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실조 병사 아들에게 부모 송금 늘어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7-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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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실조로 병원에 후송 중인 건설 전문 부대 공병들.
영양실조로 병원에 후송 중인 건설 전문 부대 공병들.
사진 제공–아시아프레스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북한의 군부대마다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린 병사가 늘고 있는 가운데, 자녀에게 쌀이나 현금을 보내는 부모가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군대에 간 자녀를 둔 부모들의 절반이 현금을 보내기도 하는데요, 점점 관례화되는 모습입니다.

많이 제도화된 것 같습니다. 당연히 부모들 사이에서 정보 교환을 할 테고, 어떻게 하면 자녀에게 식량이 순조롭게 전달되는가, 부모 입장에서 연구하죠.

부모들이 군관의 집에 쌀이나 현금을 맡겨놓으면, 자녀가 이를 통해 배고픔을 해결하는데요, 부모의 도움을 받은 자녀는 다른 병사보다 영양실조에 걸릴 확률이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와 함께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으로 꾸며봅니다.

- 1~3개월마다 정기적으로 부대 방문하는 부모 늘어

- 군관을 통해 쌀이나 현금 전해주면 아들 병사는 배고픔 해결

- 북부 일부 지역, 돈을 보내주는 가족 50%

- 쌀∙현금 전해주는 명목으로 수수료 챙기는 사람 있을 수도


7월 중순인 오늘날에도 북한 군대의 식량 사정이 전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아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이 직접 면회를 가거나 돈을 보내는 일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 사정을 취재하는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취재협력자의 말을 인용해 군부대에서 영양실조에 걸린 병사가 집으로 돌아오는 일이 속출하고 있으며 과거에는 비교적 상황이 좋았던 국경경비대에도 허약한 병사가 정말 많다고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특히 국경경비대의 경우 과거에는 밀수나 월경 등을 눈감아주고 뇌물을 받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국경경비가 강화되고 심지어 전기 철조망까지 등장하면서 모든 것이 불가능해지자 식량을 살 수 있는 수입이 급격히 줄어든 겁니다.

이 때문에 요즘 국경경비대가 주변 민가에서 외상으로 음식을 먹고, 돈을 제때 값지 못해 부대와 주민 간 마찰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북한 인민군의 식량 사정이 개선되는 움직임이 안 보이고, 국경 지역은 경비가 강화되면서 국경경비대 병사들의 상황이 많이 악화됐습니다. 이전에 국경경비대는 아주 좋은 곳으로 배치받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수입이 괜찮았습니다. 뇌물을 받고 밀수나 월경을 눈감아줄 수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요즘은 거의 밀수가 막혔습니다. 영향이 국경 경비대 병사들에게 나타나고 있다는 거죠.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군 복무 중인 자식의 굶주림을 걱정해 매달 면회를 가거나 돈을 보내는 부모들이 늘고 있는데요, 여유가 있는 집은 한 달에 한 번, 그렇지 않은 부모는 3개월에 한 번 정도 부대에 면회를 가며 군관, 즉 장교나 민간인의 집을 정해 놓고 쌀이나 속도전가루 등을 맡겨두면 아들 병사가 배고픔을 해결하는 식입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관례화됐다는 점인데요, 북부 국경지방에 사는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자신의 지역에서도 면회를 가는 사람은 약 10%, 돈을 보내주는 가족은 50% 정도로 적지 않은 비율입니다. 아무리 형편이 좋지 않아도 돈을 보내려는 부모들이 많다는 건데요,

[Ishimaru Jiro] 많이 제도화된 것 같습니다. 당연히 부모들 사이에서 정보 교환을 할 테고, 어떻게 하면 자녀에게 식량이 순조롭게 전달되는가? 를 부모 입장에서 연구하죠. 첫째는 군관의 집에 식량을 보관하는 방식으로 먹을 것을 보내는 방법, 둘째는 현금을 보내면 자녀가 이를 찾아서 장마당에서 먹을 것을 사 먹는 식이죠. 또 부대 안이나 주변에서 이익을 얻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부모들을 상대로 송금이나 식량을 받는 장사도 생기지 않을까? 생각도 해봤습니다.

부모가 식량이나 돈을 보내주는 자녀는 다른 병사에 비해 영양실조에 걸릴 확률도 낮아지는데요, 중국 돈 100~200원이라도 보내면 두부든, 속도전가루든 이를 사 먹는 병사가 영양실조에 걸리지 않는다고 ‘아시아프레스’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이시마루 대표는 부모가 보낸 식량이나 현금의 경우 자녀에게 전달해준다는 명목으로 군관이나 상급자 등이 수수료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측했는데요,

[Ishimaru Jiro] 아직 확실히 조사는 안 됐지만, 북한 사회가 황금만능주의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공무원이나 관리들은 뇌물을 받으려 하고, 군관들도 국가에서 주는 월급으로 못 사니까 부모들이 보내는 식량과 돈에서 조금이라고 수입을 만들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당신 자식에게 줄 돈이나 식량을 보관해 주겠다고 약속하고 수수료처럼 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 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나라에서든 군대는 해당 국가가 책임집니다. 하지만 북한 군대의 열약한 식량 사정 하나만 보더라도 김정은 정권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북한의 재정난, 식량난으로 병사들의 영양 상태를 보장해주지 못하는 책임을 그 부모가 고스란히 부담하고 있는 오늘날 현실은 김정은 정권의 무능력을 보여주는 부인할 수 없는 사례가 되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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