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의 주체사상 및 자력갱생 혁명정신 체질화 추진”

서울-오중석, 이현웅 ohj@rfa.org
2019-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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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력갱생'이라는 표어가 붙어 있는 평양공장의 모습.
'자력갱생'이라는 표어가 붙어 있는 평양공장의 모습.
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노동신문 6월 19일자 2면에 수록된 “사상사업은 사회주의위업 수행에서 중핵적인 사업”이라는 논설입니다. 이 논설은 “사상은 사회주의의 생명이고 사회주의의 위력은 사상의 위력이며 사회주의의 승리는 사상의 승리”라며 사상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사상사업의 목적을 “주체사상 무장과 자력갱생의 혁명정신 체질화로 설정하고 사람들의 머리 속에 남아있는 낡은 사상을 뿌리 빼기 위해 사상투쟁을 전개해야 하며 제국주의 사상문화 침투를 막기 위해서 2중 3중의 모기장을 튼튼하게 칠 것”을 요구했습니다.

오중석: 현재 남아 있는 사회주의나라들은 사회주의를 명목상의 순수이념으로 유지하고 있을 뿐, 실질적으로는 경제적 자유허용과 함께 개인의 소유를 갈수록 확대함으로써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질서로 빠르게 수렴해가고 있습니다. 오직 북한만 이런 추세를 역행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관련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논설은 “사상사업 선행을 생명선으로 틀어쥐고 나갈 것”을 주장함으로써,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든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북한 땅에서는 사상의 자유를 절대 허용할 수 없다는 배수진을 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의 모든 성원들을 수령의 혁명사상에 대한 절대적인 신봉자, 견결한 옹호자, 철저한 관철자로 만들기 위해서는 사상사업을 한시도 중단함이 없이 심화시켜야 한다”고 지시했습니다. 또한 “당과 끝까지 생사운명을 같이 해나가는 백절불굴의 투사는 사상단련의 용광로 속에서 자라나게 된다”고 선전했습니다. 이어서 “자력갱생교양을 주된 과업으로 틀어쥐고 사람들을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이 뼈 속까지 배인 투사들로 키우기 위해 사상사업을 진공적으로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같은 북한의 사상제일주의와 수령혁명사상 고착화 및 사상적 경직성은 북한의 미래발전을 가로 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습니다.

오중석: 북한은 이번 논설을 통해 자력갱생을 “일시적인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전술적 대응책이 아니라 “사회주의건설의 근본 방향과 발전방식에 관한 문제로서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변함없이 틀어쥐고 나가야 할 항구적인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자력갱생을 항구적인 전략노선으로 선택했다는 것인데요. 북한의 이런 선택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 사회주체제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은 수령과 당이 한 번 결정한 사항은 시대와 환경의 변화로 인해 그 정당성과 합목적성이 상실되고 비현실적이며 시대정신에 부합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개선하거나 변경할 수 없다는 ‘절대적 원칙’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자력갱생노선’은 수령과 당이 결정한 정책들이 반(反)인권적인데다가 세계평화와 발전을 위협하는 반(反)인류성 때문에 국제사회로부터 지탄받고 외톨이 신세로 전락된 사정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자력갱생노선이 효율적이고 합리적이라서가 아니라 국제적인 외톨이신세를 면할 길이 없어 궁여지책(窮餘之策)으로 선택한 반(反)인민적인 노선입니다. 최근 북한이 자력갱생을 경제, 정치, 사상, 문화, 국방 등 체제 전분야에 적용하는 체제운용 원리로서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 정권을 대내외적으로 급속하게 소외시키는 심각한 모순을 낳게 될 것입니다.

오중석: 북한은 이번 논설을 통해 “제국주의의 사상문화적 침투 책동에 대처해 2중 3중의 모기장을 칠 것”이라고 밝혀서 사상적 방어를 위한 ‘모기장론’을 다시 꺼내 들고 나왔습니다. 수십 년 동안 반복되고 있는 북한의 ‘사상적 모기장 치기’에 대해 말씀해 주실까요?

이현웅: 북한이 사상적 방어를 위해 주장하는 ‘모기장’은 외부사조(思潮)의 북한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방법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외부의 다양한 사상적 조류를 북한의 유일사상에 해를 입히는 모기에 빗대고 이런 외부의 모기들이 북한에 침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모기장을 될 수 있는 대로 여러 겹을 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사회나 국가는 개선과 발전을 위해 필요한 새로운 사상과 철학을 스스럼없이 수용하고 자신의 형편과 처지에 맞게 변용하여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북한은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채택한 이후 외부사조 침투를 막기 위해 초지일관 모기장을 쳐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는데요. 이것은 주민들을 ‘사상적 벽창호’로 만들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창문을 닫을 때는 닫고 열 때는 열어야만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 질식사를 면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모기장을 칠 때가 아니라 거둘 때라고 생각합니다.

오중석: 이번 논설은 “사상사업은 사람들의 머리 속에서 낡은 사상을 뿌리 빼는 심각한 사상투쟁을 동반한다”면서, “사상투쟁의 대상은 사람자체가 아니라 사람들의 머리 속에 남아 있는 낡은 사상잔재와 밖으로부터 침습해 들어오는 반동적인 사상”이라는 점을 주지시키고 있습니다. 북한이 현 시점에서 ‘인간개조’에 초점을 둔 사상사업을 강조하고 나선 원인과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 세습독재 정권은 세습독재가 영원히 이어져야 하는 이유를 ‘자연개조, 사회개조, 인간개조’에서 찾고 있습니다. 이중에서도 ‘인간개조’는 사람들의 머리 속에 있는 사상을 개조하는 ‘사상개조’로써, 자연개조나 사회개조와는 달리 사회주의사회를 이룩한 후에도 공산주의사회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주장을 펼치는 이유는 인간개조사업이 세습독재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이기 때문입니다. 북한 통치세력들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여전한 상황에서 세습독재권력을 지켜 낼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이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을 절감했을 것입니다. 정상회담 정국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철회시킬 만한 새로운 돌파구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통치세력들은 ‘사상개조’라는 명분아래 ‘주민 옥죄기’를 통해 정권을 유지해 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을 했을 것입니다.

오중석: 이번 논설은 북한주민들에게 “주체사상으로 튼튼히 무장하고 자력갱생의 혁명정신 체질화”를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당(黨)은 “온갖 반(反)사회주의, 비(非)사회주의적 현상을 철저히 없애기 위한 일대 사상공세를 맹렬히 벌리라”고 주문했습니다. 이런 내용들이 북한 주민들에게 미칠 영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 정권은 1950년대부터 주민들을 ‘주체사상’이라는 ‘가두리 양식장’ 안의 ‘물고기’를 다루듯이 사상적으로 통제해왔습니다. 실패투성이인 주체사상에 대해 ‘실패 불가피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자력갱생 노선은 주체사상이 낳은 ‘구시대적인 불량노선’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지 않고 노예로 취급하는 주체사상과 자력갱생노선에 대해 더 이상 공감하지 않을 것이며 당국이 주체사상공세를 강화하면 강화할수록 이에 대한 반감은 산처럼 쌓여만 갈 것입니다.

오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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