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모 우상화 못하는 김정은 속내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6-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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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어머니날을 맞아 지난 16일 4.25 문화회관에서 만수대예술단 삼지연악단 공연이 열리고 있다.
북한 어머니날을 맞아 지난 16일 4.25 문화회관에서 만수대예술단 삼지연악단 공연이 열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최민석: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 주간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를 다시 한번 뒤집어보는 ‘북한언론의 겉과 속’ 시간입니다. 오늘 진행을 맡은 최민석 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 우리가 나눌 주제는 무엇입니까?

정영: 북한이 ‘어머니 날’인 11월 16일을 맞아 민주여성동맹 6차 대회를 열고 여성들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아들 딸 자녀들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충성하는 역꾼으로 키워달라는 주문인데요.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다음 북한에서는 ‘어머니 날’이라는 것을 지정하고, 여성들에 대한 비중을 부각시키고 있는데요, 김정은은 자신의 생모 고용희에 대해 아직까지 우상화 작업을 벌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배경에 대해 뒤집어 보겠습니다.

최민석: 북한이 어머니 날을 맞아 여성들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지난 주에 이어 오늘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생모 고용희 우상화와 어머니날 제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정영: 북한에서 2014년부터인가12년제 의무교육을 시작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것도 국가에서 대주는 것은 없고, 각 학교마다 자체로 준비해야 합니다. 컴퓨터를 마련해야 한다, 책상을 교체해야 한다고 하면서 그 부담을 학생들에게 부과시킵니다. 그러면 학생들은 또 어머니들에게 손을 내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들이 북한 경제분야에서 차지하는 역할도 상당부분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결국은 북한 정부는 국민들에게 인민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명분밖에 없군요. 그냥 말만 하고 인민들이 다 알아서 해야 하는 거군요.

정영: 어떤 나라나 국가가 운영되려면 돈이 있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북한에서는 세금이 없습니다. 세금 없는 나라로 선포했기 때문에 국가에 재정이 없습니다. 재정환수가 안되기 때문에 국가는 지방에 내리먹이게 되는데, 세부담이 커져서 여성들의 어깨를 내리누르게 되는 겁니다.

최민석: 그렇지요. 결국 어머니들이 장마당에서 그렇게 힘들게 번 돈이 그대로 정부운영이나, 학교운영, 지역 마을에 들어가게 되는데, 결국 필요한 돈이 어머니들의 손에서 나가게 되는 거죠.

정영: 또 요즘은 남자들은13년제 의무병역제가 되지 않았습니까,

최민석: 10~13년이 되었습니다.

정영: 그래서 어머니들은 아이들을 키워서 군대 내보내야 되고요.

최민석: 여성들이 남자보다도 2중고를 겪게 되는데요. 이런 여성들을 동원시키는 사회조직도 참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그에 대해서 소개를 해주시죠.

정영: 북한이 이번에 여성동맹 6차 대회를 열면서 여맹조직에 대해서 소개를 했습니다. 노동신문이 11월 15일 소개했는데요, ‘당의 구상과 의도를 충직하게 받들어나가는 조선여성들의 불굴의 기개’라는 제목하에 소개를 했는데요, 참 이걸 보면 뭐 굉장히 많습니다. 수십만그루의 나무모와 꽃뿌리, 백 수십만포기의 백도라지, 많은 꽃씨들을 금수산 김부자 시신궁전에 보내줬다고 했고요. 그리고 여맹 돌격대가 조직되어 70일전투, 200일전투의 힘들을 맡아 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최민석: 방금 설명한 것도 전부 다가 아니라 굵직굵직한 것들을 소개시켜 준 것입니다.

정영: 여맹돌격대라는 것이 있는데요, 이것은 제대군인 출신 여맹위원장이 맡아가지고 발기한 것 같은데요, 발전소와 수도건설 같은 건설노동에 여성들을 투입하는 것입니다.

최민석: 돌격대란 말이 붙으면 건설현장이라는 소리군요. 그런데 대형 장비를 제공해주는 것도 아니고, 손으로 일일이 해야 하는 그런 건설현장에 여자를 투입한다는 거군요.

정영: 그 김정순이라는 여성이 중앙여맹위원장을 하고 있는데요, 그는 1990년대 중반, 김정일 위원장이 다박솔 초소와 감나무 중대를 방문하고 선군정치를 결심했다고 했을 때 감나무 중대 중대장을 했다고 합니다. 그가 군에서 제대된 후 평양에 올라와 여맹 위원장을 맡았다고 하는데요,

최민석: 어, 그 여성이 급상승한 거 아닙니까.

정영: 김정일 위원장과 만난 접견자라고 해서 이렇게 키워준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군대식으로 여성들을 다뤄 아주 힘들다고 합니다. 그가 온 다음에 여맹원들로 돌격대, 결사대를 조직해가지고 발전소 건설과 수도 건설에 동원시켜 아주 힘들다고 합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이 김정순이란 사람 때문에 여자 돌격대가 생겨난거군요. 자기를 안위를 위해서 김정일을 만나고 나서 자기 신분이 상승할 수 있는 기회를 이용해서 그것을 최대한 이용한거군요.

정영: 그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최민석: 북한이 어머니 날을 지정한 것 자체가 혹시 김정은의 생모인 고용희를 우상화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닐까요?

정영: 김정은 위원장도 권력장악에 힘을 쏟고 있는데요, 이제는 생모인 고용희에 대한 우상화 작업을 슬슬 벌어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시점을 언제로 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김정은도 어머니에 대한 생각이 간절하겠지요. 하지만 고용희가 일본 ‘째포’ 출신이라는 배경 때문에 우상화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민석: 그리고 이 사실이 너무 많이 알려졌지요.

정영: 사실 수령이 되자면 아버지뿐 아니라 어머니까지 다 소개가 되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지금까지 김정은의 증조할머니인 강반석, 할머니인 김정숙까지만 우상화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자신의 생모에 대해서는 선전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용희의 묘지를 평양 인근에 아주 잘 썼습니다. 하지만, 째포 출신인 어머니를 선전하다가, ‘백두혈통’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에 역풍이 될까봐, 불똥이 튈까봐 주저한다는 겁니다.

최민석: 제가 좀 궁금한 게 있는데요, 김정은의 증조할머니를 소개할 때 강반석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종교적 색깔을 띠고 있는데, 혹시 기독교 집안 아닙니까?

정영: 강반석이라고 하면 반석은 성경에 나오는 바위라는 소립니다. 기독교에서 쓰는 이름인데요. 김일성 주석의 외가쪽이 다 기독교 집안입니다.

최민석: 김일성도 기독교인이 아닙니까,

정영: 김일성은 모태신앙, 즉 어머니에게서 태어나기 전부터 기독교 교회를 다닌 사람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북한은 1945년 해방 이후부터 기독교를 탄압했습니다.

최민석: 참 특이합니다. 북한을 창시한 김일성 집안이 대대적으로 기독교 집안인데, 이렇게 기독교를 탄압한다는 것은 아이러니 합니다. 그러면 김정일 위원장도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정할 때, 고용희 우상화가 어렵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았을까요?

정영: 김정은의 생모 고용희에 대해 좀 더 소개를 하면요. 그는 1953년 일본 오사카에서 출생하여 재일조선인 북송사업이 한창이던 1962년에 가족과 함께 만경봉호를 타고 북한으로 갔습니다. 1971년부터 만수대 예술단 무용수로 활동하다가 김정일 위원장의 눈에 들어 1970년 중반에 그의 아내가 되었습니다.

고용희의 부친인 고경택은 구 일본 육군성 산하 ‘히로타 군복공장’에서 일하는 등 구 일본군 협력자 역할을 한 것으로 일본 비밀문서에 기재되어 있습니다. 한마디로 친일파였다는 게 중론입니다.

김정일 위원자아도 고용희가 일본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이 김정은을 우상화할 때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을 지 모르겠지만, 북한이란 사회는 자기들이 자료를 만들어서 주민들에게 포치하고 외우라고 하면 다 되는 그런 사회를 만들지 않겠습니까.

최민석: 조작이 충분히 통한다는 소리군요.

정영: 이런 우상화 작업 자료는 노동당 선전선동부에서 관장하고 있습니다. 그 부부장이 김여정입니다. 그러니까, 어머니의 출신 배경이나, 업적 등을 적당하게 조작해서 선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하지만, 이젠 북한 주민들도 외부 정보를 접해서 고용희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습니다. 괜히 어설프게 조작했다가는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북한 정부도 이걸 고려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최민석: 그렇습니다. 고난의 행군과 장마당에서 억세게 버텨온 북한 여성들이 어설픈 고용희 우상화를 다 믿을만큼 어리석지 않다는 점도 북한 당국에게는 큰 부담이 될 것 같습니다. 정영기자, 수고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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