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실 못하는 평양주재 세계 언론사들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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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012년 지국개설 합의서를 교환하는 토머스 컬리 AP통신사 사장과 김병호 북한 조선중앙통신사 사장.
사진은 2012년 지국개설 합의서를 교환하는 토머스 컬리 AP통신사 사장과 김병호 북한 조선중앙통신사 사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민석: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 주간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를 다시 한번 뒤집어보는 ‘북한언론의 겉과 속’ 시간입니다. 오늘 진행을 맡은 최민석 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 우리가 나눌 주제는 무엇입니까?

정영: 지난 9월 6일 프랑스 AFP통신은 “평양에 AFP지국을 개설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9월 5일 AFP통신사 사장일행이 평양을 방문했다고 보도했지만, 평양에 AFP지국이 개설됐다는 소개는 없었습니다. 결국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주지 않고 있는데요,

평양에 지국을 둔 AFP통신사는 “표현의 자유에 충실하겠다”고 선포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북한에서 발생한 사건사고나, 자연재해 등 표현의 자유에 부합되는 보도를 생산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평양에 지국을 둔 해외 언론사들의 취재환경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최민석: 최악의 언론통제국가로 알려진 북한 평양에 얼마 전 프랑스의 AFP통신사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취재환경이 어떤지 알아보겠습니다. 북한도 AFP통신사 사장이 평양에 도착한 소식을 보도했습니까,

정영: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5일 AFP통신사 엠마누엘 어그 회장이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평양에 AFP지국을 설립했다는 보도는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다만 AFP가 평양지국을 개설했다고 보도해서 알게 되었는데요, 엘마누엘 회장은 “평양지국 개국으로 세계 150개국에 200개 지국을 보유한 AFP의 빈틈이 메워졌다”며, “AFP는 AFP 설립 이념인 정보와 표현의 자유에 충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로써AFP통신사는 서방언론으로는 두 번째로 평양에 지국을 개설한 통신사가 되었습니다. 몇 년 전에 미국의 AP통신이 평양에 지국을 개설했지요. 현재 평양에는 일본 교도통신, 중국의 신화통신, 러시아의 타스통신이 지국을 개설하고 활동 중에 있습니다.

최민석: 북한이 왜 이런 해외 통신사들이 평양에 지국을 두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북한 언론이 소개해주지 않으니, 그 궁금증을 우리가 좀 풀어줘야 할 것 같은데요,

정영: 현재 평양에는 미국과 중국 등 여러 통신사가 설치한 지국이 있습니다. 북한 청취자분들도 러시아 타스 통신이나 중국의 신화 통신에 대해 들어봐서 언론사가 무엇을 하는지는 대충 감을 잡을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서방언론인 미국의 AP통신이나 프랑스의 AFP통신에 대해 궁금해할 겁니다.

청취자 여러분들은 북한 영화 ‘이름없는 영웅들’에서 AP나 AFP기자완장을 차고 취재 다니는 외국인들을 봤을 겁니다.

당시 한국 전쟁을 취재하러 왔던 외신 기자들이었는데요. 그 영화에서 유림이라는 북한의 공작원도 기자 신분으로 활동했는데, 그는 실제 존재했던 인물이 아니었지만, 북한이 체제 선전용으로 이 영화를 20부까지 만들었습니다. 그 외신 기자들이 전쟁현장을 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기사를 써서 사실을 전하는 일을 하고 했습니다.

현재 세계적으로 통신사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하지만, 큰 통신사는 미국의 AP통신, 프랑스의 AFP통신, 영국의 로이터 통신을 꼽습니다. 그 중AP와 AFP 두 언론사가 평양에 지국을 설치한 겁니다.

최민석: 세계적인 통신사 2개나 들어갔는데, 평양발로 가치 있는 보도가 좀 나옵니까,

정영: 이 언론사들이 평양에 들어가긴 했지만, 취재활동은 자유롭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함북도 북부 일대에 대홍수가 발생했지만, 이 언론사들이 타전하는 뉴스나 사진은 거의 없습니다.

수해 현장에 외신 기자들이 가지 못했다고 파악되는데요. 이 통신사들은 평양주재 유엔사무소에서 발표하는 보도자료나 받아쓰는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최민석: 그러면 자유로운 취재환경이라고 볼 수 없군요.

정영: AFP나 AP통신도 개국 당시에는 “표현의 자유에 충실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내부에서 마음대로 다니지 못하고 북한 안내원들의 안내를 받아야 다닐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두 통신사는 본사에서 파견한 외국인을 평양에 상주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신화통신이나 러시아 타스 통신은 특파원을 직접 평양에 주재시키지만, 이 서방 통신사들은 북한정부가 엄선해준 사람을 기자로 채용하게 되었습니다.

그 북한 기자들이 기사와 사진 등을 북한 정부의 철저히 검증을 받아서 송고하기 때문에 언론 통제를 받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AFP와 AP 등은 아시아지역 총국을 일본이나 한국에 두고 있는데, 이곳 특파원, 책임자들이 이따금 평양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그때마다 자기네 안내원을 붙여 현지 상황을 취재하도록 협조해주고, 기사로 쓰는 정도인데요. 전적으로 평양지국에 있는 북한 직원에 의존해 기사를 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민석: 북한 정부가 임명한 직원들이니 그들은 북한에 반하는 취재를 할 수 없겠군요. 그건 이해가 됩니다. 그러면 왜 북한이 이렇게 해외 통신사들을 받아들이고 있는지요?

정영: 북한은 세계적으로 언론이 통제된 나라로 평가 받고 있는데요. 지난 2015년 비영리 국제단체인 언론인보호위원회(CPJ)가 발표한 ‘세계 10대 언론통제국가’에 따르면 북한은 아프리카의 에리트레아 다음에 꼴찌로 두 번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언론탄압국가 가운데 마지막으로 두 번째가 된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북한은 언론탄압국가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외신을 끌어들여 지국도 열었지만, 취재를 자유롭게 보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북한에서 대홍수가 발생하고, 중국의 훙샹 그룹이 북한과 핵무기 제작과 관련한 불법 거래를 했다는 뉴스가 세계를 흔들고 있지만, AP나 AFP평양 지국에서는 의미 있는 기사가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민석: 북한이 겉으로 보기에는 외국 언론사를 받아들이는 것 같은데, 결국은 기자들에게 취재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군요.

정영: 북한은 몇 년 전에 자기들이 찍은 평양시 수해상황을 찍은 사진을 AP에 제공한 적이 있는데, 그 수해상황이 좀 심하다는 걸 보여주려고 위조했다가 오보로 판명 나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최민석: 그러면 한다 하는 해외 언론사들이 그런 오보나 폐쇄적인 취재환경에도 불구하고 평양에 지국을 개설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정영: 북한은 가장 폐쇄된 나라이기 때문에 거기에 지국을 개설했다는 자체가 뉴스가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전세계 각국에 지국이나 특파원을 두고 있는 AP나 AFP같은 큰 언론사에서는 만약 북한에서 변화가 일어났을 때, 즉 이변이 일어났을 때를 대비해 미리 준비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비록 지금은 북한 정부의 통제를 받아 가치 있는 기사를 생산하지 못하지만, 북한에서 변이 일어나면 제일 먼저 보도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때를 대비해 미리 투자하고 있다고 언론계는 짐작하고 있습니다.

최민석: 그렇군요. 북한도 세계적인 언론사를 끌어들여 언론통제국가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겠지만, 대홍수처럼 자연재해 보도는 취재를 허가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여전히 언론통제국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정영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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