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계기 북핵외교전 시작…한중 ‘중재역할’ 제한적”

서울-목용재,고영환 moky@rfa.org
2019-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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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홍보물 사이로 한 남성이 지나가고 있다.
6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홍보물 사이로 한 남성이 지나가고 있다.
Shizuo Kambayashi/AP Images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6월 말 세계 주요 20개국 정상들의 회담인 G20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입니다. 이를 계기로 한반도의 관련 주요국들 간의 외교전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이와 관련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다음주에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G20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세계 주요국 정상들이 모이는데요. 먼저 G20 정상회의에 대해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오는 28일과 29일 이틀동안 일본 오사카에서 G20, 즉 세계 주요 국가들 간의 회의가 열립니다. G20 정상회의부터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지난 1999년 9월에 개최된 국제통화기금총회에서 기존 G7과 세계 주요 신흥발전국들이 참여하는 기구를 만드는 것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서 G20 정상회의가 열리게 됐습니다. ‘G’는 영어 ‘그룹(group)’의 머리글자이나 대국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영어의 ‘G’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기존 G7 회원국은 미국, 프랑스, 영국, 독일(도이췰란드), 일본, 이탈리아(이딸리아), 캐나다(카나다)입니다. 여기에 유럽연합(EU) 의장국, 한국, 브라질, 중국, 인도(인디아), 인도네시아, 러시아(로씨야), 사우디아라비아 등 신흥국가 12개국을 더해 G20이라는 국제기구가 탄생한 겁니다. G20은 국제금융의 현안, 특정 지역의 경제위기 재발 방지, 선진국과 신흥시장 간의 협력체제 구축 등 세계 주요 문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일본은 지난해 12월 G20 정상회의 직전 개최국인 아르헨티나(아르헨띠나)로부터 의장국 지위를 물려받았습니다. G20 오사카 정상회의 사무국은 G20을 계기로 양자 회담이 200차례 정도 열릴 것으로 보고 소회의실 20곳을 설치했습니다. G20 회의는 세계 주요 20개국 정상들이 모이는 회의뿐만 아니라 참가국 정상들이 양자, 다자협의를 가지는 세계 주요 외교 무대 중 하나입니다. 참고로 한국은 제5차 G20 정상회의를 2010년 11월 서울에서 개최한 바 있습니다.

목용재: 지금 관심사는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각국 정상들 간의 양자, 혹은 다자 회담에서 어떤 논의가 오갈지 여부입니다. 한반도 관련국들 간의 정상회담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고영환: 오는 28일에서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과 한중 정상회담, 미일 정상회담 등이 예정돼 있습니다. 지난 2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방문을 시작으로 G20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방문까지 한반도를 둘러싼 주요국 정상들의 외교전이 숨 가쁘게 전개된다는 의미입니다. 이를 계기로 다양한 국제적인 문제들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겠지만 북핵 폐기 문제 역시 주요 논의 사안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불과 열흘 남짓 한 이 시기에 미중, 한중, 한미, 북중, 미일 등 나라들이 연쇄적으로 정상회담을 갖게 되는데요. 이 기간은 북핵 문제의 향방을 가늠할 주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북핵 폐기를 위한 미북협상은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미북이 모두 자신들의 기본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으면서 교착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남북과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4강국의 연쇄 접촉과 회담이 꽉 막힌 북핵협상을 어떻게 추동할지 관심이 쏠립니다.

목용재: 위원님께서 언급하셨다시피, 북중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한반도 관련국들 간의 치열한 외교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열린 북중 정상회담의 의미,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부터 이틀간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가졌습니다.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지난해 3월 베이징에서 처음 만나 1차 회담을 가진 바 있습니다. 이어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미북 정상회담을 전후로 2018년 5월에는 다롄에서 2차 정상회담을, 그 해 6월에는 베이징에서 3차회담을 가졌습니다. 올해에는 연초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 김 위원장이 또다시 네번째로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만났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 4차례나 북중 정상회담이 이뤄진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김 위원장이 그동안 얼마나 중국에 매달려 왔는지를 명백하게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북한 지도자가 베이징을 가면 중국 지도자도 평양으로 답방하는 것이 관례인데요. 김 위원장이 짧은 기간 동안 중국을 네차례나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시 주석이 그동안 평양에 한 번도 가지 않은 것은 외교적 결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 시 주석이 평양을 방문한 것은 그러한 결례를 조금이나마 해소하는 측면이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북중 정상 간 만남이 특별히 주목되는 것은 오는 28~29일 열리는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의 미중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목용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을 방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와 관련해 미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목표라는 입장을 강조한 바 있죠. 미국이 이 같은 입장을 강조한 것은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고영환: 시 주석의 평양 방문 소식은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회의를 불과 열흘 남짓 남긴 시점에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사카에서 시진핑 주석과 무역갈등 문제 등 미중 간의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던 상황이었죠. 현재 미국과 중국은 무역문제, 중국 정보통신(IT) 업체인 화웨이와 관련된 첨단기술 문제, 대만·홍콩문제, 남중국해 문제 등으로 강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국가수반의 한 나라의 방문을 위해서는 이에 앞서 외교장관 회담 등 실무진 간의 협의들이 진행돼야 합니다. 그러나 최근 북중 사이에 고위급 접촉이 감지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시 주석의 평양 방문이 급하게 결정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사실 김 위원장이 네차례나 중국을 방문하면서 시 주석이 언제 평양을 답방할지에 대한 전망들이 제기돼왔는데요. 여러 전문가들은 미국과 무역전쟁을 치루고 있는 시 주석이 평양을 방문할 경우 미중 무역 갈등이 더 심화돼 중국이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는 분석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면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북한을 방문한 겁니다. 시 주석의 방북에 대해 미국 백악관은 “우리의 목표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달성”이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에서 ‘우리의 목표’라고 표현한 것은 중국이 대북압박을 유지하고 미북협상을 통해 북한의 FFVD를 달성해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중국에 재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미 국무부는 또 “미국은 우리의 동맹국, 중국을 비롯한 다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과 함께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라는 공유된 목표 달성에 전념하고 있다” 면서 “국제사회는 FFVD가 무엇을 수반하는지, 그 목표를 향한 의미 있는 진전이 어떤 것인지 공유된 인식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정리를 하자면, 미국은 중국에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다른 길로 빠지지 말라고 압박한 셈입니다.

목용재: G20 정상회의를 앞둔 상황에서 북중 정상회담이 이뤄졌습니다. 이렇게 되면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더 낮아진 것 아닌지 궁금합니다. 또 G20을 계기로 남북, 혹은 미북 등 북한 비핵화 당사국들 간의 회담이 재개될 것이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북중, 한미, 한중 정상회담에 뒤이어 남북, 미북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일어날지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저는 한중 정상회담이나 한미 정상회담, 북중 정상회담에서는 각 당사국 간의 관계 발전 문제들이 논의되겠지만 이 회담들에서의 기본적인 의제는 북핵 폐기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도 노르웨이 오슬로 등 최근 북유럽 국가들을 방문한 자리에서 가능하면 6월 말이 되기 전에 남북 정상회담이 진행되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G20 정상회의를 전후해 남북 정상회담, 미북 정상회담이 가까운 시일 내에 진행되는 것은 그 가능성이 낮아 보입니다. 그 이유는 미국은 북핵의 완전한 폐기를 원하고 북한은 일부 핵시설만 폐기하고 핵보유국으로 남아 있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북핵 문제 해결의 핵심적인 국가인 미국과 북한의 근본적인 입장 변화가 아직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한국이나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과 관련해 중재에 나서더라도 그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목용재: 위원님 말씀대로 미국과 북한이 앞으로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반도 당사국들 간의 외교전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가운데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된 진전된 협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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