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서 강연한 탈북시인 장진성

워싱턴-전수일 chuns@rfa.org
2015-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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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증언과 민간단체 초청 강연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 장진성 탈북시인.
미 의회 증언과 민간단체 초청 강연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 장진성 탈북시인.
RFA PHOTO/ 전수일

화제의 인물을 만나보는 RFA초대석, 진행에 전수일 입니다.

한국에서 북한과 탈북자 관련 소식을 전문으로 보도하는 탈북자 신문 뉴포커스의 장진성 대표가 최근 카나다와 미국을 방문해 의회 증언을 하고 민간단체 초청 강연을 했습니다.

2004년에 탈북 하기 전 대남공작기관인 통일전선부 101 연락소에서 일했던 장 대표는 시와 자서전으로 국제사회에 잘 알려져 있는데요, 1월 마지막 주와 2월 첫 주, 북미 주요 수도와 도시를 순방하면서 작년에 영문으로 발간된 자신의 책 ‘친애하는 지도자’에서 지적한 북한 수령체제의 진실과 서민 위주의 시장확산이 체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파했습니다. 오늘 초대석에서는 장진성 뉴포커스 대표를 모시고 최근의 증언과 강연 주요 내용에 대한 얘기를 들어 봅니다.

전수일: 이번에 카나다 의회에서 증언을 하셨고 또 미국의 워싱턴에서는 민간단체 코리아클럽과 한미경제연구소 초청으로 강연하셨습니다. 우선 카나다 의회에서 증언할 때 북한인권법의 제정을 촉구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장진성 대표: 카나다 의회의 인권 소위원회 청문회였습니다. 북한의 인권의 심각성에 대해 거듭 강조했습니다. 특히 그 소위원회에는 예술인 출신 의원도 있었습니다. 그분은 어떻게 북한에서는 순수한 예술을 전체주의 정치에 활용할 수 있냐며 예술인 입장에서 굉장히 분노하더군요. 참석 의원 전원이 북한의 인권문제의 심각성에 공감을 나타냈습니다. 이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면서 카나다 의회에서 북한인권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소위원회에서 노력하고 제안하겠다고 했습니다.

전: 2월 2일에는 미국 뉴욕에 들러 ‘코리아 소사이어티’ 초청 강연을 하셨는데 북한 경제에 관한 내용이었죠?

장: 그렇습니다. 북한 변화의 대중적 힘은 시장에 있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북한은 위로부터 변하지 않고 아래로부터 변할 것입니다. 그 아래의 힘은 시장에 있습니다. 북한에는 2개의 계층이 있는데 그 하나는 배급계층이고 또 하나는 시장계층입니다. 북한 정권이 배급능력을 상실했습니다. 그런데 이 배급능력이 바로 주민 통제 수단인 것입니다. 이 배급능력이 무너지면서 기간인력들은 이탈하고 시장에 편입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북한 정권의 통제 체제도 와해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북한 내 시장 형성을 도와야 한다는 말이지요. 그리고 외부세계에서는 북한을 정권과 주민을 분리해서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전: 다음날 3일 미국의 수도 워싱턴을 방문해 한반도 전문가들과 언론인들이 모인 코리아클럽에서도 강연을 하셨습니다. 저도 참석했습니다만, 강연 말씀 중에 3대세습의 김정은의 권력 기반이 취약하며 당 조직지도부의 핵심세력이 중요한 결정을 한다는 지적에 참석자 여러분이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장: 북한은 수령만 세습이 되는 것이 아니라 특권층도 세습이 되는 구조입니다. 김정은은 아직 아버지 김정일 때 구축한 당 조직지도부에 둘러 쌓여 있습니다. 만약에 김정은이 실질 권력이 있다면 고모부 장성택이 공개적으로 반당 반혁명분자로 처형될 수 없었을 겁니다. 설사 김정은 자신이 공개처형을 지시했다손 쳐도 수령의 가치를 우선순위에 두는 정상적인 당 조직지도부라면 적극 반대했을 것입니다. 그런 공개처형은 북한의 전통적인 수령체제 수령신성화에 저촉되기 때문에 비록 반당 반혁명분자라고 해도 그가 수령가문이기 때문에 반대했을 것이란 말이죠. 굳이 처형을 해야 했더라도 비공개적으로 은밀히 실시했을 것입니다. 장성택의 공개처형은 김정은의 의도가 아닌 장성택과 그 동안 갈등이 깊었던 당의 조직지도부 그룹에 의해 척결이 된 것입니다.
지금 북한이 대외적으로 보일 때는 권력 중심에 김정은이 있지만 이건 선전선동부나 수령주의의 기획부서인 당의 조직지도부에서 얼마든지 연출해 낼 수 있는 겁니다. 수령이라는 상징성에 의존하는 체제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것을 과거 김정일의 절대 독재 연장선상에서 보는 건 큰 오판입니다. 제가 강연회에서 김정은이 부모 없는 고아, 유일한 후견인이었던 고모부 장성택 마저 잃은 정치적인 고아라고 얘기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전: 강연회에서 이런 질문이 나왔습니다.

작년 말 정치범수용소 출신 탈북자 신동혁에 대해 북한의 대남선전매체가 신씨의 가족과 친척을 동원해 그의 수용소 회고록 주요 내용을 반박 비난하고 인격살인을 했습니다. 이어서 1월 하순에는 친척을 등장시킨 동영상을 통해 탈북대학생 박연미씨의 탈북 과정 증언도 반박 공격했습니다. 마침 지난 주 뉴포커스의 장 대표께서 뉴욕을 방문 중인 박연미씨를 만나 회견을 했더군요. 북측의 주장에 대해 박연미씨의 입장을 소개한 것인데요, 북측의 주요 반박은 박연미씨의 아버지가 박씨가 주장하는 것처럼 중국에서 사망한 게 아니라 북한 내에서 병으로 죽었다는 것입니다. 박연미씨의 설명은 어떠했습니까?

장: 그 말씀 드리기 전에 일단 신동혁씨 건에 대한 언급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신동혁씨는 그 동안 북한의 14호 완전통제구역 관리소에서 탈출했다는 증언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14호가 아닌 18호에서 출소한 걸로 알려지게 됐고 신씨 자신도 자기 증언의 일부 오류를 인정했습니다. 그 때문에 북한은 유엔의 북한인권조사보고서 자체를 전면 부정하고 있으며 그 파장도 큽니다. 하지만 신동혁씨가 자신의 오류를 인정했다 해도 북한의 인권상황 자체가 부정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지금 신동혁씨 오류 사건 이후 또 다시 박연미씨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볼 때는 이번엔 아마도 북한측이 완전 패할 것 같습니다. 북한은 박연미씨 부친이 중국에 나가서 사망한 게 아니라 북한에서 숨졌다고 주장하는데 저희가 취재해본 결과 박연미씨 아버지는 탈북해 중국에 나와 치료를 받다가 숨졌습니다. 묘지도 거기에 잇습니다. 박씨 아버지가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도 있습니다.
그 동안 거짓에 익숙한 북한 정권이 어쩌다 신동혁씨 반박에서 조금 성과를 보자 다시 박연미씨도 공격을 한 것인데요, 결과적으로는 전체적인 오류를 범한 셈입니다. 이번 일로 북한 정권은 다시금 거짓으로 일관된 체제의 본질을 세계에 드러내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전: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유투브 인터넷 사이트와 회견하면서 외부의 정보유입이 북한 체제를 붕괴시킬 수 있다는,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이례적인 발언을 했습니다. 유투브와 같은 인터넷 매체를 통한 외부정보 유입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로 여겨집니다만, 장 대표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장: 저도 오바마 대통령의 말에 깊이 공감합니다. 북한의 수령 신격화는 단순히 선전 차원을 넘어서 역사 왜곡으로 일관된 허상에 불과합니다. 이런 체제이기 때문에 북한이 개혁 개방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체제에 진실이 전파된다면 북한 주민의 의식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으로의 진실 유입을 강조한 것은 북한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진단한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RFA 초대석, 이 시간에는 최근 카나다와 미국을 방문한 탈북시인 장진성씨를 모시고 의회와 민간단체에서 북한 수령체제의 진실과 서민 시장확산이 체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증언, 강연한 얘기를 들어 봤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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