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광복 74돌 계기 김일성 항일업적 날조선전”

서울-오중석, 이현웅 ohj@rfa.org
2019-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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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신문은 2015년 8월 1일 광복 70주년을 맞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할아버지 김일성 관련 특집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은 김일성이 46세이던 1958년 보천보혁명전적지를 둘러보는 모습.
북한 노동신문은 2015년 8월 1일 광복 70주년을 맞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할아버지 김일성 관련 특집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은 김일성이 46세이던 1958년 보천보혁명전적지를 둘러보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노동신문 8월 15일자 1면에 수록된 “민족자주, 자력독립의 기치 밑에 조국해방위업을 실현하신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업적은 영원 불멸할 것이다”라는 사설입니다. 이 사설은 김일성의 항일활동을 “조국해방의 민족사적 위업 성취, 식민지 민족해방전쟁의 세계사적 모범 창조”라고 선전하면서 김일성을 ‘절세의 애국자, 민족의 영웅’으로 칭송했습니다. 일제 강점기 김일성이 작성한 ‘조선혁명의 진로’와 ‘조선공산주의자들의 임무’, ‘조국광복회 10대 강령’에 깃들어 있는 자주사상과 자주노선을 혁명정신으로 튼튼히 무장하여 김정은의 영도를 한 마음 한 뜻으로 충직하게 받들어 나가야 한다며 독재정권에 대한 충성을 촉구했습니다.

오중석: 북한은 일제강점기 항일투쟁을 김일성만이 전개한 것으로 역사를 왜곡해놓았습니다. 일제로부터의 해방도 김일성의 항일투쟁 결과로 인해 실현된 것처럼 날조하고 있는데요. 관련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사설은 김일성의 항일대전은 “세계 전쟁 사상 그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피 어린 투쟁이었다”고 선전하면서, “김일성을 민족해방혁명의 새로운 장을 펼쳐준 세계혁명의 탁월한 수령”이라고 찬양했습니다. 특히 “김일성이 제시한 ‘조국광복회 10대 강령’은 노동자, 농민, 양심적인 민족자본가, 종교인을 반일(反日) 애국역량으로 묶어 세운 민족대단결 강령이었다는 것”입니다. “김일성은 조선인민혁명군을 창건하고 백두광야를 종횡무진하며 신출귀몰한 유격전술과 전법을 활용했다”며 우상화했습니다. 결국 조국해방은 “김일성의 조선인민혁명군을 핵심역량으로 하는 전민항쟁으로 항일대전을 벌인 결과 이룩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들은 역사적 사실과 전혀 다른 날조된 내용들입니다.

오중석: 김일성 전집, 김일성 선집과 같은 북한의 문헌들은 김일성이 1930년대에 압록강 너머 동(東)만주일대와 백두산 인근에서 독보적인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하고 혁혁한 전과를 이룩한 것으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우리 민족이 해방됐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씀해 주실까요?

이현웅: 북한의 역사는 철저하게 김일성 한 사람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습니다. 북한은 1950년대에 김일성의 항일업적을 만들어내기 위해 만주지역에 ‘김일성 항일 전적 자료수집 답사단’을 파견했지만 현지에서 김일성의 항일투쟁을 입증할 만한 사료를 전혀 찾지 못했습니다. 사실 김일성의 항일투쟁을 주장하는 북한문헌들은 1960년대와 1970년대, 1980년대에 뒤 늦게, 김일성 우상화를 위해 사후적으로 기술된 것으로 날조와 조작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 있습니다. 역사적 자료에 의하면 1920년대와 1930년대에 항일무장투쟁의 주인공은 김일성이 아니라 중국공산당계열의 연안파와 동북항일연군 주도세력들이었습니다. 조선의 해방도 연합국의 승리가 결정적이었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는 ‘김일성의 항일투쟁기록’은 세월이 흐를수록 그 가치를 상실해 갈 것입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김일성의 항일업적 중에서 김일성이 ‘조국광복회’를 직접 설립하고 동(同) 조직의 10대 강령도 직접 작성했다는 점을 부각했습니다. 하지만 ‘조국광복회’를 만든 사람은 김일성이 아니라 다른 인물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관해 말씀해 주실까요?

이현웅: 북한은 실재하지 않는 김일성의 항일투쟁업적을 억지로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이나 조직의 투쟁 업적을 김일성의 업적으로 바꿔 치기 하는 수법을 많이 활용했는데요. 김일성의 ‘조국광복회 설립’ 주장이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중국공산당은 ‘코민테른’의 지시에 따라 동만주(東滿洲)를 관할하는 중국공산당 동만특위(東滿特委) 서기 ‘위증민’에게 한인(韓人)의 ‘반일민족통일전선’을 조직하라는 지령을 내렸고 위증민은 한인 오성륜에게 지시하여 ‘재만한인조국광복회’를 만들었던 것입니다. 동(同) 조직의 선언문과 10대강령은 오성륜이 다른 한인들과 논의하여 작성한 것이며 1936년 6월에 중국공산당 상부의 승인을 얻어 발표됐습니다. 김일성이 조국광복회를 직접 설립하고 10대 강령을 직접 썼다는 주장은 거짓입니다.

오중석: 김일성의 항일투쟁은 홍범도 장군의 봉오동 전투나 김좌진 장군의 청산리전투, 안중근 의사나 윤봉길 의사의 항일 업적에 비교하면 매우 빈약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김일성의 항일투쟁으로 조국이 해방됐다는 비상식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사설에서 김일성의 항일업적으로 언급한 ‘조선혁명의 진로’나 ‘조선 공산주의자들의 임무’는 모두 1970년대에 발간되거나 재 발간됐습니다. 김일성 독재권력의 혁명전통을 확립하고 우상화하기 위해 사후에 작성된 것입니다. 문제는 조작된 내용이다 보니, 조작된 내용과 배치되는 사실이 드러날 때마다 다시 변조하거나 재편집하여 새로운 문헌을 내놓는 행태입니다. 이와 같은 김일성의 항일업적 부풀리기와 날조는 김정일이 1980년 6차 당대회에서 후계자로 지목된 뒤 ‘후계자의 김일성에 대한 충성’ 차원에서 더욱 강화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정은의 대를 이른 충성’과 ‘김씨 가문 지키기’차원에서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에서 일제강점기 반일, 항일투쟁업적들이 속속 규명되고 있어 조작된 김일성의 항일투쟁업적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입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북한 주민들과 근로자들에게 김일성의 항일업적을 선전하면서 김일성의 대를 잇고 있는 김정은에게 충성을 다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런 ‘김씨 정권’에 대한 우상화 선전이 북한 주민들에게 미칠 영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한국 정부는 근 현대사와 관련하여 임시정부의 독립운동과 임시정부 요인들의 항일 투쟁업적을 기리는 사업을 주요정책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보훈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런 사업은 일제강점기 일본의 침략을 받았던 인접국가들과 긴밀한 협력아래 공동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지금까지 북한 정권이 선전해온 김일성의 항일투쟁경력이 대부분 거짓이라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폭로될 것입니다. 북한 주민들에게도 전파될 것이 뻔합니다. 북한 정권은 김일성 위주로 날조한 북한 근 현대사를 역사적 사실 위주로 바로 잡는 일에 신속하게 나서야 할 것입니다.

오중석: 위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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