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지금도 영양실조에 걸려 돌아오는 병사 많다”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7-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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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실조로 병원에 후송 중인 북한 건설 전문부대 공병들.
영양실조로 병원에 후송 중인 북한 건설 전문부대 공병들.
사진-아시아프레스 제공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북한에서 비교적 대우가 좋다고 알려진 공동경비구역의 병사가 남쪽으로 귀순하다 총상을 입고 치료를 받았는데요, 소장에서 옥수수 알갱이와 수십 마리에 달하는 기생충이 발견돼 북한 군대의 열악한 영양상태가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주민 사이에서는 이 같은 현실은 이미 상식이 됐는데요.

“옥수수와 벼농사 수확이 끝난 상태인데, 그럼에도 영양실조에 걸려 집으로 돌아온 병사가 많고, 허약에 걸리고 몸이 약해서 싸울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는 말도 했더라고요.”

북한 전역에서 군 복무를 하는 병사 중에는 영양실조에 걸려 집으로 돌아오는 사람이 많지만, 북한 당국과 군부대 자체적으로 이를 개선할 능력이 전혀 없습니다. 북한 군대의 총체적 난국’은 바로 북한 군대의 영양실조에서 시작되는데요, 북한 주민이 전하는 군대의 영양실조 상태를 다시 들어봅니다.

- 북 주민 “북한 군대 영양실조는 상식”

- 남부지방 복무 군인 중 영양실조로 되돌아온 병사 많아

- 강원도∙황해도 배치는 영양실조 걸리러 가는 것

- 수확기 끝났어도 여전히 영양실조 만연

- 당국도 군부대도 병사의 식량 책임지지 못해

지난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남쪽으로 귀순하다 총상을 입고 치료 중인 북한 병사의 영양과 위생상태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170cm가 채 안 되는 키에 60kg의 깡마른 체구, 하지만 더 충격적인 것은 병사의 소장 안에서 발견된 옥수수 알갱이와 수십 마리에 달하는 기생충이었는데요, 그동안 북한 병사의 영양 상태가 매우 안 좋다는 사실은 잘 알려졌지만, 상대적으로 대우가 좋은 공동경비구역의 병사마저도 옥수수를 끼니를 때우고 수십 마리의 기생충이 몸 안에 서식한다는 내용은 많은 사람을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Ishimaru Jiro] 제가 놀란 것은 수술해 봤더니 배 안에서 소화가 잘 안 되는 옥수수가 나왔다는 것, 영양 상태가 좋지 않다는 말이었습니다. 이 병사가 하급 병사라 해도 공동경비구역에서 근무하는 군인이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대우는 받았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영양 상태가 안 좋고 옥수수까지 나왔다고 하니까 제가 생각한 것보다 대우가 안 좋다고 느꼈어요.

하지만 북한 주민 사이에서 북한 군대의 영양실조는 상식이 된 지 오래인데요.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17일 접촉한 취재협조자도 “군대에 갔다가 영양실조에 걸려 돌아온 병사가 주변에 많다”고 소개했습니다.

이 취재협조자는 “자신의 동네에도 4명의 군인이 영양실조에 걸려 돌아왔는데 한 명은 탈영해 군관이 데리러 왔고, 나머지는 영양실조와 결핵에 걸려 감정 제대(의가사 제대)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남부지역에서 복무한 병사들로 특히 강원도와 황해도 지역 2군단에 배치되는 것은 아예 “허약, 즉 영양실조에 걸리러 간다”고 말하는 실정인데요, 휴전선 인근에 많은 병사를 배치하지만, 그만큼 식량을 충분히 공급할 능력이 없다 보니 영양실조에 걸린 병사가 많다는 겁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휴전선 부근에는 당연히 군대 수가 많지 않습니까? 농장에서 생산하는 양과 비교해 군대의 인원수가 많으니까 그 지방의 부담이 크고, 지방에서 생산하는 농작물 중에 군대의 병사에게 가는 양이 적을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특히 강원도 휴전선 부근, 황해남도 바다 휴전선 부근에는 당연히 북한에서도 군대를 많이 배치하고 있을 텐데 그만큼 식량을 보충해야 하지만, 정부가 군부대에 공급하는 식량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부족한 식량 분에 대해서는 부대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지만, 이마저도 능력이 없는 부대의 병사들은 굶주릴 수밖에 없습니다.

또 부모들이 군대에 있는 자녀에게 돈과 음식 등을 보내기도 하지만, 이는 일부 병사에 불과할 뿐, 일반 서민의 자녀는 꿈도 꾸지 못합니다.

최근 양강도 혜산시에 사는 취재협조자도 “요즘 근무환경이 괜찮다는 경비대 군인 가운데에서도 영양실조에 걸린 사람이 많다”라며 “특히 강원도와 황해도 등 남부 지역에서 복무하다 돌아온 병사 중에 영양실조에 걸려 돌아온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대열을 지어 이동하는 병사들을 보면 1/3가량은 영양실조에 걸린 것 같다는 건데요, 북한 주민은 이 같은 군대로 전쟁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관련 기사)

[Ishimaru Jiro] 최근 일반 군인의 영양 상태가 어떤지 질문했습니다. 그랬더니 다른 협조자와 똑같은 말을 하더라고요. 옥수수와 벼농사 수확이 끝난 상태인데, 그럼에도 영양실조에 걸려 집으로 돌아온 병사가 많고, 허약에 걸리고 몸이 약해서 싸울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는 말도 하더라고요. 이런 증언은 봄부터 계속 나왔던 말인데, 수확 시기가 지나서도 그렇다는 것, 또 북한 사람들 사이에서 비슷한 반응이 계속 나온다는 것은 이 상황이 확실하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직접 이시마루 대표를 만나 나눈 대화에서도 북한 주민이 전하는 북한 현주소의 일 순위로 ‘총체적 난국에 빠진 북한 군대’를 언급했는데요, (관련 기사)

감소한 인구 탓에 군대 구성 자체가 어려운 데다 영양실조로 군 복무 회피가 만연하고, 부정부패는 만연한데 군대 내 기강해이까지 심각해 한 마디도 북한 군대는 매우 심각한 상태라는 것이 이시마루 대표의 지적이었습니다.

총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는 귀순 용사를 통해 다시 한번 북한 군대의 열악한 상황이 세상에 알려졌는데요, 북한 당국이 대외적으로 군사 강국의 이미지를 과시하고 언제든지 전쟁을 치를 능력이 있다고 선전하지만, 핵과 미사일 실험에만 전념하는 북한 당국의 정책에서 군대의 기본적인 인권은 여전히 뒷순위로 밀려있는 것이 오늘날 북한 군대의 현실입니다.

[Ishimaru Jiro] 종합적으로 말하면 김정은 정권에서 일반 병사뿐 아니라 휴전선 가까이 배치된 군인을 먹여살리는 것이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보다 우선순위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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