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전통적 친선국가들과 정상외교 강화할 것”

서울-목용재, 고영환 moky@rfa.org
2019-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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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담 후 건배를 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담 후 건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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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번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로씨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부터 한국, 미국, 중국 등 한반도 문제의 주요 당사국 정상들과 연이어 회담을 벌이고 있는데요.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 로씨야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습니다. 북러 정상회담은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에 열려 더 주목받았는데요. 이번 북러 정상회담, 어떻게 보셨습니까?

고영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러시아를 방문했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하기 전 러시아의 국경도시인 하산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러시아측 관계자들에게 “러시아 방문은 오랫동안 꿈꿔왔던 일”이라면서 “내가 나라를 이끈 지 7년이 흘렀는데, 이제서야 러시아에 올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러시아 땅을 밟게 돼 기쁘다. 이번 방문이 마지막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5일 오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단독회담과 확대회담을 진행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단독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전 세계의 초점이 조선반도 문제에 집중돼 있다”며 “한반도 정책을 평가하고 서로의 견해를 공유하고 또 앞으로 이를 공동으로 조정, 연구하는 데 있어 아주 의미 있는 대화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회담에 이은 공식연회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긴장 완화와 동북아 지역 전체의 안보 강화를 위한 협력을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한반도 문제의 정치·외교적 해결 진전에 기여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뒤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 비핵화를 위해 북핵 6자회담도 대북 안전보장의 맥락에서 수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유엔 대북제재에 따라 올해 말까지 모두 철수해야 하는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들의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습니다. 김정은의 이번 러시아 방문에서 특이한 점은 단독, 확대회담 이후 두 나라 사이의 공동성명이나 공동보도문이 발표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김 위원장의 첫 러시아 방문이 그렇게 큰 성과는 거두지 못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목용재: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이번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어떤 목표를 달성하려 했다고 보십니까?

고영환: 저는 이번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다음과 같은 목표들을 실현하기 위해 이뤄졌다고 봅니다. 첫째는 현재 북한 비핵화 국면에서 단계적, 동시적 해결을 요구하고 있는 북한의 주장에 대한 러시아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한 방문이었다는 겁니다. 미국이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핵의 완전한 폐기를 요구하자 회담이 결렬됐는데요. 이에 따라 북한은 자신들이 주장해 온 북핵의 단계적 해결 방안을 지지해 줄 우군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둘째로는 북한에 대한 유엔의 대북제재를 해제하는데 러시아의 협조가 필요했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북한이 유엔과 미국 등으로부터 부당한 제재를 받고 있으니 러시아가 대북제재를 해제하는데 도움을 달라고 요구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셋째는 김정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과 만남으로써 미국과 중국에 각각 외교적인 신호를 보내려는 목적으로 북러 정상회담에 참여했다고 봅니다. 미국에는 미국이 계속해 압박하면 북한은 러시아를 가까이함으로써 북러가 미국에 공동으로 맞설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입니다. 또한 중국에는 중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풀지 않고 경제적 압박을 계속한다면 북한은 중국을 버리고 러시아와의 공조를 강화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입니다. 넷째는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경제적 지원문제가 논의됐을 것으로 봅니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식량지원, 원유지원 문제 그리고 현재 러시아 전역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근로자들을 추방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러시아에는 적어도 1만 명 이상의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데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의하면 이들 전원이 러시아에서 올해까지 나가야 합니다. 그들이 러시아에서 추방되는 경우 북한 외화벌이에 큰 타격이 예상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러시아의 경제사정도 좋지 않아 북한을 크게 도와줄 입장이 아니라는 겁니다.

목용재: 북러 정상회담 직전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러시아를 방문했었죠. 북러 정상회담 당일에는 한국과 러시아 간 고위급 안보협의도 열렸습니다.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들 관련국들이 어떤 논의를 벌였다고 보십니까?

고영환: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24일 북러 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언론의 요청에 “미국과 국제사회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라는 동일한 목표 달성을 위해 전념하고 있다”며 “전 세계가 집중하는 것은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약속”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 18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모르굴로프 외무차관과 회담을 갖고 북한 비핵화 문제를 논의한 바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이토록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에 신경 쓰는 것은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의 주요 목적 중 하나가 국제적 대북제재 공조에 균열을 내려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으로선 이른바 ‘러시아 구멍’을 막아야 합니다. 한편 한국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5일 니콜라이 파트루쉐프 러시아 연방안보회의 서기와 청와대에서 한러 고위급 회담을 가졌습니다. 북러 정상회담을 전후해 미국과 한국이 이렇게 바쁘게 움직이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하고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러시아가 국제제재의 일부를 허물어 북한이 비핵화 과정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을 막기 위한 외교적 행보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목용재: 김영철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이번 방러 수행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도 관심을 끌었습니다. 김 부위원장이 비핵화협상의 전면에서 물러났다고 해석해도 될까요?

고영환: 한국의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 24일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최근 해임되고 대남통으로 알려진 장금철 통전부 부부장 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이 통전부장으로 전격 교체된 사실을 국가정보원이 보고했다고 말했습니다. 김영철은 김 위원장의 이번 러시아 방문 수행자 명단에서도 빠지고 김정은 위원장 환송행사에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김영철이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 11일 북한 최고인민회의 직후 통전부장에서 물러난 것으로 평가합니다. 한국 국회 정보위의 한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김영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북러 정상회담 환송 행사에서도 빠진 것을 감안했을 때 북한의 비핵화 관련 라인, 정책선상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했습니다. 저는 앞으로는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등이 대미관계를 맡고 장금철 통전부장이 대남 정책을 맡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목용재: 지난해부터 김정은 위원장이 적극적인 정상외교를 벌이고 있습니다. 올해만 벌써 세 번째인데요. 북러 정상회담 이후 김 위원장의 행보,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고영환: 지난해부터 김정은 위원장은 중국을 네 번, 베트남, 윁남을 한 번, 싱가포르를 한 번 방문한 데 이어 이번에는 러시아를 방문했습니다. 저는 김정은 위원장이 친선국가들인 러시아, 중국과의 정상외교를 강화해 전통적인 지지기반을 다져 나갈 것으로 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조만간 평양을 방문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북한은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의 친북국가 정상들을 평양에 초청해 외교적 지평선을 넓히고 경제적 지원도 이끌어 내는 정상외교를 추진해 나갈 것으로 전망합니다.

목용재: 북한 매체들은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자력갱생’을 유독 강조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제재해제에 집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자력갱생을 재차 강조했고요. 이번 북러 정상회담도 이 같은 움직임의 일환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국제사회는 북한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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