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수준’의 백악관·청와대 조준 동영상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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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남 선전용 매체인 우리민족끼리TV가 19일 한미 양국 군이 최근 벌인 해상 연합훈련인 '불굴의 의지'를 '한반도 정세를 전쟁접경으로 몰아가는 위험천만한 불장난'이라고 비난하면서 백악관과 청와대를 가상으로 조준하는 모습의 영상을 내보냈다.
북한의 대남 선전용 매체인 우리민족끼리TV가 19일 한미 양국 군이 최근 벌인 해상 연합훈련인 '불굴의 의지'를 '한반도 정세를 전쟁접경으로 몰아가는 위험천만한 불장난'이라고 비난하면서 백악관과 청와대를 가상으로 조준하는 모습의 영상을 내보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원희: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 주간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를 다시 한번 뒤집어보는 ‘북한언론의 겉과 속’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민석 기자를 대신해 진행을 맡은 이원희 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 우리가 나눌 주제는 무엇입니까?

정영: 19일 북한 대남선전매체가 운영하는 ‘우리민족끼리 TV’가 미국 대통령 관저인 백악관과 한국 대통령 집무실인 청와대를 가상으로 조준해 격파하는 자극적인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이처럼 언론이라면 지켜야 할 중립성과 객관성을 망각하고, 북한 매체는 도발적이고, 자극적인 영상을 지속적으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왜 이번에도 이런 영상을 전세계에 공개해 비난을 사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이원희: 그야말로 시대의 거울이 되어야 할 북한 언론이 왜 이런 폭력적인 내용을 자제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정영기자, 북한 청취자들을 위해서 매체 내용을 좀더 자세히 소개해주시죠.

정영: 19일 북한 대남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는 한편의 동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이 동영상은 북한이 외부 선전용으로 방송하기 때문에 일반 주민들은 볼 수 없습니다. 또 미국의 수도를 공격하겠다고 하면서도 그걸 미국 인터넷 회사인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에 버젓이 올려놓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 영상을 공개한 것은 내부 용이 아닌 외부용, 즉 바깥세계 사람들이 보라고 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동영상은 한국과 미국 군이 사소한 침략징후라도 보이면 무자비한 핵 선제타격이 가해지고, 이럴 경우 청와대와 서울은 흔적도 없이 초토화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미국의 백악관과 서울의 청와대를 조준하는 것은 언론이 해야 할 일은 아닌 것 같은데요, 청와대와 백악관을 조준경 안에 넣고 격파하는 동영상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월 23일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 이후에도 나타났는데요, 당시 내용을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북한중앙TV녹취: 우리의 눈부신 태양을 감히 가려보려는 자들을 가차없이 징벌해 버릴 것이다.

이원희: 이러한 저질스럽고 공격적인 동영상을 그냥 놔두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미국도 이런 동영상이 미국 서버에 접속하지 못하게 차단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정영: 북한은 미국의 서버를 이용해서, 서버라는 것은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공급하는 회사인데요, 이를 이용해서 체제선전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까지는 그렇다 치고 오바마 대통령이나 박근혜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그것을 북한 매체들이 버젓하게 올리고 있습니다. 한 국가의 중앙매체가 했다고 보기에는 다소 안쓰러운 내용들도 있습니다. 이런 테러적이고 폭력적인 내용들을 올리지 못하게 미국 대통령이 행정명령으로 내릴 수도 있고 미국 의회에서도 법으로 채택해 미국 서버에 북한 매체가 접근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원희: 북한이라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세계적으로 아니까, 그걸 접근하지 못하게 명령까지 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건 그렇고 그러면 왜 북한이 이처럼 자극적인 영상물을 만드는 원인이 무엇입니까,

정영: 북한에서 이런 자극적인 동영상이 공개된 것은 지난 2월23일 최고사령부 중대 성명 이후 입니다.

당시 북한은 1월 초에 4차 핵실험을 단행하고, 2월에는 대륙간탄도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았습니까, 온 세계는 가만 있는 데 먼저 핵실험을 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기 때문에 도발은 북한이 먼저 한 셈이지요.

북한이 핵탄두를 개발해서 그걸 미사일에 실어서 미국 본토나 태평양 군도에 있는 미군기지들을 타격하겠다는 것을 공공연히 내놓고 말합니다. 사실 태평양에 있는 미군기지는 북한만을 위해서 주둔하는 것이 아니고, 중국과 러시아, 북한 등으로부터 아시아 나라들의 보호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북한에만 꼭 위협적인 존재는 아니라는 겁니다.

하지만, 북한이 핵을 미사일에 넣고 거기를 향해 쏘겠다고 하니까, 미국이 가만 있을 수 없지요. 그래서 한미 군 수뇌부에서는 ‘참수작전’이라는 군사적 용어까지 거론하고 있다고 언론에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즉 “핵 단추를 누르기 전에 그 단추를 누를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을 제거해야 한다”는 말이 공론화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그 참수 작전 이야기만 나오면 북한은 백악관과 청와대를 조준 사격하는 동영상을 제작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원희: 북한이 막무가내로 세계 질서를 어기기 때문에 참수작전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게 되었는데요, 그런데 이번 동영상 제작의 계기는 무엇입니까,

정영: 북한이 이번 동영상을 제작해 공개한 것은 지난 12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핵 도발을 감행하면 죽는다’고 경고한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차관보의 발언에 대한 반응으로 보입니다.

러셀 차관보는 12일 기자들의 질문에 “아마도 (북한이) 핵 공격을 수행할 향상된 능력을 가질 수 있겠지만, 그러고 나면 바로 죽는다”고 발언한바 있습니다. 그리고 정확히 김정은 위원장을 지칭한 것도 아닙니다.

미국 고위관리가 이처럼 강도 높게 발언을 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그만큼 북한의 핵을 보는 미국의 시각이 예민해졌다고 불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강도 높은 발언은 중국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6일 미국 워싱턴 디씨에서 진행된 ‘2016 동북아평화협력포럼’에서 중국 칭화대학교 교수 출신 손철(孫哲) 미국 컬럼비아대학 국제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중국 학계나 정치권에서도 ‘김정은 제거’를 하나의 옵션으로 지지하는 발언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중국의 학자나 당국자들은 한국과 미국의 북한에 대한 ‘외과수술식 타격’, 즉 영변 핵단지나 무수단 장거리 미사일 발사대를 정밀 타격하는 데 대해 상관하지 않겠다는 기류가 돈다는 겁니다.

이원희: 그러면 북한이 화가 나서 중국 시진핑 주석의 집무실이 있는 중남해도 조준격파하겠다고 하지 않을까요,

정영: 북한이 미국과 한국에 화나면 백악관이나 청와대를 타격하겠다고 위협하지 않습니까, 마찬가지로 지금 중국에서도 김정은 제거를 공공연히 이야기 하기 때문에 북한이 화가 나면 중국 시진핑 주석이 있는 중남해를 공격하겠다고 공언할 수도 있을지도 관심사입니다.

이원희: 북한이 진짜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정영: 북한은 아직도 중국이 자신들을 전략적 가치가 있다고 보고 있는데, 손철 교수의 발언을 빌면 중국에서도 대북 시각이 변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중국의 한반도 외교정책은 “전쟁도 없고, 핵도 없고, 혼란도 반대한다”입니다. 이런 ‘3No’, 즉 3가지는 안 된다는 게 중국의 한반도 정책입니다.

하지만,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이러한 군사적 도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핵과 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당국자들이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북한이 5차 핵실험을 단행한 다음 북중 관계는 급속히 냉각되었는데요. 그래서 북한은 함경북도 일대에 대홍수가 났지만, 중국에는 손을 내밀지 않았습니다.

이원희: 중국과의 관계가 좋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김정은 위원장이 핵개발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영: 김정은 위원장이 핵개발과 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지도자로서 보여줄 수 있는 게 핵밖에 없다, 즉 할아버지와 아버지도 만들지 못한 핵을 내 대에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어하고요, 북한 주민들 속에서도 김 위원장을 능력 있는 지도자로 믿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핵을 가진, ‘핵을 만든 강력한 지도자’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집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장성택 처형 이후에는 위락시설물 건설도 요즘 북한 경제가 어려워서인지 뜸해졌습니다. 그래서 김 위원장은 내부 주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다 걸고 나섰다는 겁니다.

이원희: 그야 말로 어리석은 선택이고, 어리석은 오판에네요. 언론으로서 공정성과 객관성, 중립성을 지켜야 하는 북한 언론들이 그 어린 지도자를 목숨으로 지키겠다고 자극적인 동영상을 공개한 거네요. 한 나라의 지도자의 들러리가 된 북한 매체, 이곳에 종사하는 기자들이나 편집인들도 자신들의 현재 하는 일에 과연 신바람이 날까요?

정영기자,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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