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녀 임지현 씨, 월북 혹은 납치?

서울-박성우, 고영환 parks@rfa.org
2017-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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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외용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TV가 지난 16일 재입북한 탈북여성 전혜성을 출연시켜 남한 종편TV들의 북한소재 프로그램들이 날조극이라고 비난했다. 사진은 임지현이라는 가명으로 종편에 출연했고, 우리민족끼리 TV에 등장한 전혜성의 모습.
북한 대외용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TV가 지난 16일 재입북한 탈북여성 전혜성을 출연시켜 남한 종편TV들의 북한소재 프로그램들이 날조극이라고 비난했다. 사진은 임지현이라는 가명으로 종편에 출연했고, 우리민족끼리 TV에 등장한 전혜성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탈북 여성 임지현 씨가 북측 매체에 등장해 자신의 남한 생활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남한에서는 임 씨가 월북한 것인지, 아니면 납치된 것인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부원장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박성우: 남한에 정착해 살던 탈북자가 다시 북한으로 넘어간 경우는 여러 번 보도된 바 있죠. 그런데 이번 사안은 좀 특이한 구석이 있어서 좀 짚어보려 합니다. 부원장님, 이번 사안에 대해서 먼저 설명을 좀 해 주시죠.

고영환: 지난 16일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산하 기구인 ‘우리민족끼리’는 탈북했다가 북한에 재입국한 전혜성이라는 여성과의 인터뷰를 방영했습니다. 인터뷰의 제목은 “반공화국 모략 선전에 이용되었던 전혜성이 밝히는 진실”이었습니다. 동영상에 등장한 여성은 자신이 “2014년 1월 탈북했고 지난 6월에 돌아왔다. 지금은 평안남도 안주시에서 부모님과 살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한국에서는 ‘임지현’이라는 가명을 사용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여성은 남한의 한 텔레비전 방송국의 ‘모란봉 클럽’이라는 프로그램과 ‘남남북녀’라는 프로그램에도 출연하여 한국에서 일정한 인기를 끌었던 탈북민이었습니다.

전혜성은 “한국에 가면 잘 먹고 돈도 많이 벌 수 있을 거라고 상상했다”며 “하지만 실제 한국 생활은 술집을 비롯해 여러 곳을 떠돌았지만 육체적, 정신적 고통만 있었다”면서 “돈도 벌고 연기도 하고 싶어 한국 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했다”는 이야기를 기자회견에서 했습니다. 이 여성은 텔레비전 방송에서 한 자신의 발언들에 대해 말하면서 “방송국에서 써준 대본대로 말할 수밖에 없었고, ‘돈 40만원 벌기가 쉬운 줄 아느냐’는 말도 들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한국 돈 40만원은 미국 돈 약 400달러에 해당하고, 한 번 방송에 출연하면 받는 액수입니다.

저도 여러 텔레비전 방송들에 출연하지만 북한 실정을 모르는 한국 작가들이 북한 실상을 생동감 있게 써줄 수도 없고 또 그렇게 하지도 않습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인 한국은 모든 것을 사전에 써서 검열을 받아 텔레비전 방송을 하는 북한과는 전혀 다른 체계를 갖고 있습니다. 결국 이 여성이 북한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들은 사실과 맞지 않는 거죠.

박성우: 한국에서는 과연 이 여성이 자진 월북한 것인지, 아니면 납치된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먼저, 납치된 것 같다는 추정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고영환: 한국의 한 소식통은 지난 18일 “경찰이 전화통화 및 금융거래 등 각종 기록들을 분석해 전혜성이라고 불리는 이 여성이 어떤 경로를 통해 북한에 들어갔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계속하여 그는 “모든 사항을 확인하려면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면서 “대략적인 입북 경위는 며칠 내로 결론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여러 지인들은 “임지현은 경기도 남양주에 머물다 지난 1월에 강남으로 이사했다”고 말했습니다. 강남은 평양으로 치면 동평양 비슷한 곳인데요. 중요한 점은 강남이 한국에서 부유한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이며, 따라서 강남으로 이사 왔다면 돈도 꽤 벌었다는 의미라는 거죠. 이는 결국은 그가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데 별문제가 없었다는 뜻입니다.

소식통들은 임씨가 지난 4월 중국으로 출국했는데, 신변을 정리한 흔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한 소식통은 “집에 남겨진 물건을 보니 특별한 점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값이 나가는 물건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는 의미인데요. 만일 그녀가 한국을 떠날 생각이었다면 그 짐들은 치워져 있어야 했다는 뜻인 거죠.

임씨와 가깝게 지낸 그의 지인 중 한 사람은 “대부분 탈북자는 가족까지 데려오려고 한다”며 “국가보위성 요원들이 이때 중국에서 납치하거나 접경지역에 잠복하면서 찾아낸다”고 주장했습니다. 임씨는 한국 입국 당시 조사 과정에서 조사관들에게 북한에 부모가 생존해 있다고 진술한 바 있고 북한의 선전기구도 그녀가 현재 평남 안주시에서 부모와 함께 머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임씨가 가족을 찾기 위해 중국에 갔다가 납치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저도 그녀가 한국 텔레비전에 나와서 발언하고 행동하는 것을 몇 번 본적이 있고, 임씨가 북한 방송에 나온 후 그가 한국방송에서 한 프로그램들을 다시 찾아서 보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방송들에서 매우 명랑하고 쾌활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북한체제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특히 그녀가 강남에서 살고 있는 집은 월세만 매월 40~50만원, 즉 미화 400~500달러 수준으로 싼 집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한국 방송에서 그녀가 한 발언과 행동이 북한에서 매우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를 그녀가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점, 게다가 개인 짐과 재산도 정리하지 안했다는 사실 등은 임씨가 북한 당국에 의하여 북중 국경에서 납치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보여준다고 판단합니다.

박성우: 반면에 임지현 씨는 원래부터 북측 공작원이었던 것 아니냐는 추정도 있습니다. 이런 시각에 대한 부원장님의 의견도 궁금합니다.

고영환: 임씨의 북한 재입북 사건을 조사중인 한국 경찰도 그녀의 납북 가능성과 함께 자발적으로 북한에 다시 들어갔을 가능성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물론 북한 보위성이 탈북자들 속에 간첩을 섞어 한국에 침투시키는 사례가 일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간첩들은 한국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지도 않고 북한의 정치체제, 특히 김정은에 대한 비판도 하지 않으며, 조용히 간첩 임무를 수행하다가 한국 경찰에 체포되거나, 혹은 잡히기 직전에 개인 물품과 돈이 들어 있는 계좌들을 싹 정리하고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도망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저는 그녀가 자발적으로 북한에 들어갔다기보다는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주었는데 중간에서 누가 가로챘고,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혹은 북한에 있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 북중 국경에 갔다가 보위성에 의해 강변에서 납치되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봅니다. 그녀의 지인들도 임씨가 중국을 자주 오갔고 한번 가면 1~2주씩 중국에 있었다며 "임씨가 평소 북한 가족들에게 매달 송금해왔는데 돈 배달 사고를 해결하려 중국에 간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박성우: 현황을 좀 살펴보죠. 남한에 정착했다가 월북한 탈북자가 몇 명이나 됩니까? 그리고 왜 이런 일이 자꾸 발생한다고 보시나요?

고영환: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한국에 입국한 31,000여명의 탈북자 중 재입북해 북한 선전방송에 등장한 인물은 도합 25명이고 이들 중 5명은 또다시 탈북해 한국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실제로 어떤 탈북자의 경우는 2년 반 동안 탈북, 입국, 재입북, 재탈북, 재입국 과정을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탈북자들이 재입북하는 이유는 여러가지입니다. 일부는 한국에서의 정착이 힘들어서, 일부는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들이 보고싶어 한다는 보위성의 회유가 있어서, 일부는 북한에 있는 잔여 가족을 데리러 오기 위해서, 일부는 북중 국경지역에서 북한에 남겨놓은 가족을 만나러 갔다가 북한 당국에 의해 납치당해 강제로 재입북하게 되는 겁니다. 북한 당국의 말을 믿고 북한으로 돌아간다고 해서 안전을 보장받을 수는 없고, 실제로 보위성의 말을 믿고 재입북했다가 반역자로 낙인찍혀 수용소나 교화소로 잡혀가는 경우가 상당수 존재합니다.

탈북했다가 북한에 들어간 후 다시 한국으로 탈북을 하는 이유는 한국에서는 자유로운 생활과 의식주가 해결되기 때문입니다. 제가 직접 탈북했다가 북한에 다시 들어가고 또다시 재탈북을 한 사람을 만나 왜 그런 행동을 하였느냐고 물으니 “북한에서는 겨울에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할 수가 없어서였다”고 말했습니다. 한 번 자유를 맛본 사람은 그 맛을 잊지 못합니다.

박성우: 현재 경찰이 임 씨가 월북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하니까요. 그 결과부터 기다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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