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주와 김재룡 약진의 의미

워싱턴-전수일, 강철환 chuns@rfa.org
2019-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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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는 14일 김정은 위원장의 국무위원장 추대를 경축하는 '중앙군중대회'가 13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됐다며 녹화 실황을 방영했다.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맨 왼쪽), 김재룡 내각총리(왼쪽 두 번째),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왼쪽 세번째), 박봉주 당 부위원장(맨 오른쪽) 등 주석단에 오른 간부들이 박수치는 모습.
북한 조선중앙TV는 14일 김정은 위원장의 국무위원장 추대를 경축하는 '중앙군중대회'가 13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됐다며 녹화 실황을 방영했다.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맨 왼쪽), 김재룡 내각총리(왼쪽 두 번째),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왼쪽 세번째), 박봉주 당 부위원장(맨 오른쪽) 등 주석단에 오른 간부들이 박수치는 모습.
연합뉴스

매주 화요일 북조선 내부의 소식과 정보를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진행에 전수일입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사건, 사고, 동태, 동향에 관한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청취자 여러분에게 전달하고 설명할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와 이 시간 함께 합니다. 북한전략센터는 북한 내부의 민주화 확산사업과 한반도 통일전략을 연구하는 탈북자 단체입니다.

전수일: 이번 제 14기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무위원회 지도부 세대교체가 주목 받고 있습니다. 특히 박봉주 내각총리가 당 부위원장으로 승진하고 김재룡 자강도당 위원장이 내각 총리로 올랐습니다. 경제를 책임지는 인물들이 이렇게 약진한 데는 어떤 배경이 있을까요?

강철환 대표: 북한 경제는 백약이 무효라는 말처럼 대책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등소평처럼 과감한 결단으로 정치 체제를 개혁하고 그 기초하게 개혁, 개방으로 나가는 것 외에는 답이 없는 상태입니다. 김정은 집권 이후 경제관료로 장기 집권한 박봉주는 현재 북한 경제가 완전하게 파괴될 정도로 악화됐지만 그 책임을 지지 않고 오히려 당 부위원장으로 승진한 것입니다. 저희 북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 내 엘리트- 고위 간부들은 박봉주가 북한 경제를 하나도 제대로 살리지 못했는데 처벌받기는커녕 당으로 옮겨가 김재룡의 내각 경제를 지도하는 처지에 선 것에 대해 의아함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체제유지를 위해 경제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닌가 생각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전. 북한에서 경제관료는 임명되는 순간 칠성판을 지고 산다는 말이 있을 만큼 위태로운 자리 아닙니까?

강. 그렇습니다. 북한에서 경제관료직은 저승사자를 부르는 자리로 알려져 있습니다. 항상 목숨 자체가 위태로운 관직으로 누구도 가고 싶어서 하지 않는 자리입니다. 실제로 경제관료치고 제명에 죽은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로 피해가 컸습니다. 그 이유는 경제를 살리는 길은 있지만, 그 길을 막고 묘안을 내서 경제를 살리라고 강요하는 지도자들의 횡포 때문입니다. 과거에 김달현 내각 부총리가 흥남 비료 공장에 내려갔을 때 이 공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일억 달러의 장비 현대화를 위해 투자되어야 한다고 김정일에게 제안했다가 사상투쟁 무대에서 그를 괴롭혀 결국 자살하게 했습니다. 일억 달러를 투자해 흥남 비료공장을 현대화했더라면 1990년대 후반에 농사가 망해서 수백만이 아사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1997년에는 식량난의 책임을 지고 노동당 농업담당 비서인 서관히가 미제의 고용 간첩이라는 어마어마한 죄를 뒤집어쓰고 처형을 당했습니다. 김정일은 수백만이 아사하자 그 책임을 서관히에게 돌리기 위해 무리하게 그를 처형했습니다. 2009년 화폐개혁 실패의 책임지고 노동당 재정계획부장 박남기와 그 수하들이 처형당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건입니다. 장성택 사건도 결국 중국식 개혁으로 북한을 변화시키려는 과정에서 김정은과의 충돌로 생긴 문제로 볼 수 있습니다. 경제문제에 문외한들인 김씨 지도자들은 항상 경제가 망가지고 문제가 생기면 부하들에게 전가해 그들에게 책임을 지우고 자신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전. 박봉주 전 내각 총리는 어떻게 노동당 부위원장으로 발탁이 됐다고 봅니까?

강. 2012년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 경제문제를 살리기 위해 모든 경제학자, 현장 전문가, 기업인들이 모두 모여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을 지시가 내려옵니다. 중국식 개혁 경제개혁이 포함되어도 문책하지 말라는 김정은의 특별지시가 내려와 젊은 층들을 중심으로 드디어 경제개혁을 할 때가 왔다고 희망을 품으며 경제를 살리는 제안들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부모세대는 이 경제발전 논의가 매우 위험한 요인을 가지고 있음을 간파하고 절대로 중국식 개혁은 말도 꺼내지 말라고 자식들에게 조언합니다. 하지만 젊은 학자들과 경제 관련 전문가들은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치면서 최종적으로 내린 결론은 중국식 경제개혁이라는 답을 내놓게 됩니다. 나이 든 세대들은 자녀세대의 이런 제안에 대해 우려하지만 젊은 세대들은 솔직하게 현재 경제 상황을 반전시키는 길은 중국식 개혁밖에 없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결국, 이런 주장을 한 젊은 경제학자들과 현장 전문가들은 모두 정치범으로 내몰리거나 한직으로 내몰려 피해를 보게 됐고 어른세대의 예측대로 김정은 정권은 본질이 변하지 않는 정권임을 다시 한번 각인되는 계기가 된 것입니다. 박봉주는 2013년 내각 총리를 맡으며 북한식 경제발전 모델을 내놓는데 그것이 김정은의 마음에 쏙 들어간 것입니다. 그것 때문에 그는 장기간 자리를 지킬 수 있었고 북한 경제발전의 성과 여부를 떠나 평가를 받은 것입니다.

전. 그렇다면 북한식 경제발전 모델은 무엇입니다. 일각에서는 베트남 경제 방식이라는 주장도 있던데요.

강. 북한식 경제모델은 중국식도, 베트남 식도 아닙니다. 그야말로 북한식 모델입니다. 북한식 모델은 계획경제의 틀 속에서 하부구조에서의 시장화를 가속화시켜 생산량을 증가시키는 방법입니다. 시장경제는 수요와 공급이 시장에서 결정되고 경제주체는 분명한 이익이 발생해야 합니다. 작은 구멍가게든, 규모 있는 회사든 이윤이 나야 하고 부가 창출되지 않으면 결코 시장화는 가속화될 수 없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시장모델로 하부구조에서 생산량이 증가해도 그 소득이 계획경제 모델로 매겨지면 소득에 대한 세금을 매길 수 없고 결국 국가재정은 제대로 측정될 수도 없고 추징될 수도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실제로 북한 내각은 시장에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한 세금징수와 같은 것이 없어 국가재정은 텅 빈 상태이고 공무원들의 월급도 계획경제의 소득으로 매겨지는 결과이다 보니 시장에서는 쌀 1kg도 못사는 봉급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북한식 경제모델 때문에 시장은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고 국가 경제는 더는 몰락할 바닥이 없을 만큼 심각하게 망가진 상태입니다.

전.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을 최근 수차례 방문하면서 중국식 모델을 요구하는 중국에게 북한식 경제모델을 설명했다고 하는데 그 반응은 어떻습니까?

강. 시진핑 주석은 김정은 위원장의 경제지원 요청에 대해 중국식 경제개혁이란 조건을 걸고 그 결과에 따라 중국 자본의 북한진출을 허용할 수 있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은 북한에 대해 일관되고 강력하게 중국식 경제개혁을 한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중국식 모델은 이미 성공했고 인민들의 삶을 굶주림에서 벗어나게 했습니다. 상당한 자유도 허락된 상황이기 때문에 중국식 경제모델은 같은 사회주의 이념 국가에서 북한이 못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고 중국은 생각합니다. 하지만 북한은 중국식 모델은 수령 우상체제를 무너뜨리는 가장 위험한 개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이 중국식 경제개혁을 실행할 때 권력을 분산시키는 집단지도체제를 형성했고 그 정치개혁의 기초로 경제개혁을 시도할 수 있었습니다. 북한도 중국식 개혁을 하려면 수령중심의 우상체제에서 집단지도체제로 권력을 바꿔야 가능하므로 김씨 지도자들은 자신 가문의 대대손손 권력유지를 위해 한사코 중국식 개혁을 저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 그렇다면 김재룡 자강도당 위원장의 내각 총리 임명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강. 김재룡 자강도당 위원장이 북한 경제를 총괄하는 내각 총리가 된 것은 ‘자강도 정신’으로 불리는 고난의 행군을 극복하는 적임자로 그를 내정했기 때문입니다. 경제를 살리는 총리가 아니라 제2의 고난의 행군을 극복하는 총리가 필요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전: 강 대표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내부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여러분께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지금까지 탈북자단체 '북한전략센터'의 강철환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같은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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