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개발이 자초한 ‘해방 후 대재앙’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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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산군 일대에 홍수 피해를 초래한 서두수 발전소 댐.
무산군 일대에 홍수 피해를 초래한 서두수 발전소 댐.
사진-구글 어스 캡쳐

최민석: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 주간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를 다시 한번 뒤집어보는 ‘북한언론의 겉과 속’ 시간입니다. 오늘 진행을 맡은 최민석 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 우리가 나눌 주제는 무엇입니까?

정영: 지난 9월 22일자 노동신문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탄두 폭발시험 성공에 기여한 과학자 기술자들과 찍은 사진을 보도했습니다. 그때 당시 북부지구에 대홍수가 발생해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고, 보금자리가 사라져 원성이 높아가던 때였습니다.

북한 스스로 ‘해방 후 대재앙’이라고 말할 만큼 참혹한 수해를 당했는데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이처럼 핵에만 집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김정은이 최대 치적으로 삼고 있는 핵과 수해가 어떤 인과관계에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최민석: 김정은 위원장이 그토록 집착하고 있는 핵과 홍수피해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보겠습니다. 정영기자, 지금 북한에서 수해복구가 한창인데도 한쪽에서는 핵개발을 계속하고 있지요?

정영: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최악의 홍수 현장에도 가지 않고 계속 핵능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노동신문을 좀 살펴보겠습니다. 홍수피해가 발생한 것은 8월 31일, 그런데 5차 핵실험은 9월 9일 아침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9월 22일자 노동신문에는 김정은이 핵탄두폭발시험성공에 기여한 성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보도되었습니다. 5차 핵실험 성공을 자축하는 자리로 보입니다.

최민석: 그래서 일부에서는 “물난리가 나서 인민들이 죽어가는 마당에 꼭 5차 핵실험을 했어야 했는가?” 하고 김정은을 비난했군요.

정영: 그렇습니다. 알려진 바와 같이 북한의 대 홍수는 두만강 상류에 건설한 수력발전소들이 무단 개방했기 때문에 발생했다는 우리 방송의 보도는 사실로 확인됐지요.

최민석: 그걸 북한이 직접 확인했습니까,

정영: 이번 대홍수가 북한의 댐 방류에 의한 것이었다는 증언은 함경북도 연사군 광양리 중학교 교장을 통해서 확인됐습니다. 대홍수가 발생한 지 3주만에 북한 주재 유엔 관계자들이 홍수피해 현장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들이 연사군을 찾았을 때, 광양고등중학교 리선철 교장은 “댐에서 엄청난 양의 물이 방류되면서 산사태가 났다”며 “교실과 실내체육관 등 학교 주요건물들이 부서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최민석: 중학교 교장이 이렇게 말한 거 괜찮습니까, 잡혀가는 것 아닙니까,

정영: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댐 무단 방류는 당국이 잘못한 것이기 때문에 북한당국이 학교 교장을 정치범 수용소로 끌어갈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지금부터 연사군에 사는 북한 주민들은 리선철 교장이 어디로 잡혀가는 지 눈 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민석: 만약 중학교 교장이 어디론가 잡혀가면 주민들이 봐두어야 된다는 거죠. 그렇게 해서 북한의 실상을 계속 알려야 합니다. 진실을 말한 이 교장 선생님 앞으로 일이 걱정됩니다. 북한이 이처럼 수력발전소를 많이 지어놓지 않았어도 물난리는 없었겠는데요.

정영: 북한이 수력발전소를 많이 짓고 있는데요, 이거 사실 원자력 발전소 한두 개만 못합니다. 원자력 발전소가 있었다면 이번처럼 물난리는 피했을 거라는 겁니다. 북한도 원자력 발전소를 가질 기회가 있었는데요. 북한이 핵 폐기하는 대신 한국과 미국이 지어주기로 한 것인데 무산됐습니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당시 1차 핵위기 때 미국 클린턴 정부는 북한의 핵개발 움직임을 포착하고, 영변 원자력 발전소를 폭격하겠다고 했습니다.

최민석: 하지만, 김영삼 정부가 막아서 영변 폭격은 무산되었지요.

정영: 당시 김정일 정권도 영변 폭격을 상당히 두려워했습니다. 하지만, 영변 폭격까지는 가지 않았고, 북한과 미국은 각각 핵사찰 허용과 경수로 제공을 약속했습니다.

제네바 합의 내용을 보면, 미국은 북한에 대해 핵개발 동결대가로 5메가 와트급 경수로 2기를 제공하고, 연간 중유 연 50만t을 제공하기로 하였으며, 이에 대해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완전 복귀하고, 모든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허용, 핵활동의 전면 동결과 기존 핵시설의 궁극적인 해체를 약속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주도로 조직된 한반도 에네르기개발기구(KEDO)가 함경남도 신포시에 경수로를 건설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뒤에서 핵개발을 몰래 해왔지요. 이것이 들통나자 다시 원자력기구에서 탈퇴하는 바람에 제네바 합의는 물 건너가게 되었고, 경수로 건설도 다 중단되었지요.

최민석: 그때 북한이 제네바 합의를 성실히 이행했더라면 지금쯤 경수로가 적어도 2개는 건설되어서 전력난을 풀어주었겠는데, 불필요하게 두만강 상류에 댐을 건설하지 않아도 될 텐데요.

정영: 특히 북한의 핵개발 야망은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데요, 대북 소식통들은 그 이유에 대해 핵 밖에 보여줄 게 없는 김정은이 자기 업적을 핵보유에 두었다는 겁니다.

즉, “자, 봐라. 할아버지와 아버지도 만들지 못한 핵을 내 대에 들어와 만들었다”고 과시하기 위한 거랍니다.

최민석: 그렇게 해서 자신의 업적을 선전하기 위해서 무리하게 밀어 부치고 있다는 거군요. 청취자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홍수와 핵개발 관계를 좀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좋겠습니다.

정영: 첫째로 북한이 무리하게 수력발전소를 많이 건설했다는 겁니다. 북한은 곳곳에 험준한 산골짜기를 막아 수력발전소를 여러 군데 건설해놓았습니다.

북한 청년동맹이 지난해에 건설했다는 백두산영웅청년 발전소인데요, 해발 2천미터가 넘는 험한 산골짜기를 막아 발전소 1~3개를 건설했습니다. 이 발전소 외에 서두수 발전소를 비롯해 골짜기마다 여러 군데 있는데요,

이 댐의 문을 열어서 연사군, 무산군, 회령시, 온성군, 경원군 일대가 큰 피해를 당한 것입니다. 연사군과 같이 폭이 좁은 곳에는 물 높이 15미터, 회령시 강안동처럼 넓은 곳에서는 물 높이가 10미터나 되는 홍수가 밀고 내려왔습니다.

최민석: 결국 이렇게 되어 숱한 인명피해가 발생했군요. 수력발전소 댐 아래에 사는 북한 주민들은 지금이라도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겠군요.

정영: 둘째로 수문을 열 때 북한당국은 아래 마을에 사는 주민들에게 알려주고 열어야 합니다.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무리 주검이 난 겁니다. 그리고 북한 주민들은 인권에 대한 개념이 없습니다. 수해 피해자들은 왜 물폭탄이 쏟아졌는지 원인을 해명해달라고 국가에 요구할 수도 없습니다.

최민석: 하지만, 그런 요구도 못하고 참아야 합니다.

정영: 대신 김정은이 그토록 집념하고 있는 핵개발에 만세를 불러야 하는 처지에 있습니다. 그러면 바로 그 핵은 누구에게 필요하냐? 이렇게 봤을 때 일반 인민들에게는 아무런 필요도 없습니다. 그 핵이 밥을 주는 것도 아니고, 나날이 고통만 더해줍니다.

백성이 먹고 사는 데는 북한보다는 핵이 없는 남한이 더 훨씬 낫습니다. 남한이나 미국에는 굶어 죽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리고 그 핵이 간부들에게 필요하냐? 그 것도 아닙니다. 핵 때문에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을 받아야 하고, 북한 외교관들은 핵개발 정당성을 선전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습니다.

그리고 툭하면 김정은이 간부들을 처형하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핵이 간부들을 위한 것도 아닙니다. 그러면 핵은 누구에게 필요하냐? 바로 김정은과 김씨 일가에게 필요한 것입니다. 김정은은 세습 정권을 보호하고, 자기가 위대한 지도자라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핵이 필요한 겁니다.

최민석: 결국 북한의 핵은 일반 백성은 물론이고, 간부들에게 앞으로도 엄청난 희생과 대가를 치러야 하는 애물단지임이 틀림없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핵의 멍에를 벗어야 사는 길입니다.

정영기자, 수고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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