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요 공업부문의 정면돌파전 강력촉구”

서울-오중석, 이현웅 ohj@rfa.org
202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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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첫 현지지도 일정으로 평안남도 순천시 순천인비료공장을 찾았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 7일 보도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 캡처로, 김 위원장 뒤로 '자력갱생'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이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첫 현지지도 일정으로 평안남도 순천시 순천인비료공장을 찾았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 7일 보도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 캡처로, 김 위원장 뒤로 '자력갱생'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이 보인다.
/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노동신문 1월 13일자 1면에 수록된 “주요 공업부문에서부터 정면돌파전의 불길을 세차게 일으키자”라는 사설입니다. 이 사설은 인민경제 선행 및 기초공업부문에서 겹쌓인 난관을 정면돌파하고 생산적 앙양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1956년 12월 전원회의의 결정관철을 위한 ‘투쟁의 나날’을 상기하고, 천리마대고조시기의 정신과 기백으로 사회주의강국건설의 활로를 열어나가자고 촉구했습니다.

오중석: 북한은 지난해 12월 말에 개최된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정면돌파전”을 올해 투쟁구호로 결정하고 정면돌파전의 기본전선은 경제전선이라고 밝힌바 있습니다. 이번 사설은 경제분야에서도 ‘주요 공업부문’의 정면돌파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관련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사설은 “경제전선은 자력갱생과 제재와의 치열한 대결장”이 되며, “주요 공업부문은 그 전초선에 서 있다”고 하여, 금속, 화학, 전력, 철도운수와 같은 인민경제의 선행 또는 기초공업부문의 획기적인 생산성 증대만이 ‘북한체제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는 절박한 사정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요 공업부문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요인으로 ①수입에 매달리는 현상, ②현실과 동 떨어진 계획작성 및 시달, ③아래단위에 대한 장악력 부재를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고방식의 정면돌파전 지시는 북한 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을 무시한 잘못된 진단에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북한 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은 김일성시대부터 지속되고 있는 ‘군수산업 위주의 중공업정책”에 있습니다. 금속, 화학, 전력, 철도운수 부문이 모두 군수산업위주로 육성되어 있기 때문에 인민경제를 발전 시킬 수 있는 소비재공업과 민수산업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인민경제의 선행부문에서 “생산활성화 문제”를 경제문제가 아니라 “우리 식 사회주의가 승리하는가 그렇지 못하는가가 판가름나는 심각한 정치적 문제”라고 선전했습니다. 북한 통치세력들이 엄연한 경제적 문제를 정치적 문제로 강변하고 있는 행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 통치세력들은 주요 공업부문의 생산성 저조와 발전저해가 북한 경제의 낙후성과 구조적 결함, 경제에 대한 철통 같은 정치우위논리, 자력갱생, 집단주의, 중앙계획경제와 같은 사회주의폐쇄경제체제에 따른 것임에도 불구하고, 엉뚱한 곳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이번 사설은 그 원인을 ①적대세력들의  제재압박, ②국가경제기관들과 일군들의 지도관리 부실, ③일군들의 낡은 사상관점과 일본새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 보니 엉뚱한 대책들만 내놓고 있는 데요, ①남에 대한 의존심과 수입병, 본위주의와 특수화, 무능력과 무책임성을 뿌리뽑고, ②부족한 원료와 자재는 과학기술의 힘으로 해결하며, ③당 조직들이 경제사업에 대한 정책적 지도를 짜고 들고, ④전 국가적으로 주요 공업부문을 적극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설비노후, 에너지와 원자재 고갈, 경제발전에 절대 필요한 외자와 기술유치라는 선행조치들을 전면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대책들은 중병을 앓고 있는 북한 경제에 대한 ‘올바른 처방전’이 될 수 없습니다. 사회주의폐쇄경제체제를 하나 하나 해체하는 개혁개방정책을 심도 있게 전격적으로 단행하는 길만이 북한경제의 살길입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북한의 주요 공업부문에서 정면돌파전을 전개하는 데 있어서 “1956년 12월 전원회의의 결정관철을 위한 투쟁의 나날들”을 회상하며, 그 당시정신과 기백으로 무장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1956년 12월 전원회의 결정관철 정신과 기백을 거론한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김일성의 최대 정치적 위기는 1956년 ‘8월 종파사건’이었습니다. 8월 종파사건은 반(反)김일성세력이 김일성의 중공업우선정책에 반대하는 ‘노선투쟁’의 형식을 띄고 전개되었지만, 실질적으로는 김일성의 독재정권에 정면 도전한 권력투쟁이었습니다. 절체절명의 실각위기에 몰린 김일성은 반대파를 가까스로 제압하고 그 해 12월 전원회의를 열여 반대파 숙청과 함께 중공업우선정책의 당(黨)적 정당화 조치를 강구함으로써, 향후 ‘권력투쟁’ 여지를 아예 차단해 버렸습니다. 김일성 일인 독재가 시작된 것입니다. 이번 사설이 이 시점에서 1956년 12월의 전원회의를 거론하고 나선 것은 현재의 김정은 정권이 당시 김일성이 맞이 했던 것과 비슷한 ‘정치적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은 9년전 권력전면에 등장할 때 북한 주민의 숙원인 ‘이밥에 고깃국’으로 상징되는 ‘먹는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또한 2016년 5월, 제7차 당대회에서는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발표해, ‘경제강국 건설’을 약속했습니다. 아직 한해가 남았지만 북한 경제규모는 그 때보다 ‘십분의 일’로 줄어들었습니다. 김정은의 경제강국 약속은 무위로 끝날 것이 자명한 상황입니다. 김일성이 당시 권력투쟁 도전자들을 가차없이 처단하고 독재권력의 기반을 구축했던 전원회의를 상기시킴으로써, 김정은 정권에 대한 권력투쟁은 절대 있을 수 없다는 사전포석용 ‘엄포’로 볼 수도 있습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당조직들은 자기단위 사업이 당의 사상과 의도, 정책적 요구에 맞게 진행하도록 드세게 장악하고 통제하며 제때에 대책을 세워나가야 한다”며 경제에 대한 당적 지도를 지시했습니다. 이런 지시가 경제일군들에게 어떻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 경제의 장기적인 실패 요인 중의 하나는 경제에 대한 정치의 깊은개입입니다. 당이 경제계획 단계에서부터 실행과정과 결과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김정은은 이와 같은 당의 경제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전원회의에서 “경제의 내각책임제”를 특별히 강조했습니다. 이런 강조에도 불구하고 아직 전원회의가 개최된지 한달도 안 지난 시점에서, 당의 경제지도를 다시 주장하고 나선 것은 경제일군들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경제비전문가가 경제전문가를 지도하는 비정상적인 경제운영이 지속되는 한, 북한 경제회생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북한경제를 일선에서 이끌어갈 경제일군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추어야할지 막연해 할 것이며, 이들의 북한경제를 회생시키고자 하는 사명감이나 열정은 싸늘하게 식어갈 것입니다.

오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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