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인권·탈북자지원 활동가 이애란

워싱턴-전수일 chuns@rfa.org
2015-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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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서울 종로구 주한 중국대사관 건너편 옥인교회에서 열린 제5차 탈북난민 북송반대 전 세계 캠페인에서 탈북 여성박사 1호인 이애란 북한전통음식 문화연구원장이 중국 정부에 호소하고 있다.
2013년 8월 서울 종로구 주한 중국대사관 건너편 옥인교회에서 열린 제5차 탈북난민 북송반대 전 세계 캠페인에서 탈북 여성박사 1호인 이애란 북한전통음식 문화연구원장이 중국 정부에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화제의 인물을 만나보는 RFA초대석, 진행에 전수일 입니다. ¬ 지난 5월 24일 국제여성운동가들이 참여한 WomenCrossDMZ, 즉 ‘국제여성대행진’ 평화걷기행사가 임진각 인근의 비무장지대에서 열렸습니다. 이에 앞서 이들은 평양을 방문해 사흘 동안 북측 여성단체 회원들과 만나 회의하고 평양시내에서 행진했습니다. 한편, 한국에서는 탈북자 단체를 비롯한 인권단체, 여성단체, 청년단체들이 국제여성대행진 행사를 반대하는 집회와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들은 이 행사가 남북의 진정한 평화에 도움이 안 되며 오히려 북한체제의 선전에 이용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탈북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이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북한인권개선과 탈북자정착지원에 힘쓰고 있는 이애란씨는 국제여성대행진 다음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제여성평화회의에 참석해 진정한 남북평화를 위한 운동을 제시하고 여성운동가들이 이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오늘 초대석에서는 ‘한반도 평화와 북한주민의 인권을 위한 여성연대’와 ‘내가족 직접지원 탈북민 방북추진위원회’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애란 박사를 모시고 국제여성대행진 행사에 대한 견해를 들어봅니다.

이애란 박사는 현재 서울에서 ‘북한전통음식문화 연구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수일: 한반도여성평화걷기행사, 북한에서는 ‘국제여성대행진’이라고 하는데 이를 반대하는 시민행동의 날을 조직하고 회원들이 임진각 역 광장에서 시위했습니다. 왜 반대했습니까?

이애란: 평화를 원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평화의 간판을 걸고 평화를 파괴하는 자들을 옹호하거나 그들에게 면죄부를 주어 실제 평화를 깨는 일은 안 됩니다. 그래서 그 행사를 반대한 것입니다. 평화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닙니다. 참가자들은 평화운동을 한다고 하지만 헛수고 하는 겁니다. 평화를 만드는 사람들 편에서 평화 운동을 하는 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가장 평화를 위협하는 적에게 붙어서 그들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판단해서 반대를 하게 된 것입니다.

전: 평화걷기 행사 다음날 5월 25일 서울 시청에서 ‘2015 국제여성평화회의’가 열렸습니다. 이 원장님이 참석해 북한 주민에게 쌀을 전달하는 데 여성평화운동가들이 협력해 줄 것을 제의하셨다지요? 어떤 내용입니까?

이: 김정은은 계속해 핵무기를 만들고 핵으로 세계를 위협하고 있고 미사일을 발사하고 공개처형을 자행하고 정치범수용소의 주민을 지독하게 탄압하고 있는데 국제 평화운동가들은 김정은이 그런 일을 하지 못하도록 제안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들의 북한 가족들은 너무나 굶주리고 있으며 그 굶주림의 고통 속에 죽어가고 있다. 이들에게는 쌀과 밥을 주어야 하는데 그렇질 못해 북한 사회에 폭력이 더욱 난무하는 상황이다. 한국에 있는 탈북민 3만 명과 실향민 1000만 명 중에 북한 가족에게 쌀을 갖다 주는 데 반대할 사람 있겠나? 쌀 한 가마니 싣고 가서 가족들 밥이라도 만들어 주자는데 그렇게 하지 않을 사람 있겠나? 그래서 우리는 북한의 굶주린 주민을 살리는 게 평화라고 생각한다. 우리들의 이런 행동을 통해 북한 주민이 자유를 얻고 인권을 회복하는 것이 결국은 통일이라고 생각한다.’ 고 발언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내가족 직접지원 탈북민 방북추진위원회’를 2014년 11월에 만들었습니다. 북한 주민과는 어떤 연관도 없는 국제 여성 평화 운동가들이 이번에 한반도에 와서 평화를 외친다고 하는데 실질적으로 가장 필요한 평화는 그런 평화가 아니라 우리들이 우리 가족들에게 쌀을 전달해서 굶주림을 벗어나도록 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말씀을 드렸습니다.

전: 국제여성대행진 대표단 성원들의 방북행사가 북한 체제의 선전에 이용당하지 않겠느냐는 우려와 예측이 많았는데요, 실제 이번 북한 노동신문 보도를 보면 회의 참석자들이 ‘세계 도처에 감행되는 미제의 침략전쟁을 언급하고 미국이 테러왕국이고 인권유린 왕초’ 이며 또 ‘이를 준렬히 단죄했다’고 돼 있습니다.

이: 국제여성대행진 참가자들은 그런 북한의 보도가 모두 거짓말이고 지어낸 말이라면서 북한 당국이 자신들에게 사과했다고 말을 하더군요. 하지만 그 행진 참가자들이 이용된 것은 맞습니다. 국제여성평화회의 행사 날 발제를 통해서도 여러 분들이 그렇게 밝혔습니다. 하지만,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을 비롯한 외국인 여성운동가들은 대체로 자국에서의 폭력, 분쟁, 전쟁 등에 관해서 얘기했습니다. 북한에 대해서는 별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근데 재미교포 여성운동가들은 발언할 때마다 북에서 만났던 그쪽 여성들의 얘기를 하면서 북한을 찬양하더군요. 그런 사람들의 얘기는 저에게 일고의 가치가 없습니다. 하지만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이라는 국제 여성 운동가들이 그런 자리에 낀 것 자체가 너무 비상식적으로 생각됐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분들에게 서한을 전달하고자 국제여성평화회의 자리에 간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분들에게 ‘여러분들이 진정으로 평화를 위하고 평화를 위해 활동하고 싶다면 굶주린 북한 주민에게 먹을 것을 전달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습니다.

근데 이 회의는 평화를 만들겠다는 사람들이 주최한 회의였지만 평화가 없었습니다. 평화를 토론하는 장에 평화보다는 자기와 의견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무자비한 압박 불신임 오해 등의 행태가 더 많았습니다. 역설적이고 희극 같았습니다. 평화회의라는 장소에 경찰들을 배치하고 탈북자들은 들어가지 못하게 막았습니다. 제가 들어가니 ‘왜 들어왔냐’는 식으로 일대 일로 차단하려 하고 저를 내쫓으려 했습니다. 이런 것이 무슨 평화를 논하는 자리입니까? 그 회의에 나온 발제자들에게 질문을 하려 했지만 그 회의 주최 책임자가 내 앞에 붙어 앉아 내가 질문하러 일어서지 못하게 손을 붙잡고 있었습니다. 그게 무슨 평화를 논하는 자리입니까? 화가 나서 일어나 ‘평화를 논하는 장소에 왜 평화가 없느냐’고 발언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회의에 참석한 노벨평화상 수상자 ‘리마 보위’씨가 깜짝 놀라면서 얘기를 들어보자고 했습니다. 저는 평화라는 건 모든 이가 표현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그런 권리를 보호해 주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리마 보위씨가 제게 마이크를 건네 드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발언 기회를 얻었던 것이죠. 제가 김정은의 만행을 예시하는데 거기의 한국 여성들이 소리를 지르더군요. 평화회의 참석자를 욕한 것도 아니고 우리 한국사람이나 자신들을 비판한 것도 아닌데... 저는 다만 김정은의 만행을 얘기했을 뿐이었는데 고성이 오가고 폭동 수준이더군요. 그런 사람들은 평화를 위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위장한 세력들입니다. 평화를 위장한 평화파괴 세력들입니다. 진짜 위선자들입니다.

전: 내년에도 국제여성대행진 주최측이 여성평화걷기운동을 또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내년엔 남쪽에서 북쪽으로 걷기를 한다고 하던데요,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분들의 취지는 좋지만 그 실효성에, 즉, 북한 체제 선전에 이용될 수도 있고 실제 북한 주민의 평화에 어떤 도움이 된다는 그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이 원장께서는 어떤 식으로 국제여성대행진이 시행되어야 실제적인 평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 국제여성대행진이 남북한 국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려면 그 평화를 원하는 당사자들의 걷기대회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남북한 사람들과 아무 상관없는 세계 여성들이 와서 걷기 한다고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남북한에서 가장 평화에 대한 이해관계가 있고 가장 간절한 소망을 갖고 있는 당사자는 북한 주민, 탈북민, 실향민이 아니겠습니까? 이런 사람들이 비무장지대를 넘어 평화 대행진을 한다면 진정한 평화걷기가 될 것입니다. 그 평화걷기에 김정은이 협조하고 대한민국 정부가 협조해서 평화걷기를 하는 사람들의 신변을 보장해주고 자유롭게 대화하도록 해주고 참여자들의 인권과 자유를 담보해 주면 바로 그게 평화와 직결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한다면 계속해서 남남갈등이나 유발시키고 북한체제 선전에 이용되고 반미주의자나 종북세력들의 잔치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건 결국 평화를 파괴하고 남북 분단을 더더욱 오래 지속시키고 대한민국을 북한과 같은 지옥으로 끌고 가려는 그런 의도로 밖에는 볼 수 없습니다.

RFA 초대석, 이 시간에는 탈북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이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북한인권개선과 탈북자 정착지원에 힘쓰고 있는 이애란 박사를 모시고 지난달 평양과 서울에서 잇따라 열린 ‘국제여성대행진’ 평화걷기에 대한 견해를 들어 봤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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