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 사망이후 쿠바 미래는?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6-12-07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추모식이 열린 쿠바 아바나 혁명광장에 아바나 시민들이 모여 있다.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추모식이 열린 쿠바 아바나 혁명광장에 아바나 시민들이 모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민석: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 주간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를 다시 한번 뒤집어보는 ‘북한언론의 겉과 속’ 시간입니다. 오늘 진행을 맡은 최민석 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 우리가 나눌 주제는 무엇입니까?

정영: 지난 25일 쿠바를 반세기 동안 통치했던 최장수 독재자 피델 카스트로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90세를 일기로 사망했습니다. 지독한 반미주의자였던 피델의 사망은 북한에게 있어 반미동지를 잃은 셈이 되겠지만, 쿠바사람들에게는 고립과 폐쇄된 사회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로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북한이 보도하지 않은 피델의 뒷 이야기, 그리고 김씨 정권과 무엇이 다른 지 이야기를 전번 시간에 이어서 나눠보겠습니다.

최민석: 정영기자, 피델은 김일성 주석과도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거기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좀 해주시죠.

정영: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직접 쿠바 대사관을 찾아가 피델을 추모할 만큼 피델에 대한 추모를 이례적으로 하는 이유는 같은 ‘반미 동지’였기 때문입니다.

피델 카스트로 장례식에 참가했던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도 쿠바의 최고지도자인 라울 카스트로, 즉 피델의 동생을 만나 김정은의 위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조선중앙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은 ‘반미국가’인 쿠바와의 연대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북한에서는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이런 구호가 있었습니다. “세계 도처에서 미국의 각을 뜨자” 이 구호가 나오게 된 배경에는 당시 쿠바에서 혁명이 승리했고요. 베트남, 즉 윁남전쟁에서 미국이 고전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김일성 주석은 ‘전세계 반미주의자들은 똘똘 모두 뭉치라’라는 구호를 내걸었던 것인데요. 정말 전세계의 반미주의자들을 모두 동지로 만들만큼 공을 들였습니다.

1986년 피델 카스트로가 소련을 방문했던 길에 평양을 방문했을 때 북한은 최상의 환대를 해주었습니다. 당시 피델은 군복 차림으로 평양시민들 앞에 나타났는데, 북한 선전매체들은 그를 가리켜 “미국의 코앞에서 사회주의 초소를 지켜 싸우는 투사”라고 추어올렸습니다. 김일성은 피델에게 자동보총 10만정을 공짜로 줄만큼 호감을 보였습니다.

최민석: 그래도 피델이 장기 독재자라고 하지만, 북한의 김일성 일가와는 많이 다르지 않습니까,

정영: 피델과 김씨 일가는 모두 반미주의자였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합니다.

최민석: 그것만 같다는 거죠?

정영: 하지만, 다른 점도 분명 있는데요. 피델은 권력을 세습하지 않았고, 자신을 우상화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쿠바에 가면 피델의 동상이나 연구실 같은 것이 없다고 합니다. 피델은 사망 전에 “어떤 형태로든 나를 숭배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고, 자신의 시신도 화장하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쿠바는 기관이나 광장, 공원, 거리 등 공공시설에 피델의 이름을 쓰거나 동상을 세우지 않는 법을 제정할 예정입니다.

피델에게도 자식이 8명이나 있다고 하지만, 그는 권력을 세습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일각에서는 동생 라울 카스트로에게 권력을 이양한 것도 세습이 아니냐는 논란이 있는데요, 라울은 피델과 함께 그란마호를 타고 쿠바를 공격하는데 참가했던 ‘혁명 1세대’로 지도자의 자격이 있다는 겁니다.

최민석: 피델 카스트로는 개인숭배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쿠바 사람들은 피델을 우상화해서 섬길 필요가 없었지요?

정영: 쿠바에 개인 숭배가 없기 때문에 앞으로 쿠바 사람들이 변화의 희망을 가져볼만 하다는 겁니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 여전히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우상 숭배가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김일성 김정일 교시나 말씀이 아직도 시퍼렇게 살아서 북한주민들을 통제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북한을 가리켜 세상사람들은 “죽은 영혼이 통치하는 땅”이라고 부릅니다.

최민석: 그 말이 지금 북한 실정에 딱 맞는 적절한 표현이네요.

정영: 김일성 김정일의 교시나 말씀 이런 것을 김정은도 마음대로 바꿀 수 없습니다. 이처럼 권력을 자식에게 물려주면 그 정통성 문제 때문에 후계자는 선대들의 교시와 말씀 등을 마음대로 바꿀 수 없습니다. 그만큼 후계자는 자신의 정책을 펴는데서도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리고 다른 점은 무엇이냐? 쿠바가 북한과 다른 점은 핵이 없다는 겁니다. 쿠바의 카스트로는 핵이 없어도 미국의 코앞에서 반세기 이상 최고 통치자로 떵떵거리면서 할말을 다 했다는 겁니다. 쿠바에 핵이 있어서 미국이 치지 못한 것은 아닙니다. 그만큼 핵을 함부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최민석: 북한 주민들이 혹시 아실 지 모르겠지만, 1960년대 초에 구소련이 쿠바로 핵미사일을 전개하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제3차 대전이 임박했다고 세계가 긴장했던 적이 있었지요?

정영: 그때를 ‘까리브 위기’라고 했지요. 당시 미국에서는 존 F케네디 대통령이었는데, 만약에 쿠바에 소련의 핵미사일이 전개된다면 3차 대전이 일어날 것이다. 그래서 미국 정부 관리들 속에서는 이 핵미사일 기지를 선제 공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케네디 대통령은 전쟁없이 이 핵미사일을 빼내기 위해 쿠바 영해에 대한 전면봉쇄 명령을 내립니다. 미국은 항공모함 8척을 배치하고 쿠바 영내로 들어오는 모든 선박에 대한 강제수색 명령을 내리고 만약 불응하는 선박에 대해서는 격침시키라고 초강수를 둡니다.

그러자, 소련의 흐루쑈브(흐루시쵸프)도 미국의 쿠바 봉쇄를 “해적 행위”라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후르쑈브는 미사일 부품과 기술자를 태운 소련 선박에게 핵잠수함 6척의 호위 하에 쿠바로 강행 진입하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이처럼 미국과 소련사이에 핵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결국 미국의 강력한 해상 봉쇄를 뚫을 해군력이 없었던 소련이 먼저 꼬리를 내리고 쿠바로부터 핵미사일을 철수하게 됩니다.

최민석: 결국 케네디 대통령이 전쟁을 막은 게 되었군요.

정영: 그런데 북한에서는 어떤 말이 돌았는가하면 “북한제 미사일이 쿠바에 전개되었다”고 소문이 1980년대에 돌았습니다. 미국을 한방에 불바다로 만들 수 있다고 선전하기 위해 지어낸 것 같습니다. 또 북한 병사들에게는 어떻게 소문을 내는가 하면, “우리가 권총 한발로 미국 땅을 깰 수 있다”는 황당한 거짓말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북한 병사들은 “우리가 정말 그렇게 강한가” 하고 착각할 만큼 선전이 먹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미국 주변에 있는 나라에 우리 무기들이 있으니까, 우리는 미국을 포위한 것이다 그런식으로 아주 오래 동안 거짓말을 하면 믿게 됩니다. 말도 안되는 것 알면서도 믿게 되는 거죠. 자, 이제 피델이 사망했으니 쿠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희망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정영: 쿠바와 북한과는 다른 점이 있지 않습니까, 북한은 우상숭배를 했고요. 전국에 김일성 김정일 동상 연구실 등이 3만 5천개 이상 있다고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쿠바에는 피델의 동상이나 연구실이 없다는 거죠. 그래서 쿠바의 아바나 종합대학 학생들이 피델을 위대한 지도자로 추앙하고 있다는 겁니다.

최민석: 제가 그 나라 학생이라고 해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피델이 자기의 욕망이나 욕심에 따라서 움직인 게 아니라, 순수하게 자기 국민과 자기 조국을 위해서 산거니까 김일성과는 많이 다르다는 거죠.

정영: 지금 북한 정부는 탈북자들의 돈을 막고 있지요. 통제하고 있는데, 쿠바는 정부차원에서 (망명자들의)돈을 받아들이고 국가 자금으로 쓰고, 가족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이런 쿠바 사람들의 희망은 무엇이냐 피델이 사망했으니까, 이제는 새로운 변화를 꿈꿔보지 않을까, 그런 희망이 생긴다는 거죠. 왜냐면 근 반세기 이상 빈곤과 가난의 질곡에서 살아왔는데, 이제부터는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는 겁니다.

최민석: 피델이 가기전에 미국과 수교를 맺은 것이 국민들에게 많은 힘을 준거죠.

정영: 라울 카스트로도 형과 달리 미국에 대해서는 열린 자세를 보였는데요,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국제 회의 석상에서 만나 “오바마 대통령 나 카스트로요”라는 말을 했다고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오마바 대통령이 작년 말에 쿠바를 방문하고 라울 카스트로와 포옹했고요. 라울은 그동안  형의 눈치 보느라 개혁에 주춤했는데, 이제부턴 좀 더 적극적이지 않을까, 그리고 라울의 나이도 올해 85세입니다.

최민석: 라울 카스트로의 나이도 적지 않네요.

정영: 그래서 권력을 2018년에 권력을 후배들에게 넘겨주고 물러나겠다고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권력을 넘겨 받은 후배는 쿠바를 좀 더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지 않을까, 어쨌거나 이 방송을 듣는 북한 주민들은 쿠바 사람들을 부러워 할 것 같습니다. 왜냐면 피델이 죽었고, 라울도 개혁의지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변화가 있겠구나, 하고 말입니다.

최민석: 그렇습니다. 권력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은 피델은 쿠바사람들에게 오래동안 기억되는 지도자로 남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북한 사람들에게는 그런 바램조차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정영기자, 수고했습니다.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