의 겉과 속’ 시간입니다. 오늘 진행을 맡은 최민석 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 우리가 나눌 주제는 무엇입니까?

정영: 지난 4월 초 중국 저장성 닝보(절강성 녕파)에 파견됐다가 집단 탈북한 북한 식당 종업원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대한민국 법 문턱까지 갔습니다. 북한의 대남공작기관이 남한의 민변, 즉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라는 단체를 이용해 한국 법을 교묘하게 이용하면서 남남갈등을 유발시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소위 인권을 위한다며 식당종업원 가족들을 괴롭히고 있는 북한당국, 그리고 그에 추종하는 남한의 민변이 범하고 있는 비인권적 행태를 알아보겠습니다.

최민석: 자유를 찾아 한국으로 집단 탈북한 12명 북한 식당 종업원들이 정부의 조사가 끝나기 전에 대한민국 법정에 서야 할 위기에 몰렸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정영기자, 설명해주시죠.

정영: 지금 이 순간에도 남쪽으로 귀순하는 탈북자들이 한 해에 1천명이 넘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렇게 1천명이 탈북하는 데 대해서는 귀를 닫고, 12명 북한 식당 종업원이 탈북한 사건에는 ‘강제납치’다, ‘가족 대면’이라고 하면서 끈질기게 달라붙고 있습니다.

4월초부터 북한은 12명 식당 종업원들이 강제 납치됐다며 대남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 식당 종업원의 사진과 부모들의 사진, 그리고 딸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최민석: 혹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어떤 일이 있더라도 무조건 데려오라”는 지시라도 한 거 아닙니까,

정영: 그런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 최고 지도자의 지시에 따라 저렇게 장기전을 띠는 경우가 많은 데요. 과거 북한 어부들 중에는 고기잡이 나갔다가 배가 난파되어 한국으로 떠내려왔다가 올라가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때도 북한은 어부들이 강제 억류당했다고 주장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조용해졌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수그러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요, 그 12명 북한 식당 종업원 사건은 평양시 핵심층인데다, 그 중에는 인민배우 최삼숙씨의 딸도 오지 않았습니까,

이 사실은 이미 평양시민들 속에 소문이 쫙 퍼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핵심층의 동요를 막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나도 뛸 수 있다” “나도 가도 된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도 동기부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은 지금 차단봉을 내리고 있습니다. 거기다 민변이 북한이 의도대로 잘 따라주기 때문입니다. 남한의 민변도 왜 북한당국이 매년 1천 명 이상 남한으로 귀순하는 탈북자 에 대해서는 모르는 척하고 12명 탈북 종업원들에 대해서만 끈질기게 집착하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최민석: 순수한 의도로 보이지 않는다는 거죠? 현재 민변이 북한당국이 보낸 북한 식당 종업원 인신구제 신청서를 받아 처리하고 있습니까,

정영: 북한당국은 탈북 종업원들이 발생하자, 그들의 가족의 서명이 담긴 인신구제 신청서를 친북 학자라고 하는 정모씨를 통해 민변에 보냈습니다. 그런데 민변은 그걸 가지고 탈북 종업원들을 만나겠다고 국정원에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국정원에서는 지금 조사가 끝나지 않았고, 그리고 본인들이 외부 공개를 꺼리기 때문에 안된다고 하자, 이번에는 법원에 인신보호법상 구제를 청구했습니다.

최민석: 북한 대남공작 기관이 대한민국 법을 이용해 탈북자들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 심리전을 펴고 있습니다.

정영: 그렇습니다. 북한 대남공작기관이 남한의 법을 잘 아는 것 같습니다. 남한 인신보호법에 따르면 본인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거하지 않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공법인•개인, 민간단체 등이 운영하는 의료•복지•수용•보호시설에 수용•보호 또는 감금된 사람은 법원에 구제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최민석: 더 쉽게 설명하면요. 본인의 의사 없이 강제적으로 어디에 갇혀있을 경우, 이 사람이 다른 사람을 통해 혹은 다른 연고자를 통해 “나 좀 구해주세요” 하고 법원에 신청하는 거죠.

정영: 북한당국이 시켜서 식당 종업원 가족들이 인신구제 신청서를 작성했습니다. 사진도 찍고 서명하는 사진도 공개됐는데요, 민변은 그 인신구제신청서를 받아다가 한국법원에 보냈습니다. 그러자, 한국 법원은 21일 그 청구를 받아들여서 탈북 종업원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판단하겠다면서 이들을 법정에 세울 수 있도록 해달라고 국정원에 출석명령 소환장을 보냈습니다.

최민석: 이에 대해 국정원은 뭐라고 합니까,

정영: 국정원은 법원의 출석명령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왜냐면 북한 식당종업원들이 법정에 나서기를 꺼리고 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한 국정원 관계자는 한국 언론에 “얼굴 공개 문제도 있고, 법정에서 자신들이 뭐라고 답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최민석: 그러면 정영기자는 같은 탈북자로서 어떻게 생각합니까,

정영: 탈북자들이 가장 꺼리는 부분이 바로 언론에 얼굴이 공개되는 것입니다. 탈북자들은 법정이든 기자회견이든 북한의 가족들 때문에 공개되는 것을 꺼립니다. 그런데 민변이, 그것도 인간의 인권을 옹호한다는 사람들이 그런 부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법정에 탈북자들에게 출두하라고 압박하는 것은 사회적 약자인 탈북민들의 인권을 유린하는 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는 겁니다.

과거 70~80년대에는 탈북자들이 귀순하면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정부도 탈북자들에게 기자회견을 하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그만큼 정부도 탈북자들의 인권을 존중하기 때문에 언론 노출을 시키지 않습니다. 그런데 민변이 앞장서서 탈북자들에게 북한 가족들을 죽이는 법정에 나서라고 내모는 것은 인권의 초보적인 태도가 아니지요.

탈북자들은 다른 사람들과 사정이 다릅니다. 자신들의 증언에 따라 북한 가족의 운명이 갈리게 되기 때문에 종업원들이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불리한 발언을 하겠습니까,

현재 남한에 있는 딸이나 북한에 있는 가족들은 모두 불안한 상태입니다. 민변은 이런 때일수록 타인의 심정을 고려해서 될수록 자제해주는 것이 인권 대변자로서 옳은 행동이라고 생각됩니다.

최민석: 도대체 민변이란 어떤 단체입니까,

정영: 민변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라는 한국의 변호사 모임인데요, 이 단체의 회칙 3조에는 “기본적 인권의 옹호와 민주주의의 발전에 기여함을 그 목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민변이 북한 인민의 인권을 위해서도 싸워야 한다는 거네요.

정영: 대한민국 헌법에 대한민국 영토는 북한 영토도 포함하고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민변이 진짜 인권옹호단체라면 북한 주민의 인권에 대해서도 옹호하고 문제제기를 해야 합니다.

최민석: 민변이라는 곳에서 지금까지 남한인들 뿐 아니라, 북한인권을 위해서 일한 적이 있습니까,

정영: 저는 이 단체가 2천500만 북한 주민이 김씨 정권 3대째 노예로 살고 있는 데 대해서 왜 입을 벙긋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최민석: 지금까지 북한 정권에 대해 말 한마디 없던 민변이 유독 12명 탈북 종업원들에 대해서는 인권을 사수해야겠다고 나오는 거군요.

정영: 현재 남한에는 약 2만 9천명의 탈북자들이 살고 있습니다. 민변은 왜 그들이 한국으로 왔는지, 또 전쟁도 아닌 평화시기에 왜 수백만 명의 주민들이 굶어 죽었는지, 그런 탈북자들의 증언에 대해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최민석: 민변이 민주주의 변호사처럼 제대로 일하고 있는지 이 사람들의 단체의도가 진짜 무엇인지, 심사숙고 해야 할 부분이군요.

정영: 대한민국에서 자유를 누리면서 법을 배운 변호사들이, 이 사람들이 왜 자기들부터 탈북자들의 인권을 무시하는가 하는 겁니다. 12명의 종업원들에게도 인권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자기 행동을 스스로 결정할 자유도 있고요.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북한당국도 더 이상 식당 종업원 가족들을 압박하는 연좌제를 없애야 합니다. 한국에 내려온 식당종업원들은 20대 30대 성인들입니다. 이들은 자기 행동이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고, 부모 슬하에서 떠나서 자기 운명을 자기 스스로 개척해야 할 나이입니다.

혹시 12명 탈북 여성들 가운데 북한으로 가고 싶은 사람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훗날 한국 여권을 받아가지고 제3국을 통해서 당당하게 북한으로 돌아가도 늦지 않습니다.

한국정부는 탈북자들에게 입국해서 6개월이면 한국 여권을 줍니다. 그러면 그 여권을 가지면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어디든 다 갈 수 있습니다. 중국에 있는 북한 대사관에 가서 “나 북한에 도로 가겠다”고 하면 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한국정부는 북한으로 가겠다는 사람들을 굳이 막지 않습니다.

최민석: 지금까지 재 입북하신 분들이 서너 명 되시죠?

정영: 한 여라 문명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민석: 그렇게 재입북하면 된다는 거지요. 괜히 민변이 나서서 북한당국과 장단 맞출 필요가 없다는 거죠. 그렇습니다. 민변은 탈북 종업원들의 인권을 논하기 전에 왜 식당 종업원들이 뛰쳐나왔는지를 먼저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영기자, 수고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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