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구소 송대성 소장

2014-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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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성 세종연구소 소장.
송대성 세종연구소 소장.
RFA PHOTO/ 전수일

화제의 인물을 만나보는 RFA초대석, 진행에 전수일 입니다.

한국의 안보 통일 외교 분야의 국가전략과 정책 대안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대표적인 민간연구단체 세종연구소의 송대성 소장이 최근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지난 8월 20일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열린 29차 한미안보연구회의 국제안보회의에서 강연하고 올 봄 서울에서 출간한 책 ‘탈북남녀 북한군출신 35인의 수기’를 미국의 NED, 즉 민주주의 진흥재단과 영문번역하는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한반도 안보문제 전문가인 송대성 박사는 안보회의에서뿐만 아니라 워싱턴지역 한인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북한 핵문제의 긴박함과 심각성에 대해 경고하고 북핵 개발 저지를 위해 한미동맹과 더불어 중국과의 전략적인 협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달 22일 워싱턴을 찾은 송대성 소장을 모시고 한반도 안보문제와 남한정부의 통일준비정책 그리고 북한 인권문제 등에 대해 들어 봤습니다.

전수일: 전통적인 한미관계와 새로 부상하는 한중관계에 대한 말씀을 먼저 듣고 싶습니다. 한국 언론에는 한중관계가 밀월에 비유되고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과 박근혜 대통령이 각각 집권 이후 두 나라 사이가 좋아졌다, 시 주석은 북한을 제쳐두고 7월 초 한국을 먼저 방문했다, 근래 한 두달 간 중국 공안에 체포된 탈북자 강제북송을 자제하고 있다, 일본의 집단자위권에 대한 양국 간 공조하고 있다, 양국 간 경제적 관계가 확대되고 있다’는 등등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한중관계가 한미동맹이나 한미일 3각 안보협력을 훼손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송대성 소장님의 시각은 어떻습니까?

송대성 소장: 한중관계 한미관계를 같은 잣대로 재면 안된다고 봅니다. 제로섬 게임 (ZERO SUM GAME)처럼 마치 한중관계가 가깝게 되면 한미관계가 대신 약해질 거라는 시각은 잘못된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미국 중국이 경쟁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마치 갑오경장 때의 조선이 풍전등화였던 것처럼 주장하는 데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의 한국은 그때와는 다릅니다. 지금은 한중관계나 한미관계가 역사상 유례없는 특이한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른바 G2 국가가 모두 한국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죠. 한쪽 (중국)은 한국을 strategic partner 전략적 동반자라고 하고 또 한쪽 (미국)은 strategic alliance전략적 동맹이라고 합니다. 그건 그만큼 양국이 대한민국을 중시하고 있다는 것이죠.
한미관계는 한국의 생존과 직결된 것입니다. 미국은 한국의 보은 국가입니다. 평생 은혜를 갚아도 모자라죠. 미국이 한국에 개입한 게 해방 직전부터 건국 이래 계속됐습니다. 1950년 한국전쟁 때 미군 3만3천6백4십2명이 대한민국 지키느라 희생됐습니다.
12만3천9백5명은 불구가 됐습니다. 미국이 아니었다면 한국의 생존은 어려웠을 겁니다. 그후 60년대와 70년대 한국이 홀로 서기 어려울 때 이른바 국가재건 운동에 경제적으로 엄청하게 지원한 것도 미국입니다. 진정으로 돕고 지원한 것이죠. 경제뿐만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정착하는데에도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2천년대에 들어와서는 눈부신 성장을 이룩했습니다. 미국의 동맹국이 많지만 핵안보 정상회담 때 한국에 온 오바마 대통령이 말한 대로 ‘한국땅에 와서 디엠지 비무장지대에서 남쪽과 북쪽을 보라. 한 쪽은 칠흑 같은 어두움에 빠져있고 다른 한 쪽은 찬연한 나라로 만들어 졌다. 미국과 한국의 동맹관계를 비웃었던 자들도 와서 직접 보면 알 수 있다. 이건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러니까 민족적 재앙이 내렸던 한반도에서 지금 북쪽은 최빈국에 인권은 최악국, 그러나 남쪽은 세계 경제 10위권의 국가요 제3세계가 닮고 싶은 나라가 됐습니다. 제3세계 사람들이 와서 한 수 배우고 싶어 하는 나라가 된 것이죠.
대한민국 국민이 열심히 일했기 때문이지만 동맹국을 잘 만난 덕분이기도 하죠. 북한은 구 소련, 러시아의 동맹국이었습니다. 저는 러시아와 중국의 학자들을 만나면 그들에게 부끄러운줄 알라고 말하곤 합니다. ‘당신들 나라와 관계를 맺었던 북한의 꼴이 이게 뭐냐’고 말이죠.
그러면서 더 이상 한반도에 욕심 내지 말라고 얘기합니다. 그럼 이 학자들은 대답을 못합니다. 러시아와 중국이 진심으로 북한을 도와준 것도 아니면서 지금 북한의 현실을 보면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그들이 미국을 비난할 자격도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한중관계 역시 한국이 중국과 삶이 얽혀있는 관계입니다. 수많은 한국 공장이 중국에 들어가 있습니다.

전: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기도 하죠?

송: 그렇습니다. 다만 과거 북한과의 특수관계 때문에 안보문제는 제외하고 중국과complex interdependent, 복잡한 상호 의존관계에 있습니다. 이제는 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니까 한미관계와 한중관계를 제로섬 게임으로 보면 안된다는 것이죠. 더욱이 7월 초 시진핑 주석이 한국에 왔을 때 중국과 한국 관계를 mature stretagic partner성숙된 전략적 동반자라고 지칭했습니다. 그전까지는 그냥 전략적 동반관계라고만 했었죠.
그만큼 중국은 한국의 삶을 위해 소중한 존재가 된 것이죠. 여기서 전략적이라는 말은 합법적 비합법적, 공개적 비공개적, 이성적 비이성적인 모든 것이 복합돼 있다는 말입니다. G2 양국이 한국에 대해 전략적이란 말을 쓰는 건 양쪽이 모두 한국을 중시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갈등관계뿐 아니라 협력관계에서도 많이 얽혀있습니다.
미국 학자들과 얘기를 해보면 미국이 중국에 할 수 없는 일을 한국이 할 수 있는 게 많다고 합니다. 작년에 12명정도의 미국 학자들을 만나봤는데요, 2명만 빼놓고는 나머지가 중국과 한국이 가까워지는 건 미국에도 좋은 일’이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미국도 중국과 갈등만 하는 건 아니고 협력하는 게 많습니다. 그런 면에서 대한민국은 열심히 일한 국민과 해외 동포들이 힘이 되어 G2국가와 동시에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역사적으로 유례없이 좋은 위치에 있는 것이라고 저는 봅니다.

전: 국제사회와 북한과의 대화, 또 남북협력 관계에서도 가장 큰 장애는 뭐니뭐니해도 북핵과 미사일 문제일텐데요, 송 소장님은 최근 ‘북한의 핵이 실제로 엄청난 재앙이 되기 직전에 있는 문제’라고 그 시급성을 언급하셨습니다. 이 문제 해결에 좋은 접근 방법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송: 안보문제 전문가로서 저는 이 북핵문제를 제일 심각한 주제로 봅니다.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될 문제입니다. 작년 2월 북한의 제3차 핵실험이 끝나자 세계 정보기관들은 북한이 완벽한 핵무력 완성에 98퍼센트 접근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건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그 개발 완성이 금년 내로 될지 아니면 지연될 것인지는 우리 노력에 달려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일단 핵보유국이 되면 보통 재앙이 아니라는 것은 미국이 지난 2004년도 북핵 현안이 불거졌을 때 어떤 상황까지 일어날 수 있을지 시뮬레이션 한 것을 보면 알 수있습니다.
지난 2월 북한의 핵실험 규모는 미국 해커 박사에 따르면 7-14 킬로톤 정도입니다. 히로시마에 투하된 게 15킬로톤입니다. 미국 정부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이 정도의 핵폭탄이 용산의 국방부에 투하되면 반경 1.8킬로미터 내에 있는 건 전부 증발합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과 청와대 등을 포함하는 4.5킬로미터 이내의 건물들은 형체는 남아도 휴지조각처럼 부서집니다. 4십만 여명의 시민이 핵폭탄 불빛을 보면 즉사하고 22만명은 하루 이틀 시들하다 죽습니다. 전체로 보면 125만명이 결국 사망하게 됩니다.
그외에 핵폭탄 낙진 피해자도 무수히 생깁니다. 그런데 북한은 이런 핵무기 16-22개를 거의 완성한 단계에 있다고 합니다. 이 핵문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지금까지 남한이 애써 이룬 모든 걸 잃게 됩니다. 북한 역시 온전치 못할 것입니다. 이런 비극적 상황을 막기 위해 우리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야한다는 게 저의 주장입니다.
북한 정권이 어느정도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면 그나마 괜찮겠는데 정권의 속성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 세습으로 내려오면서 합리적 이성적으로 변하기는커녕 세월이 갈 수록 질적으로 저하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정일은 그래도 약은 점이 있었습니다. 아주 위험한 짓은 덜 저질렀죠. 근데 어린 김정은은 미성숙한 것만이 아니라 그야말로 예측키 어려운 상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종종 뉴스에 나오지만 김정은이 뗏목을 타고 가면 군인들이 울고 불고하면서 물위를 따라오게 하는 쇼를 하지 않나, 또 잠수함 위에 올라타고 이상한 짓을 하지 않나. 거기다 자기 고모부를 가루로 만들어 처형 하질 않나. 어떤 짓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더욱 통제불가능 상태인 것입니다. 그런 정권이 이런 무서운 핵무기를 가지게 되면 무슨 짓을 할 줄 어떻게 압니까? 그래서 모든 것을 동원해 북한의 비핵화를 조속히 시키든지 아니면 핵무력을 발휘 못하게 조치를 취하든지 철저히 대처해야 한다는 게 제가 강조하는 것입니다.

전: 결국 북한의 비핵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방법이 문제일 것 같은데요.

송: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문제에 대한 고민 끝에 비핵화에 성공적인 경험이 있고 노우하우를 알고 있는 이스라엘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스라엘은 시리아를 2007년 비핵화시킨 경험이 있고 그 전에 이라크를 비핵화시킨 경험도 있습니다. 실제로 비핵화의 성공적인 노우하우는 이스라엘이 제일 많다는 것이죠. 그래서 저희 연구소는 이스라엘 ‘베긴사다트’ 전략문제 연구소와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비핵화 문제에 관한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주고 받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이 연구소의 에프라임 인바 소장을 초청해 ‘불량국가 비핵화 방안’에 관한 특강을 했습니다.

전: 물론 여기서 불량국가라고 하는 것은 북한을 염두에 둔 것이겠죠?

송: 그렇습니다. 강연자 역시 북한을 생각하고 얘기한 것이죠. 인바 소장의 강연 내용에 따르면 북한의 비핵화 방안은 5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대화와 협상입니다. 저희가 지난 15년간 계속하고 있는 것인데요, 이건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전: 북핵 6자회담 각 관련국들의 이해 상충 때문인가요?

송: 맞습니다. 인바 소장도 공산주의자나 테러리스트와 협상과 대화를 해서 비핵화 된 예가 있으면 가져와 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들과의 대화와 협상은 될 수가 없다는 것이죠. 지금 이란과도 비핵화 문제로 미국이 대화와 협상을 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문제 해결이 결코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도 북핵문제는 6자회담으로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두번째 방안으로 해당국을 제재하는 것입니다. 현재 국제사회의 대북경제 제재안이 그것인데요, 제재안이라고 하는 것이 어망으로 치면 고기가 빠져나갈 구멍이 뚫려있는 것입니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하자 유엔이 제재했습니다. 하지만 그 제재안은 정부 차원의 물자 지원은 통제할 수 있는데 민간 기업 차원에서는 통제가 불가합니다. 이런 제재는 솜방망이 제재로 효과가 없습니다.
다만, 중국이 조금 급해지는 게 종전과 달리지긴 했습니다. 중국이 대북제재 차원에서 석유를 한 방울도 주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걸 완전히 믿지는 않습니다. 또 북한이 무역의 70-80퍼센트를 중국에 의존한다고 하니까 국제사회는 중국의 대북 제재에 기대를 걸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지금 같은 방도로는 북한의 비핵화를 못 시킵니다.
그 다음으로 선제공격안이 있습니다. 이게 바로 이스라엘이 시행한 것인데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핵화 진전이 90퍼센트 정도에 이르면 이스라엘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폭격해 버립니다. 그러니까 90퍼센트 이상 핵설비가 가동되기 직전에 가격하면 그 프로그램은 다시 30퍼센트 정도로 후퇴하게 되는 것이죠. 이스라엘은 이 두 경우 모두 100퍼센트 성공했습니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이 두나라 핵시설을 폭격할 때 비난했습니다. 세계 여론 때문이었죠.
그렇지만 클린턴 대통령은 나중에 한 연설에서 고백과 같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당시는 국제 여론 때문에 비판을 했지만 시리아와 이라크의 비핵화를 위해 결과론적으로는 이스라엘이 잘 한 것 같다는 말이었죠.

전: 클린턴 대통령도 한 때 북핵시설 선제공격을 생각하기도 하지 않았습니까?

송: 그렇습니다. 근데 미국이 겁내는 건 정론적인 여론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학자의 얘기를 들어보면 한국 국민이 죽고 사느냐 하는 상황에서는 대북 선제공격 방안을 시행하지 못할 것도 없습니다. 이들 얘기로는 한국이 세계 최 강대 동맹국 미국이 있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미국은 최첨단 병기가 있는데 무엇 때문에 앉아서 죽기를 바라냐는 겁니다. 그냥 핵 폭탄으로 죽기보다는 이 선제공격이 훨씬 낫다는 주장이죠. 하지만 현재는 우리나라로서는 아직 그런 분위기는 아닙니다.

그 다음, 제가 제일 관심있게 본 것이 covert operation 즉 비밀군사작전, 사보타지 같은 방안입니다. 이건 핵개발국의 핵화를 야금 야금 뒷걸음치게 만드는 것이죠. 예를 들어 한국의 경우 탈북자가 많습니다. 이들을 중심으로 얼마든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비밀공작을 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공작원을 시켜 이라크 핵개발을 도운 프랑스 과학자들을 때로는 사살도 하고 때로는 불구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또 프랑스에 있는 핵개발 물질을 폭파하기도 해 프랑스는 겁을 먹고 나중에는 그 물질을 취급하길 꺼려했죠. 이게 바로 일종의 비밀군사 작전입니다.
인바 소장이 직접 강조하진 않았지만 북한 사정을 잘 아는 탈북자들이 우리에게는 귀중한 자산임을 내비쳤습니다. 저 역시 탈북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데 동감입니다. 한 국가의 안보라는 것은 단 1퍼센트의 가능성만 있어도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야 합니다. 우리도 좀 더 적극적인 방안이 필요합니다.
그 밖에도 regime change, 즉 정권 자체의 속성을 바꾸는 방안이 있습니다. 정권 존재 자체를 없앨 수도 있습니다.

전: 지도부의 마음이 바뀌어야 한다는 말이겠죠?

송: 그렇습니다. 지도자의 마음이 바뀌어야 행동이 바뀌는 것입니다. 바람직 한 것은 북한 내부에서 그 속성이 바뀌도록 하는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겠죠. 그러니까 북한의 지난 60년 역사를 돌아 보면서 이래선 안된다는 생각이 내부에서 일어나도록 해야 합니다. 북측도 남측에 배울 건 배우고 질적으로 바뀔 건 바뀌어야 한다는 그런 생각 말이죠. 마치 조폭이 칼 하나 갖고 모든 걸 해결하겠다는 것이 바로 선군정치입니다. 칼 대신에 농기구를 사는 정책으로 바뀌어야 생존할 수 있다는 그런 내부적인 속성의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하지만 그게 스스로 바뀌지 못한다면 외부에서라도 그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는 게 제가 만난 탈북자들의 생각입니다.
남한의 공기, 세계의 공기를 북쪽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죠. 풍선 날리기로 남한의 실상을 알리는 것도 그 일환입니다. 인민을 괴롭히고 정권의 생존에만 관심이 있는 북한의 지도부가 가장 취약한 게 이와 같은 심리전이죠. 아킬레스 건인 셈입니다. 그런데 대북심리전을 하지 말라고 합니다. 적에게 심리전을 하지 않는 나라가 어디 있습니까? 적을 적으로 취급해야지 신주단지나 되는 것처럼 모시는 나라가 어디에 있습니까? 북한의 속성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대북심리전을 해야합니다. 이게 북핵문제를 푸는 간접적 직접적인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전: 북한 주민을 통해 지도부에 압박을 넣는다고 해도 김정은과 지도부는 체제생존을 위해 지금 하는 대로 가겠다고 하지 않겠습니까?

송: 북한이 지금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체제에 도전 징후가 보이면 그게 고모부이든 군인이든 노동당원이든 박살내는 게 김정은 정권이죠. 거기다가 인민들은 자신들이 목표로 하는 나라가 무엇인지도 모릅니다. 자유민주주의가 무엇인지 모릅니다. 또 세력화 하기도 어려운 게 북한 사회입니다. 탈북자들 얘기를 들어봐서 잘 알지만 그래도 분명한 건 북한 인민들은 이제 남쪽이 훨씬 잘 산다는 걸 압니다. 인간다운 삶이 있다는 걸 압니다. 독재 통치에도 불구하고 그걸 압니다. 그래서 2만6천명이 북한을 탈출해 나온 것 아닙니까? 통제를 해도 탈북은 계속될 겁니다. 북한의 철옹성이 이완되고 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여기에서 더 나아가야 합니다. 그래야 질적인 변화가 올 수 있죠. 심리전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그런데 이런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만일 북한이 핵보유국이 확실히 될 경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졌다하고 손을 들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북핵폐기를 위한 노력과 동시에 진짜 북한이 핵보유국이 될 때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전: 공포의 균형이라는 마지막 방안 말씀이죠?

송: 그렇습니다. 그것이 바로 balance of terror 입니다. 공포의 균형이라는 것이죠. 북한의 핵무기에 상응하는 대응력을 갖추는 것입니다. 그것이 뭐냐면 한미동맹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한국과 미국은 한국이 위험에 처하면 상호 방위조약에 따라 미국이 협조해 그 위험을 제거하기로 돼 있습니다. 북한의 남침을 막는 것이죠.

전: 미국의 그럴 경우 자동개입토록 돼 있지 않습니까?

송: 그렇습니다. 자동 개입도 하지만 소위 미국의 핵우산 nuclear umbrella를 활용해야 합니다. 미국과 한국은1991년 북한과의 협상에 따른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으로 북한에 완전히 속았습니다. 이 조약은 남북 양측이 핵을 갖지말고 만들지 말고 유통하지도 않는 다는 것을 선언한 것인데 한국은 이 합의에 따라 200여개나 되는 미국의 전술핵을 모두 철수시켰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그 순간에도 계속 핵을 개발했습니다. 그래서 20여년이 지난 현재 북쪽은 계속 핵을 개발하고 있고 우리는 묶여 있습니다. 이것이 해제되어야 합니다. 미국의 핵우산을 다시 갖다 놓아야 합니다. 미국 학자들은 그럴 경우 오바마 행정부의 핵 비확산 정책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건 미국의 입장입니다. 비확산이 동맹국의 생존보다 상위일 수는 없습니다.
동맹국이 죽고 사느냐 하는 문제, 그 동맹국의 모든 자산이 파괴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의 하위개념일 뿐입니다. 그래서 북핵에 대한 긴급 조치로 일단 미국의 핵우산을 갖다 놓아야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이 핵무기 보유하고 있고 일본도 거의 가졌습니다. 북한도 가졌고 대만도 가질 겁니다. 그러니 우리도 핵을 개발해야 합니다. 그건 방어차원에서 하자는 것이죠. 근데 우리는 핵을 개발하자, 핵우산을 회복시키자면 보수라고 비판합니다. 그런 비판은 친북적인 겁니다. 우리 생존과 보호를 위한 안보가 우선입니다. 우리의 동맹국을 활용해야 합니다. 일단 미국의 핵우산을 갖다 놓은 다음에 북한이 비핵화 되면 철수시키면 됩니다.

전: 7월 중순에 한국에서 박 대통령이 이끄는 ‘통일준비위원회’가 발족됐고 8월 첫 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한국정부의 통일목표는 ‘북한을 대화상대로 인정하고 북한의 고립을 추구하지 않으며 교류협력을 확대해 평화통일 기반을 구축하는 것’ 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송 소장님은 통일준비위원회가 우선적으로 할 일은 ‘어떤 통일을 할 것인가’를 선명하게 정하는 일이라고 주장하셨습니다.

송: 통일은 계속 준비해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의 취약점은 통일을 놓고 국론이 분열돼 있다는 것입니다. 통일 후 어떤 국가가 되어야 하는가 하는 데에 있어서도 누구는 반드시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또 다른 이는 사회민주주의가 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 누구는 따지지 말고 일단 합해 놓고 보자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갑론을박이죠.
통일과정도 빨리 합치자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차분하게 따질 것 따져보고 제대로된 절차를 밝아 하자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분열되어서는 통일준비의 역량이 안 나옵니다. 북한 역시 반드시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그 통일은 북한의 주도로 사회주의 공산주의로 되어야 한다는 게 북한 불면의 대남정책이고 궁극적인 통일 목표입니다.
북한 지도부는 지금 자신들이 고생하지만 통일이 되면 지금 남한 사람이 발전 시킨 것 모두가 자기 것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북측이 대화장에 보내는 대표들은 남측 대표들에게 겁을 주기도 합니다. 통일 후에 자신들에게 잘 보이려면 지금 잘 하라고요. 북한식 통일로 완전히 한반도를 장악하겠다는 것이죠. 그런데도 남한에는 그걸 문제 삼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럴 바에는 아예 통일을 하지 않는 게 낫다는 사람도 있고요. 국론통일이 안되어 있는 것이죠. 그래서 제가 생각하기에는 현 정부에서 통일준비위를 만들 때 다양한 사람들을 포함시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론통일을 해보자는 취지가 있을 것입니다. 또 비안보적이고 비군사적인 분야에서 작은 통일부터 시작해 큰 통일로 가는 실용적인 접근을 하려는 현 정부의 노력이기도 하죠.

전: 일단 김정은 체제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통일론에 대해 흡수통일론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통일준비위가 제대로 추진을 한다고 해도 북한이 받아들이겠습니까?

송: 통일 되는 방식은 몇 가지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북측과 논의해 북한도 남한도 만족하는 통일을 추구하는 방안도 있고, 동서독처럼 만족 여부와는 무관하게 한 쪽이 사라지는 흡수통일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자의 경우는 백성을 굶어 죽이고 고문하는 북한 정권과 의견을 맞춰서 통일을 해야한다는 점에서 시간도 걸리고 어려운 과정이 될 겁니다. 통일 후 자기 주도로 한반도를 장악하려는 북한 정권과 대화하고 교류 협력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말이죠. 물론 대화 노력은 하지만 북한은 역사적으로 모든 면에서 실패한 국가입니다. 그런 정권을 살려서 통일을 해 나가는 과정이 과연 옳은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여러 종류의 통일을 염두에 두되 분명한 것은 반드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며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대한민국이 주도해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 올 봄 3월 유엔의 북한인권조사위원회가 북한 내 정치범수용소의 인권유린을 반인도범죄로 간주하는 보고서를 전 세계에 발표했습니다. 송 소장님은 북한의 인권문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송: 제일 심각한 문제가 북한인권문제입니다. 북한에 인권문제가 있다 없다를 논의하는 자체가 기본적인 사고의 문제입니다. 북한에 인권문제가 없는데 어떻게 수많은 탈북민이 남한에 옵니까? 동물들도 자기 우리는 떠나지 않습니다. 특히 군인 출신의 북한 주민 2천명 이상이 남한에 와서 살고 있습니다. 이들을 통해서도 북한 사회가 어떻다는 걸 잘 알아야 합니다. 저는 그 때문에 지난 1년 동안 북한 군 출신의 탈북민들 수기를 모으고 인터뷰를 해서 책을 만들었습니다. 비록 35명의 북한군 출신 수기이지만 거기에는 육군 해군 공군 특수군 여군 등 모든 군 출신의 얘기가 다 들어 있습니다. 이걸 읽어보면 얼마나 북한의 사회와 군대가 비참한 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일단 북한의 사정을 잘 알아야 문제 대책이 설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북한의 인권 유린 실태를 보면 북한사회는 인간이 사는 현장이 아닙니다. 북한의 군대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번에 제가 미국에 온 것도 이 책을 세계인들에게 알리기 위해 영문번역을 하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어쨌든 밖에 사는 동포와 한국 내 국민이 힘을 합쳐 북한이라는 질곡의 세계에서 주민을 해방시키는 것이 북한 주민의 인권을 위한 것이고 또 우리 모두가 진력해야 할 민족적인 과제라고 믿습니다.

RFA 초대석, 이 시간에는 한국의 안보 통일 외교 분야의 국가전략과 정책 대안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대표적인 민간연구단체 세종연구소의 송대성 소장을 모시고 한반도 안보문제와 남한정부의 통일준비정책 그리고 북한 인권문제 등에 대한 얘기를 들어 봤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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